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스스로 경계 밖에 서서 이 땅의 건축과 도시를 바라본 한 석학의 이야기. 그가 생각하는 건축과 도시, 그리고 그 곳에서 이루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
‘Stay out, Stay alone.‘ 바깥에서 머무르며 홀로 됨을 즐기는 삶, 이게 진정한 지식인의 태도이며 적어도 바른 건축가가 사는 방법일 게다.(p13)
건축은 기본적으로 우리 삶을 영위하는 내부공간을 형성하는 것이 일차적 목표이며 따라서 그 공간이 보다 본질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공간은 불행하게도 눈에 보이는 물체가 아니어서 설명하기가 무척 어렵다. 우리가 어떤 건축에서 감동을느낀다면 그것은 거의 다 그 건축 속에 빛이 내려앉아 빚어진 공간의 특별함 때문이다. (p29)
그러므로 건축에서 공간이 본질인 것처럼, 도시에서도 보다 중요한 것은 결코 몇 낱기념비적 건물이 아니라 그 건물들로 둘러싸인 공공영역이다. 이 또한 보이는 물체가 아니다. 그러나 이 보이지 않는 공간으로 도시는 그 애환과 열정을 담아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하면서 존속하게 된다.(p31)
이 땅의 도시들에 프랑수아 아셰의 개념을 적용할 수는 없을까? 나는 이를 ‘메타시티‘Metacity‘ 라 이름하여 가지를 쳤다.
지리와 지형에 집착하는 메타시티이니 여기서는 기억과전통을 중요시한다. 그러나 보편성은 또한 절대적 가치여서변화와 진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곳에서는 우리가 살았던 터전을 깡그리 지우는 개발보다는 과거의 기억을 유지하는 재생이라는 단어가 적합하며, 외과수술을 하듯 전체를바꾸는 마스터플랜보다는 부분적 환경 개선으로 주변에 영향을 주어 전체적인 변화를 이끄는 도시침술이 더 유용하고, 일시적 완성보다는 더디지만 많은 이들이 참여하여 만드는 생성과 변화의 과정이 소중하다. 한꺼번에 모든 것을 이루려 하지 않으며, 점진적이고 관찰적이어서 보다 사회적이고 인간적이다.(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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