파티의 끝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 쾌락은 끝이 없는 듯 여겨졌다. 그런데 한두 번은 이러한 밤에 기쁨을 맛보기도 했는데, 고통이 가라앉은 데서 생겨난 기쁨이었으므로, 만일 갑자기 멈춘 불안이 반동 작용으로 다시 격렬하게 돌아오지만 않는다면 평온한 기쁨이라고 부를 만했다.

스완은 이 내적인 삶의 예기치 않은 풍요로움이 정확히 무엇에서 연유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또 다른 욕구 역시 현실 세계 밖에서 전개되던 것으로, 바로 음악을 듣고 싶고 음악에 정통하고 싶다는 욕구였다.

그는 그녀라는 이 삼인칭 대명사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았다. 그것은 사랑이나 죽음과도 흡사하지만 막연한 닮음이라기보다는, 그 실재가 우리로부터 빠져나갈까 두려워 여러 번 되풀이해서 말하는, 그리하여 우리로 하여금 더 깊이 질문하게 하는 인격의 신비로움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스완의 사랑이라는 이 병은 너무도 확산되어 그의 모든 습관이나 모든 행동, 그의 생각이며 건강이며 수면이며 생명이며 심지어는 그의 죽음 뒤에 그가 소망하는 것에까지도 밀접하게 섞여 그와 하나를 이루었기 때문에, 스완 자신을 거의 전부 파괴하지 않고는 그로부터 제거할 수 없었다.

우리는 단지 자신을 위해서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만 몸을 떠는 법이다. 우리 행복이 이미 사랑하는 사람 손에 달려 있지 않을 때, 우리는 그 사람 곁에서 얼마나 침착하고 편안하며 또 대담하게 행동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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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6-02 2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이제 잃어버린 시간도 읽으시는군요. 겨울호랑이님 독서력에 정말 감탄할 따름입니다. ^^

겨울호랑이 2022-06-03 06:44   좋아요 0 | URL
에고 아닙니다. <잃어버린 시간 11>이 최근에 나와 읽으려 보니 앞부분이 캄캄하네요 ㅜㅜ 그래서 다시 읽고 있습니다. 바람돌이님 오늘도 활기찬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