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2학년 온책읽기 4번째. 입이 똥꼬에게...
특이한 제목의 「입이 똥꼬에게」는 여러 관점에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입, 눈, 코, 똥꼬 등 몸의 서로 다른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에 대해 알려주면서도, 어느 것 하나 우리 몸에 필요하지 않은 기관은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냄새나는 똥꼬까지도.
아이들은 참 똥을 좋아한다. 똥 얘기만 나와도 코를 틀어쥐지만, 항상 웃음을 보여준다. 「입이 똥꼬에게」는 똥꼬 이야기를 통해 이런 아이들의 마음에 맞게 편안하게 다가간다.
내용에는「배꼽이 없어요!」처럼 몸의 일부가 없어져 벌어지는 소동이 포함되지만, 별다른 신체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 배꼽과는 달리 큰 난리가 난다. 그리고 이런 부작용을 통해 아이들에게 지각과 소화에게 각 기관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이런 면에서 책은 아이들에게 개체로서 신체에 대한 생물학적 지식과 함께 사회구성원으로서 개인의 역할, 직업에 대한 사고를 확장시켜준다.
이런 면에서「입이 똥꼬에게」는 아이즐 인체 팝업북 시리즈와 같이 인체를 설명하는 책과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 현재 절판된 책이라 구하기 어렵지만, 꼭 이 시리즈가 아니더라도 직접 만져가면서 그림으로 이해하는 책이라면 직접적으로 아이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예전에는 어려서 부모가 읽어주거나, 읽지 않았던 글 내용을 직접 읽을 수 있는 것은 부차적 성과로 여겨진다.
이처럼 인체 백과사전을 통해 지각과정과 호흡과정에 대한 지식도 함께 읽히면서, 음식이 우리에게 오는 과정을 이해하고 나아가 사회활동에 대한 공부까지 한다면 「입이 똥꼬에게」의 주제 전반을 아우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조금 욕심을 내서 DK 인체 시리즈도 꺼내놓지만, 일단 그림만 보는 것으로 만족하자. 이미 아이에게는 차고 넘칠만한 양이니까...
그림만 보던 인체팝업북의 글도 시간이 흘러 읽은 것처럼, 언젠가 관심있으면 보겠지... 마지막으로 책이 부모에게 전하는 메세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부모들 아이들의 꿈을 존중해줄 것을 넌지시 요청한다. 아이들이 커서 입이 될 지, 손이 될 지, 아니면 똥꼬가 될 지 잘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무엇이 되기를 강요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선택을 받아들여달라는 요청은 숨겨진 메세지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제 내용은 정리되었으니 아이와 함께 나눔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