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령성이 동관(潼關, 섬서성 동관현)에 이르러서 먼저 봉상청을 끌어내어 널리 칙서를 그에게 알리자 봉상청은 표문을 변령성에게 맡기어 올리도록 하였다.
봉상청이 이미 죽고 나자, 시신을 멍석 위에 늘어놓았다. 고선지가 돌아와서 청사(聽事)에 이르렀는데, 변령성이 맥도수(陌刀手) 100여 명을 찾아내어 자신을 따르게 하고, 고선지에게 말하였다.
"대부(大夫), 역시 은혜로운 명령이 있었소."
고선지가 급히 내려가니 변령성이 칙서를 선포하였다.
고선지가 말하였다.
"내가 적을 만나서 물러난 것은 죽어도 마땅한 것입니다. 지금 위로는 하늘을 머리에 이고 아래로는 땅을 밟고 있는데, 내게 황제가 내려준 식량을 훔쳐 덜어냈다고 말하는 것은 무고(誣告)하는 것입니다."
이때 사졸들이 앞에 있었는데, 모두 억울하다고 큰 소리로 부르짖으니, 그 소리가 땅을 흔들었지만 마침내 목을 베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