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국의 위기 - 정치에서의 거짓말.시민불복종.폭력론 한길그레이트북스 117
한나 아렌트 지음, 김선욱 옮김 / 한길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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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정치에서 거짓말이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사용되었음을 지적하는 한나 아렌트의 「정치에서의 거짓말」은 어두운 현실을 알려주는 한편, 진리의 부정으로만 존재할 수 있는 거짓말의 한계 또한 보여준다. 그리고 독자들은 ‘정치철학이 주는 위안‘을 따스하게 건네받는다...

착각이나 오류, 계산착오 등과 같은 것이 아니라 은폐와 거짓, 그리고 교묘한 거짓말의 역할이 「펜타곤 문서」의 주요 주제가 되었던 것의 핵심은 거짓말 정책이 적을 향한 경우가 거의 없었다는 것뿐만 아니라, 주로 미국 국내용으로 특히 의회를 기만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이다. 적은 모든 사실을 알지만 상원 국제협력위원회는 전혀 알지 못한 통킹만 사건이 바로 이 예에 해당한다.(p46)

사실들, 어떤 결정이 마침내 이루어질 때 의존하게 되는 전제, 이론, 가설들은 서로 전적으로 다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전적인 차이를 확실히 염두에 둘 때에만 우리의 실패와 재앙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p58)

속임수가 아무리 정교하다 하더라도 기만의 온전한 작동은 결국 좌초하거나 역효과를 낳을 것이다. 다시 말해 사람들에게 확신을 주지 못한 채 그들을 혼란스럽게 만들 것이다. 왜냐하면 거짓과 기만의 난점은 그 효과가 거짓말쟁이와 기만자가 숨기고자 하는 명백한 진리 관념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사실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진리는 비록 공적으로 명백히 드러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모든 거짓에 대해 확고한 우선성을 갖고 있다.(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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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9-09-10 0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제, 이론, 가설이 전적으로 서로 다른 말이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앞뒤 문장 읽어봐야 하겠지만, 세 가지 모두 그냥 믿음일 뿐이라고 생각됩니다. ^^

겨울호랑이 2019-09-10 06:17   좋아요 1 | URL
제가 부분인용한 것이 오해를 드린 듯 합니다. 북다이제스터님 말씀처럼 이들 모두 진리가 아닌 ‘증명‘이라는 과정과 관련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만, 가설의 증명과정에서 이들이 하는 역할은 각기 다르기에,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도 미세하게나마 차이가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