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상징성(symbolism)은 감관 지각의 객관화로 나아가고, 신화의 상징성은 감정의 객관화로 나아간다.  - P74

인간의 종교적 생활에 있어서 가장 본질적인 것은 공포의 사실이 아니라 공포의 탈바꿈(metamorphosis)이다.  - P77

우리는 인간에 대한 적절한 정의를 찾을 수 없다. 인간의 본성은 이 좁은 테두리 속에서 그 자체를 드러내지는 않는다. 개개의 영혼 속에 "소문자"로 적혀 있어서 거의 해독 불가능하게 되어 있는 것이, 인간의 정치적 및 사회적 생활이라는 큰 글자로 읽음으로써만 명료하게 되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원리가 플라톤의 <국가>의 출발점이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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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 기술 발전 억제를) 20년 전에 시작했다면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국 빅테크들은 저렴한 ‘중국산(인력,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의 중간재, 희토류 등)‘을 공급받는 데 취해서 중국을 찍어 누를 생각을 하지 못했다. 중국이 AI에서는 미국 턱밑까지 쫓아왔다지만 재생에너지, 전기차 배터리, 풍력발전 등 오히려 앞선 분야도 많다. - P23

다른 업종으로 이직하게 된다면?  낮은 임금밖에 못 받는다. 주주가 회사 실적에 따라 손익이 갈린다는 이유로 잔여청구권자라면, 노동자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주식 10주를 1년 보유하는 주주와 그 공장에서 10년 일한 숙련 노동자 중 회사와 관련된 리스크를 더 부담하는 쪽은 누구일까. - P25

주식시장을 통한 ‘머니 무브‘로 너무 많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닌지 우려되기도 한다. 정말 돈이 부동산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빠지며 집값이 안정될까. 주식으로 번 돈이 부동산으로 환류할 위험은 없을까. 주택문제는 주택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 ‘좋은 공공주택 건설로 이 문제를 해결한 나라들이 있다. 연금역시 주식시장에서 해답을 찾으면 안 되는 문제다.  - P25

고령층의 59.4%, 여성의 28.9%, 청년층의 26.1%가 기간제로 일한다. 기간제의 월 임금은 정규직의 55%, 시간당 임금은 67.5% 수준에 그친다. 노조 조직률은 정규직이 19.7%, 기간제가 3.6%에 불과하다(김유선, ‘기간제 534만 시대의 경고: 사용사유 제한‘ 입법이 시급하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슈페이퍼 2026-3호>). - P28

한예종 이전 논란은, 거칠고 독단적으로 수도권의 기능 이전을 밀어붙일수록 대상 기관의 반발과 이전하려는 지역의 상처가 커진다는 점 하나는 명확히 보여줬다. 그리고 한국 사회가 이제껏 자주 맞닥뜨리지 못한, 하지만 점차 늘어나게될 논란거리를 상상하게 했다.  - P32

결국 기독교 국가주의는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권력을 갖겠다는 위계질서와 관련된 사상이다.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고, 백인이 흑인보다 우월하고, 기독교인이 비기독교인보다 우월하고, 미국이 다른 나라보다 우월하다고 보는 것이다. - P42

쿠팡은 한국 정부, 사법부, 입법부, 그리고 소비자와 시민을 ‘무시하기 위해 미국 정부와 의회를 동원하고 있지만, 미국측 눈에 쿠팡은 미미한 기업에 불과하다. 쿠팡이 미국 정가에 시도했다는 로비는 공화당과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을 위해 뭔가 하는 듯한 시늉을 보여주기에 적합하고 한국을 압박해 뭔가를 뜯어내기에도 쓸모 있어 보이는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일 뿐이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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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의 유토피아- 왜 유토피아를 꿈꾸는가
연효숙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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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근대 자본주의 정신은 무엇인가
조배준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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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국가 - 정의에 이르는 길 EBS 오늘 읽는 클래식
김주일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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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국가》는 국가의 정의(justice)는 무엇이며, 국가에서 정의롭게 산다는 것은 무엇이고, 정의로운 국가는 어떻게 세울 수 있는지, 정의가 무너지면 국가와 국가의 시민은 어떻게 되는지를 논의한 책이다. _ 《플라톤의 국가》, 김주일, p18/112

김주일의 《플라톤의 국가》는 플라톤의 《국가》 전체 10권의 입구인 1권에 대한 상세한 논의를 통해 독자 스스로 정의, 국가 공동체 그리고 개인의 관계를 생각해볼 것을 권유한다. 이 책을 읽으며 들었던 몇몇 생각을 간략하게 정리한다.

소크라테스는 '쓸 만한(chrestos)' -> '좋은(agathos)' -> '정의로운(dikaios)'으로 용어를 바꿔가며 논의를 진행했다. 이 세 가지 말은 유사한 뜻을 가진 말이기는 하지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편향성을 가진 의미에서 보편적인 의미로 확장되는 흐름이라서 소크라테스가 지금 향하고 있는 방향이 어디인지를 잘 보여준다. _ 《플라톤의 국가》, 김주일, p46/112

소크라테스는 대화, 변증술을 통해 상대에게 의문을 제기하고 모순되는 상황으로 몰아가고 결국 상대가 자신의 논리가 모순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만들며,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를 끌어간다. 상대의 논리가 맞지 않다는 것이 소크라테스의 논리가 타당하다는 증거가 될 수 있을까? A가 틀렸다고 해서 B가 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방식의 대화가 내린 결론에 우리가 동의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자연스럽게 든다.

'판단(doxa)'은 플라톤 철학에서 주로 '의견'으로 번역된다. 이 의견과 대비되는 것이 '앎(episteme)'이다.(p55)... 의견(doxa)의 대상이 되는 '감각적인 것'이 생성, 소멸, 운동, 변화하는 데 비해서 앎의 대상인 형상들은 있는 그대로 변함없고, 생겨난 것도 생길 것도 아니며 운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_ 《플라톤의 국가》, 김주일, p86/112

그런데 이데아를 향해 가는 도구가 중의적 언어라면, 그 언어가 가리키는 이데아는 이미 언어 너머에 있는 것이 아닐까. 아니, 그 전에 개인 사이의 관계가 불완전한 언어로 연계된 사회라면 이미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전체와 부분으로 설정할 수조차 없지 않을까. 입문서인 《플라톤의 국가》를 통해 《국가》에 대한 내용 이해가 아닌 방향성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된다. 그렇지만, 이 또한 독서 방법의 하나일 것이다. 고전은 답을 쉽게 내어주기 때문에 고전이 아니라, 원전을 읽기 전부터 오래 붙들어야 할 질문을 남기기 때문에 고전인지도 모른다. 이 의심을 원서를 읽으며 챙겨야 할 숙제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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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 고향인 하헌기 민주당 전상근부대변인은 대구 선거에 특수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존 지지층을 결집하고 중도층을 잡으면 이기는 것이 대부분 선거의 공식이다. 대구는 다르다. 반대하는 사람까지 돌려세워야‘ 50%를 넘길 수 있다. - P15

메모리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의올해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57조2000억원, 영업이익률 43%)를 기록하고,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또한 역대 최대치 (37조6000억원, 영업이익률 72%)를 찍으면서 기업의 영업이익을 누구에게 분배해야 하나‘라는 질문이 한국 사회의 논쟁거리로도 떠올랐다. 해당 기업의 노동자들 외에 다른 주체도 그이익 분배의 후보로 제시되었다. - P23

 한국 사회가 직면한 과제는 단순히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노동자의 성과급을 얼마로 할 것인가가 아니다. 기업을 어떤 존재로 정의하고,
어떤 분배 원리를 제도화할 것인가의 문제다. 기업은 주주의 재산이 아니라 사회적 제도이며, 기업의 초과이윤은 독점적 청구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적 재생산의 자원임을 인식해야 한다.  - P25

 헝가리와 미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자유민주주의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라는 민주적절차로도 훼손될 수 있는 위태로운 체제다. 한국의 윤 어게인 세력이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을 맹목적으로 찬양하면서도 자신들을 ‘자유민주주의자‘로 착각하는기괴한 풍경 역시, 자유민주주의 위기의한 단면이다. - P41

이 토론회는 완벽한 재앙이었다. 그날 대통령은 평검사 설득에 실패했고 위신을 잃었으며 이후 두고두고 부담이 될 짐을 졌다. 그러나 우리 관점에서 이 토론회는 돌이킬 수 없는 승리였다. 노무현도박경춘도 알지 못했으나, 35년 시차로 세계사와 한국이 이날 연결됐다.  - P42

았다. 우리가 일본 제국주의 유산으로만 생각하는 사회문화 전반의 권위주의는 실은 총력전을 겪은 서구 선진국들에 폭넓게 퍼져 있었다. 이 총력전 권위주의는포디즘이 요구하는 조립라인 대량생산, 뉴딜이 함축하는 관료적 시장 개입과 무리 없이 잘 어울렸다. 정부는 온 세상을 관료화하려는 것 같았고, 포디즘 대기업은 밑에서 쳐다보면 아득한 수직통합 구조여서 또 하나의 군대였다. - P43

그날 두 세계관이 충돌했다. 대통령은 권위주의 해체, 독립성과 책임성 강화를 원했다. 평검사들이 호응할 것이라고 섣불리 기대했다. 거기 나온 평검사들은 권위주의를 해체하는 데 관심이 없었다.
그들은 검찰의 위세가 줄지 않기를 원했다. 대통령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국민은 그게 목표인 줄도 몰랐다. 전문가들도 준비되지 않은 기획의 실패, 즉흥적 통치 스타일이 불러온 사고로 평가했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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