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사랑한 하느님 - 다석 강의로 다시 읽는 중용 사상
박영호 풀이, 류영모 번역.강의 / 교양인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여러 종교는 겉으로는 다교(多敎)이지만 속으로는 일원(一元)인 것이다. 하느님은 온통(전체)이라 둘일 수가 없다._ 류영모, <공자가 사랑한 하느님>, p 134

<공자가 사랑한 하느님>에서 류영모(柳永模, 1890 ~ 1981)는 <중용 中庸>의 문구를 여러 관점에서 해석한다. 가는 길(道), 가고자 하는 길은 다를 수 있지만, 이들이 지향하는 바는 하나일 수밖에 없음을 확인하게 된다...

읆이(詩)에 이르되
"솔개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고기는 깊은 물에 솟아 뛰논다." 하였으니
그 위아래로 살피어 이른(言)것이니라.

詩云 鳶飛戾天 魚躍于淵 言其上下察也
시운 연비려천 어약우연 언기상하찰야

솔개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고기는 깊은 물에 솟아 뛰듯이, 하느님(道)은 나를 초월하여 계시면서 내 속에 내재(內在)하신다. 예수는 초월하여 계시는 하느님을 아버지라 하고 내재하여 계시는 하느님(道)을 하느님 아들이라 하였다. 석가는 초월하여 계시는 얼을 니르나바(涅槃)라 하고 내재하여 계시는 하느님을 다르마(法)라고 하였다. <중용>에서는 초월하여 계시는 하느님을 천(天)이라 하고 내재하여 계시는 하느님을 성(性)이라 하였다. 초월하여 계시는 하느님으로부터 거룩이 내리고 내재하여 계시는 하느님으로부터 기쁨이 솟는다. _ 류영모, <공자가 사랑한 하느님>, p 135


 공자의 인(仁)은 하느님의 생명인 얼씨이다. 얼씨가 말씀으로 사랑으로 나타난다. 충서의 충(忠)은 하느님에 대한 사랑이고 서(恕)는 이웃에 대한 사랑이다. 충(忠)은 중(中)과 심(心)으로 하느님께 뚫린 마음이고 서(恕)는 여(如)와 심(心)으로 하느님과 같은 어진 마음이다. _ 류영모, <공자가 사랑한 하느님>, p 151


 '성(誠)'은 <중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글자이다. 중용(中庸)이란 두 글자가 합쳐진 것이 성(誠)이다. 요한복음에 나오는 로고스(logos)와 같다. 류영모는 '참'으로 옮겼다. 지성(至誠)을 류영모는 하느님으로 보았다. _ 류영모, <공자가 사랑한 하느님>, p 196


 결국은 내가 나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내가 누구인가를 물어야 한다. 그래서 제나가 거짓나임을 알고 참나인 얼나를 깨달아야 한다. 밖을 살피다가 내 속을 살펴야 바로 살피는 것이다. 이를 <반야심경>에서는 '관자재(觀自在)'라 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누구인가를 사무치게 물어야 한다. _ 류영모, <공자가 사랑한 하느님>, p 317

 그렇지만, 다른 한 편으로 인간의 법칙과 자연의 법칙을 다른 것으로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하게 된다. 자연을 타자(他者)화 하고 이분법(二分法)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은 서양철학의 관점에 가깝다고 여겨진다. 그런 면에서, <공자가 사랑한 하느님>에서 저자는 사람의 종교는 궁극적으로 하나지만, 사람과 자연은 다르다는 이분법적인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을 해봐야겠다...


 쥐, 사슴, 하마 같은 동물은 지나치게 번식하여 과밀 상태에 빠지면 집단으로 물에 빠져 죽는다. 이를 '레밍(Lemming) 현상'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자연의 법칙이다. 그것은 악하다 선하다 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사람이 장애인, 늙은이, 병든 이, 약한 이, 어려운 이를 돌보아주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_ 류영모, <공자가 사랑한 하느님>, p 207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amadhi(眞我) 2020-08-31 1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석 선생 책을 찍어만 두고 읽을 엄두를 못내고 있어요. 게으른 저는 생각만 하고 겨울호랑이님은 움직이시는군요.

겨울호랑이 2020-08-31 11:50   좋아요 2 | URL
에고, 아닙니다. 저도 읽긴 합니다만, 그 뜻을 제대로 알고 제 것으로 하기에는 너무도 부족합니다... 계속 새기도록 노력해야겠지요. samadhi님 감사합니다.^^:)

samadhi(眞我) 2020-08-31 11:56   좋아요 2 | URL
읽는 것만으로도 훌륭한데요.

겨울호랑이 2020-08-31 12:0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samadhi님 건강한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