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정요 (양장) - 리더십의 영원한 고전 글항아리 동양고전 시리즈 1
오긍 지음, 김원중 옮김 / 글항아리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정관 9년, 민주도독 고증생은 장군 이정이 만든 법률을 위반하였고, 또 이정이 모반한다는 모함을 했지만, 사형에서 변방지역으로 추방되는 것으로 감면되었다. 어떤 사람이 아뢰었다. ˝증생은 진왕부 때의 공신이니 그의 잘못을 너그러이 용서해주십시오.˝
태종이 말했다. ˝나라를 다스리고 법률을 집행하는 일에는 반드시 획일적인 면이 있어야 하오. 만일 오늘 그의 죄를 사면해준다면 법률적 징벌을 요행히 피하는 길을 열게 될 것이오. 내가 사면하지 않으려는 까닭은 바로 이런 것이오.˝(p510)

조국 법무부 장관 청문회가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 극적인 상황이 전개되었다. 장제원 의원 아들 음주운전 사건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아들의 논문 제1저자 의혹사건이 터진 것이다. 이로 인해 추석연휴 직전 청문회를 열어 조국 후보자 자질 문제를 고향밥상에 올리려던 자유한국당 의도가 어긋나게 된 것은 둘째로 하고 보다 극명하게 대조되는 것은 언론과 검찰의 태도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 조국 후보자의 각종 의혹에 대해 반론의 기회를 주지도 않고 백만 건에 가까운 기사를 쏟아낸 언론. 청문회 개최 직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검찰의 압수수색. 같은 사안에 대해 대칭점에 위치한 나경원 원내대표와 장재원 의원의 사안에 있어 이들은 얼마나 관대한가.

사실, 조국 청문회가 있기 전까지 불거진 의혹으로 나 역시 그에 대한 판단은 비판적 보류 상태였다. 청문회를 통해 판단하겠다는 내 생각은 청문회 개최 의지를 보이지 않는 자유한국당, 의혹만 던지는 언론, 정치변수로 등장한 검찰로 방해 받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후보자 가족에게 가해지는 무차별적인 폭력은 내가 마음을 정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질문을 던져본다. 집안에서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나로 인해 아내와 딸이 마음고생을 하게 된다면 나는 견딜 수 있었을까. 딸의 성적까지 공개된 무차별적인 공격에 같은 처지에서 내 삶은 온전히 깨끗했다라고 자부할 수 있을까. 더구나 내 이야기를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는 상황. 이같은 처지에 놓인다면 대체 얼마나 힘들 것인가. 사내 게시판에 나에 대한 비방의 글이 1,000개가 올라와도 상당히 충격을 받을텐데, 그보다 넓은 범위에서 1,000배의 공격을 받는다는 것은 감히 상상이가지 않는다. 이런 처절한 상황에서도 후보자가 놓지 않으려 했던 가치가 무엇이 궁금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의 일어남일 것이다. 그토록 망신창이가 되면서까지 그가 가고자 했던 길. 나는 한 사람으로서,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조국 법무부장관을 지지하게 되었다.

사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기대에 부응할지, 아니면 전임자들의 길을 따라 걸을지는 그의 책 한 권 읽지않은 나로선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가 사랑하는 가족들의 아픔을 눈 앞에서 보면서도 끝까지 그 길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에게는 남다른 결의가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다른 이들에게는 권력욕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지만, 이 시련을 겪으면서도 그가 가고자 하는 길. 그 꿈이 지향하는 끝을 보고 싶다. 그리고, 나에게 그의 의지를 보여준 고마운 자유한국당, 언론과 검찰에게는 같은 기준으로 두 의원 사안에 대해 일관성있는 대처를 촉구한다. 달라도 너무 다르지 않은가? 당신들의 행태는.

빛(light)이 시공간에서 휘어진다면, 그 공간에는 큰 중력의 영향이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그 휨의 정도가 극적으로 크고, 빛이 관찰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증명할 수 없는 그곳에 대해 블랙홀(black hole)이라고 부른다. 시공간에서 빛이 빠져나올 수 없는 그곳. 증명하기 어렵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강력한 중력에너지.

이러한 추정의 연장선상에서 우리 시대의 양심이 휘어지고 왜곡된 행태가 보여진다면 여기에 어둠의 세력이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전혀 비과학적이거나 한 편에 치우친 편견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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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9-09-13 18: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조국 포함해서 장재원, 나경원까지 별로 놀랄 일 아닌 것 같습니다. ㅎ
요소가 구조를 극복하기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9-09-13 22:59   좋아요 1 | URL
그렇습니다. 일전의 북다이제스터님 말씀처럼 우리에게 상실감을 주었던 제도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생각합니다^^:)

벤자민 2019-09-14 0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9-09-14 00:28   좋아요 0 | URL
벤자민님 감사합니다. 남은 추석 연휴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2019-09-15 08: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9-15 09:1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