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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크하기 2025.4.3. 집 (공감1 댓글0 먼댓글0) 2025-04-03
북마크하기 [-의 : 교사의] (3 +) (공감2 댓글0 먼댓글0) 2025-04-03
북마크하기 [삶말/사자성어] 혼란작전·혼란야기 (공감2 댓글0 먼댓글0) 2025-04-03
북마크하기 [삶말/사자성어] 주의주장 (공감3 댓글0 먼댓글0) 2025-04-03
북마크하기 [삶말/사자성어] 미래지향 (공감3 댓글0 먼댓글0) 2025-04-03
북마크하기 작은들꽃에 봄 (작은 나의 봄 3) (공감3 댓글0 먼댓글0)
<작은 나의 봄 3>
2025-04-03
북마크하기 잊어버린 마음 (절멸 동물 이야기 1) (공감3 댓글0 먼댓글0)
<절멸동물 이야기 1>
2025-04-03
북마크하기 2025.3.31. 끝날과 첫날 (공감3 댓글0 먼댓글0) 2025-04-02
북마크하기 [얄궂은 말씨] 1748 : ∼! -ㅁ의 화신 (공감2 댓글0 먼댓글0) 2025-04-02
북마크하기 [얄궂은 말씨] 1749 : 전 지방에 (공감3 댓글0 먼댓글0) 2025-04-02
북마크하기 [얄궂은 말씨] 1750 : 여전 한 번 -게 만드는 (공감1 댓글0 먼댓글0) 2025-04-02
북마크하기 [얄궂은 말씨] 1751 : -ㄴ 인사를 나눈다 (공감2 댓글0 먼댓글0) 2025-04-02
북마크하기 [얄궂은 말씨] 1752 : -의 특징 -ㅋ 만든 점 (공감2 댓글0 먼댓글0) 2025-04-02
북마크하기 숨은책 1034 한 남자와 두 여자가 만나는 곳 (상뻬) (공감2 댓글0 먼댓글0) 2025-04-02
북마크하기 숨은책 1033 이은혜, 그리고 다구치 야에코 (김현희) (공감2 댓글0 먼댓글0) 2025-04-02
북마크하기 오늘 읽기 2025.3.29. 조응 (팀 잉골드) (공감3 댓글0 먼댓글0) 2025-04-02
북마크하기 오늘 읽기 2025.3.28. 별을 쫓는 아이들 (공감3 댓글0 먼댓글0) 2025-04-02
북마크하기 그림책시렁 1346 행복한 어린이날 (공감2 댓글0 먼댓글0)
<행복한 어린이날>
2025-04-02
북마크하기 그림책시렁 1328 the Ugly Duckling (미운 새끼오리) (공감2 댓글0 먼댓글0)
<The Ugly Duckling (Hardcover)>
2025-04-02
북마크하기 그림책시렁 1568 木を植えた男 (나무를 심은 사람) (공감3 댓글0 먼댓글0)
<나무를 심은 사람>
2025-04-02
북마크하기 [영어] 파크 레인저park ranger (공감3 댓글0 먼댓글0) 2025-04-02
북마크하기 [한자말] 단풍 丹楓 (5 +) (공감2 댓글0 먼댓글0) 2025-04-02
북마크하기 [한자말] 해수 害獸 (1 +) (공감2 댓글0 먼댓글0) 2025-04-02
북마크하기 [삶말/사자성어] 한랭수역 (공감1 댓글0 먼댓글0) 20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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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크하기 [겹말 손질] 2749 : 풀 잡초 (공감1 댓글0 먼댓글0) 20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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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4.3. 집



  나래터(우체국)에서 글월을 부치고서 저잣마실을 한다. 이제 등을 쉬려고 볕바른 데에서 해바라기를 하면서 노래 한 자락 쓴다. 갑자기 담배내음이 난다. 덩치 큰 젊은이가 바로옆에서 담배를 태운다. 해를 더 쬐고 싶었으나 콜록거리며 얼른 자리를 뜬다.


  피울 몫(권리)처럼 안 피울 몫이 있다. 등짐을 지고서 글을 쓰며 걷자니 시골아재가 위아래를 홅으며 “안 추워?” 하고 구시렁댄다. 시골아재는 언제 나를 보았기에 깎음말(반말)을 갑자기 구시렁댈까? 그쪽을 쳐다볼 값어치도 없어서 조용히 걷는다. 아재 그대는 그늘진 데에서 해를 멀리하니 춥겠지.


  시골에 젊은이가 자리잡거나 돌아오려면 어떡해야 할까? 시골과 작은고을이 마냥 늙고 낡다가 죽어가는 길이란 무엇일까? 오늘도 고흥군청은 “산불금지 협박” 마을알림을 30분마다 쩌렁쩌렁 틀어댄다. 그러나 이런 마을알림을 아무리 날마다 끝없이 틀어대도 시골 할매할배는 아무 데에서나 ‘농약병·비료자루·멀칭비닐’을 그냥 활활 태운다. 이러는 김에 할매할배 집에 있는 쓰레기도 덩달아 태운다. 이미 시골에서는 어떤 마을알림도 보람이 없는데, 군청과 도청과 면사무소는 똑같은 마을알림을 틀어대면서 “공무원으로서 할 일을 다했소!” 하고 외친다.


  올들어 나무도 풀도 냄새가 옅다. 아무래도 시끌소리(소음공해) 탓이다. 서울을 비롯한 큰고장은 거리불(가로등) 곁에서 살아야 하는 나무가 철을 잊을 뿐 아니라, 밤새 못 쉬느라 몹시 고달프다. 서울사람들은 “나무한테 무슨 마음이 있느냐?”는 둥, “나무가 무슨 말을 하느냐?”는 둥, 그야말로 나무를 너무 모르는데, 나무도 밤에 자고 싶으며, 나무도 시끌소리를 안 듣고 싶다. 사람이 자는 곳에 밤새 불을 켜놓으면 사람도 잠을 못 이루듯, 나무도 밤에는 길거리 불을 다 꺼야 비로소 제대로 쉬면서 큰고장에 넘실거리는 매캐한 기운을 풀어낼 수 있다.


  해마다 제비가 줄어든다. 그래도 아직 돌아온다. 해마다 들숲이 줄고 부릉길이 늘면서 하늘이 매캐하다. 널뜀날씨(이상기후)는 ‘그들’이 아닌 바로 우리가, 두다리로 안 걷고 들숲과 철새텃새를 모조리 잊은 우리가 스스로 일으킨다. 우리가 눈을 떠야 날씨가 차분하다. 우리가 마음을 틔워서 푸르게 가꾸어야 푸른별이 아름답다.


  얼뜬 우두머리는 곧 목아지가 잘린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그곳만 쳐다보느라 정작 들숲바다가 얼마나 앓는지 등지고 만다. 걱정하거나 조바심을 낼 까닭이 없다. 얼뜨기는 한동안 힘을 거머쥐는 듯 보여도, 또 제법 오래 주먹을 휘두르는 듯 보여도, 어느새 가뭇없이 사라진다. ‘종신독재자’를 하려던 이승만·박정희가 1948년부터 1979년까지 윽박질렀지만, 어느새 한 줌 모래알로 사라졌다. 더 사납게 ‘종신독재자’를 노린 전두환은 고작 일곱 해도 안 되어 우리 손에 끌려내려왔다.


  ‘그들이 힘을 쥔 한때’는 서른 해 일 수 있고, 일곱 해 일 수 있고, 두어 해일 수 있다. 다만 갈수록 그들은 힘을 쥐는 해가 줄어든다. 이 대목을 눈여겨보자. 우리는 우리 길을 그릴 노릇이다. 우리 스스로 들숲메를 잊기에 그들과 함께 들숲메를 망가뜨린다. 우리 스스로 아이곁에 서지 않으니까 아직도 배움불굿(입시지옥)이 안 사라진다.


  나는 집에서 나와서 걷는다. 논두렁도 걷고 골목도 걸으며 가볍게 바깥일을 보고서 집으로 간다. 우리집 새소리와 풀꽃내음을 그린다. 걷고 걷고 걷는다. 걷느라 퉁퉁 부은 다리를 시골버스에서 토닥이면서 하루쓰기를 하노라니 어느새 내릴 곳에 이른다. 마을앞에서 내려 고샅을 거닐며 집으로 가자니 큰아이가 통통통 가볍게 달려나온다. 열여덟 살에 이른 큰아이는 “우리집 동박꽃이 활짝 피었어요!” 하고 노래한다. 다른 곳은 동박꽃(동백꽃)이 벌써 다 졌다지만, 우리집 동박나무는 넷쨋달이 가장 빛나게 타오르는 꽃잔치이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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