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무도 혼자가 아닙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지음, 이해인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5월
평점 :
품절


연의 책장을 정리하던 중 오랜 책장에서 낡은 책을 발굴(?)해 냈습니다. 너무도 오랫만에 만난 책이라 생각없이 넘긴 책 안쪽에 남겨진 글씨. 아내가 연애 때 준 책입니다. ‘연의 아빠‘ 이전 ‘오빠‘라 불리던 시절의 풋풋함을 되살려 봅니다. 호칭으로 판단컨대 글이 씌어진 시기는 대략 2005년에서 2008년 사이로 추정됩니다.

「우리는 아무도 혼자가 아닙니다」는 전 교황 요한바오로 2세가 젊은 청년들에게 보내는 짧은 편지글 입니다. 현대 사회의 문제 52가지에 대한 묵상과 실천 그리고 기도가 담긴 글 속에서 동네 할아버지의 친근함과 현인의 지혜를 접하게 됩니다. 이 중 한 주제를 옮겨 봅니다.

쉰 번째 말씀

사랑하는 젊은 벗들이여, 여러분은 현대의 광고가 주는 좋지 못한 영향에 아주 자연스럽게 노출되어 있습니다. 자아실현의 진지한 노력보다는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만족을 주는 물질주의와 소비주의의 쾌락에 현혹되기 쉽습니다.

나의 묵상

매일 그대가 대하는 광고의 위력은 대단합니다. 마치 물질적인 것들이 행복을 가져오는 것처럼 믿게 하지요. 그러나 그대가 이 세상에 있는 모든 부를 소유한다 해도 여전히 고독하고 슬프고 허무한 내면의 느낌을 지우진 못할 것입니다. 세상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해 준다는 메세지도 실은 거짓일 때가 많습니다.

나의 실천

은퇴한 이들이 사는 어느 단체나 장소를 알아보고 그 중 한 집을 방문해 보십시오. 적어도 두 명에게 그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부탁하십시오. 그리고 인생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그들의 의견을 들어 보십시오.

나의 기도

인생에서 참으로 의미있는 것들에 깊이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저를 도와주십시오.(p220 ~p223)

오랫만에 책장에서 현인의 지혜가 담긴 ‘지혜의 서‘를 발견하고 읽으니 느낌이 새로웠습니다. 여기에 연애 당시의 설레임도 아주 잠깐이나마 느껴봅니다. 우리의 삶의 자취 하나하나가 소중한 추억이고, 지혜에 못지 않음을 깨닫게 됩니다. 지금와서 이 책 제목을 다시 살펴보니이 책은 ‘지혜의 서‘ 뿐 아니라 ‘예언서‘도 된다는 것도 뒤늦게 알았습니다. 책을 읽은 두 사람이 각자 혼자가 아닌 하나가 되었으니까요.

책 안쪽 아내의 편지를 장난스럽게 읽으니 연의는 깔깔대고, 아내는 얼굴을 붉히고 멀리 도망갑니다. 사진은 결코 잡아내지 못할 당시의 감정을 글로 느끼면서 책을 덮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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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0-07-03 1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정결하고 사랑이 넘치는 편지네요~~
오빠라고 불리웠던 겨울 호랑이님!
그 젊음과 사랑 많이 간직하고 계시겠죠!

겨울호랑이 2020-07-03 18:08   좋아요 1 | URL
이제는 시간이 많이 흘러서 오빠에서 아빠로 완전히 정착했네요... ㅜㅜ 그렇지만, 서로 밀당하던 시기와는 달리 이제는 서로의 생각이 손에 잡히는 요즘이라, 풋풋함과는 또 다른 맛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페넬로페님 감사합니다! ^^:)

2020-07-05 14: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7-05 16:1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