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언어학 - 우리가 미처 몰랐던 고양이의 속마음
주잔네 쇠츠 지음, 강영옥 옮김 / 책세상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가끔 집 테라스 바깥쪽을 지나는 동네 고양이와 집 안에서 이뤄지는 귀요미의 대화가 들리곤 한다. 다른 나라 언어도 많이 모르는 처지에 고양이 말까지 알기에는 역량이 모자라지만, 그들 사이에 이뤄진 대화가 결코 우호적이 아니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우리 고양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귀요미가 처음 왔을 때는 했었지만, 요즘은 모르는게 약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 녀석 말을 많이 알아들어서 좋아하는 브랜드의 츄르를 요구한다던지 하면, 모셔야 할 공주님이 한 명 더 늘어날 테니 말이다. 집사에서 하인으로 강등되는 장면을 생각하면 고양이 언어를 알아듣는 것은 별로 좋은 시나리오는 아닌 듯하다. 그렇게 <고양이 언어학>을 펼쳐들었다.

나를 제외한 고양이에 대한 사랑이 지극한 이들(아내와 딸을 포함한)에게 <고양이 언어학>은 유용한 정보를 담은 책이라 생각된다. 음성학자가 자신의 전문성에 애정을 담아내어 만든 책이니, 고양이와의 소통을 원하는 이들에게 유용한 책이 될 것이다. 또한, 구체적인 음성 파일도 제공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 내용 구성도 장점이다.

이 책에서 나는 묄크의 분류에 초점을 맞추고, 묄크가 정의한 음성 샘플의 대부분을 다루었다. 물론 다른 논문에 등장하는 소리들도 참고했다. 카테고리(음성 패턴)는 음성학적 특징에 따라 분류했다... 대부분의 음성패턴은 내가 직접 녹음했고 음성학적 방법으로 분석했다._주잔네 쇠츠, <고양이 언어학>, p41

저자 제공 동영상 자료 : https://www.youtube.com/watch?v=Z6AKtQlPU9s&t=13s

책에 제공하는 정보는 유용한 정보이고, 여러 에피소드도 함께 곁들여 재밌게 읽힐 수 있는 책이다. 그런 면에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여겨진다. 동시에, 고양이 말을 알아듣는다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고양이 언어를 이해한다는 것은 분명 여러 면에서 좋을 것이다. 그렇지만, 고양이 말을 잘 알아듣는다는 것이 반려동물과의 관계에서 많은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 또한 분명아니다. 사람도,고양이도 비언어적인 소통을 많이 하기 때문에 언어 이전에 기본적인 관심과 사랑이 먼저 아닐까. 그리고, 사실 사랑이 있다면 굳이 언어가 필요할까.

하지만 나는 고양이와 언어로만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고양이들은 인간의 언어를 아주 잘 알아듣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어보다 더 확실하고, 빠르고, 단순하게 고양이와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_주잔네 쇠츠, <고양이 언어학>, p224

많은 고양이들이 주로 혼자 살고 주변에 친구를 두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길들여진 고양이들은 대부분 인간과 함께 산다. 이런 의미에서 고양이는 사회적 존재다. 고양이는 같은 고양이들끼리는 물론이고 인간과 향기(후각), 신체 언어(시각), 스킨십(촉각), 소리(청각)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을 한다._주잔네 쇠츠, <고양이 언어학>, p59

그러기 위해서 평소 고양이 이름을 불러주고, 자주 눈을 맞추면서 무엇을 원하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등을 알 수 있다면 굳이 언어학까지 공부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지만. 의사소통에 아쉬움을 느끼는 이들에게는 <고양이 언어학>은 아마도 재미와 작은 위안을 주는 책이라 생각된다.

PS.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암만 구박해도 반려동물들은 자신에게 먹을 것 주고, 응아 치워주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생각난 김에, 응아통에 치우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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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08-08 15: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귀요미 많이 컸네요. 더 크겠지만 그래도요.
겨울호랑이님 시원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20-08-08 16:00   좋아요 1 | URL
^^:) 감사합니다. 벌써 2살이라 더 커지면, 삵이 될 듯 합니다.ㅋ 서니데이님께서도 궂은 날 건강하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