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 21 가라타니 고진 컬렉션 16
가라타니 고진 지음, 윤인로.조영일 옮김 / 비(도서출판b)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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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재판 이후의 점령군은 중국대륙과 조선반도에서 진행되던 혁명에 대항하기 위해 일본의 전쟁책임에 대한 추궁을 그만두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에 재군비를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전쟁책임이라는 문제는 흐지부지되고 말았습니다.(p169)

나는 전쟁책임이란 국제법의 관점에서만 생겨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것은 예를 들어 식민지지배의 책임과는 다른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전쟁책임보다 가볍다는 말은 아닙니다. 단지 그와 같은 책임은 전쟁책임에서 파생된 것이기 때문에 전쟁책임을 인정할 때만 비로소 의미가 있다는 말입니다.(p185)

일본은 조선이나 대만, 만주 등을 식민지로 만들고 동아시아 일대를 점령했습니다. 그런데 지난날 영국이나 프랑스 등이 행한 식민지지배는 문제 삼지 않으면서 일본과 같은 ‘후진‘ 제국주의국가의 그것만을 ‘침략‘으로서 비난하는 것은 기묘하지 않은가. 사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은 상대적으로 일본의 죄를 없애주는 것이 아닐뿐더러 비서양 사람들의 원한이나 보복의 문제도 아닙니다. 세계사가 새로운 단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국가‘에 근거하여 행동해온 지난 인류사를 반복해서는 안 되며, 그때 각 나라사람들은 각국의 행위를 주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p187)

종군위안부 문제는 기존에 문제가 되었던 한일관계의 연장선상에서 다루어졌지만, 거기에는 이질적인 물음이 존재합니다. 그것은 여성의 관점에서 전쟁을 재검토하는 것, 세계사를 재검토하는 것입니다.(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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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1 17: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8-01 17: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황금모자 2019-08-01 17: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흥미로운 책이죠. 다케우치 요시미, 마루야마 마사오의 책들도 추천드립니다.

겨울호랑이 2019-08-01 17:45   좋아요 0 | URL
마루야마 마사오의 <현대정치의 사상과 행동>은 읽었습니다만, 다케우치 요시미는 처음 들어보는 작가입니다. 황금모자님, 항상 좋은 책, 좋은 작가를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