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년 세트 - 전5권 3.1운동 100주년 총서
한국역사연구회 3.1운동 100주년 기획위원회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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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은 과거, 현재, 미래를 바라보는 이들이 도시와 농촌, 한반도와 간도 지역에 걸쳐 벌인 민주적이고 근대적인 평화를 지향한 움직임이었다. 고종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계기로 과거 군주에 대한 연민을 갖는 유림의 세력이 과거를 기억하는 이들이었다면, 스페인 독감과 세계대전 전후 국가 권력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경제적 어려움과 차별을 동시에 느꼈던 자본가와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는 이들은 현재를 살아가는 이로서, 베르사유 조약의 민족자결주의에 고무되어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했던 유학생과 지식인들은 미래를 바라보는 이들로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무능한 국가 권력인 일본 제국주의를 심판한 항쟁이 3.1항쟁이라 여겨진다.

개인적으로 3.1항쟁이 위대한 점은 개인적으로 제국주의자들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것에서 발견한다. 계몽주의에 입각해 무지한 식민지 주민들을 ‘이성(理性 reason)‘의 힘으로 이끈다는 것이 제국주의자들의 주장이라면, 평화롭게 이성에 호소하는 이들을 무자비하게 폭력으로 제압하면서 그들 스스로 감정에 사로잡힌 야만인에 불과함을 스스로 폭로하게 되었다. 이로부터 계몽의 주체와 대상이 뒤바뀌게 되버린 것이다. 상대가 더이상 이성적 존재가 아니라, 무도한 폭력집단임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된 이후에는 이제 우리의 저항을 정당 방위라 부를 수 있을 것이기에, 이러한 비폭력 저항운동이 갖는 의미는 더없이 크다 하겠다. 비록 그 자체로 완성된 독립을 가져오지는 못했다는 점은 아쉽지만 이를 한계점으로 바라보거나 실패한 저항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지나치게 느껴진다.

3.1운동 100주년 총서를 통해 위와 같이 항쟁의 의의를 정리해본다. 이제 막 5권을 읽은 후라 해당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 순서겠고, 아직 1권 메타역사는 읽지 않았기 때문에 다소 성급한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3.1항쟁이 어떻게 역사 속에 기억되어 왔는가는 내용 정리 후에 읽는 것이 나을 듯하여 간략하게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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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3-14 0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인적으로 3.1운동의 의미를 독립투쟁이 계급적 관점을 가지게 된 것에 두고싶어요. 3.1운동 이후 독립운동의 폭이 굉장히 넓어지고, 독립투쟁의 주체 역시도 대중이라는 의식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전파되었죠. 5권이나 되는 저 책들을 시작하기에는 굉장히 고민이 되는데 그래도 겨울호랑이님의 글로 어떤 내용인지 대략 윤곽은 잡을 수 있었습니다. 천천히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겨울호랑이 2021-03-14 07:10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 바람돌이님께서 말씀하신 부분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여겨집니다. 이처럼 3.1운동의 의의와 그 파장은 말할 수 없이 큰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연구 또는 대중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다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3.1운동 100주년 총서가 두께도 그렇지만, 그리 재미있는 책도 아니라 선뜻 추천드리기는 망설여집니다. 시간 되실 때 도서관 등에서 빌려 보시면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