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기소 특검법은 예외를 만드는 사건이다. 그간 검찰의 조작기소나 불법 수사 의혹이 제기된 적은 있어도 이를 특검으로 해결한 선례는 없다. 재판을 통해 무죄판결을 구하거나, 이후에 재심을 청구했다.  - P13

그사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 취소문제는 정부·여당의 정치적 리스크로 자리 잡았다. 지난 2월 100명 넘는 민주당의원들이 공소 취소 모임을 꾸리자 친명계를 중심으로 한 당내 권력투쟁으로 비화되었다.  - P14

<시사IN> 취재 결과 종합특검은 수사 마무리 단계에서 관련자를 한꺼번에 재판에 넘기는 ‘일괄 기소‘ 방침을 굳힌것으로 확인된다. 그동안 입건해둔 인원대부분을 함께 기소하는 안이다.  - P17

부동산 문제에서 서울시장의 권한은제한적이다. 부동산 관련 세제나 금융정책은 광역지자체장인 서울시장이 어찌할 수 없다. 다만 부동산 공급 측면은 지자체장의 영향력이 상당하다.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도시의 확장 방향을 결정하는 데에 각종 인·허가권을 가진 시장의 역할이크다. 여기서 서울이라는 도시의 특수성이 발생한다.  - P23

‘이중혁명‘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역사가 에릭 홉스봄이 제시한 개념이다. 영국의 산업혁명과 프랑스의 1789년 대혁명, 두 혁명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근대 세계를 형성했다는 주장이다. 이 개념을 빌려 말하면, 혁신형 도약과 탈권위 도약은 21세기 한국을 만든 이중혁명이었다. 중핵 세대는 이중혁명이 낳은 자식이다. 이중혁명은 중핵 세대의 경험,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면에서 삶의 경험을재구성한 총체적 변화였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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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상징성(symbolism)은 감관 지각의 객관화로 나아가고, 신화의 상징성은 감정의 객관화로 나아간다.  - P74

인간의 종교적 생활에 있어서 가장 본질적인 것은 공포의 사실이 아니라 공포의 탈바꿈(metamorphosis)이다.  - P77

우리는 인간에 대한 적절한 정의를 찾을 수 없다. 인간의 본성은 이 좁은 테두리 속에서 그 자체를 드러내지는 않는다. 개개의 영혼 속에 "소문자"로 적혀 있어서 거의 해독 불가능하게 되어 있는 것이, 인간의 정치적 및 사회적 생활이라는 큰 글자로 읽음으로써만 명료하게 되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원리가 플라톤의 <국가>의 출발점이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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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 기술 발전 억제를) 20년 전에 시작했다면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국 빅테크들은 저렴한 ‘중국산(인력,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의 중간재, 희토류 등)‘을 공급받는 데 취해서 중국을 찍어 누를 생각을 하지 못했다. 중국이 AI에서는 미국 턱밑까지 쫓아왔다지만 재생에너지, 전기차 배터리, 풍력발전 등 오히려 앞선 분야도 많다. - P23

다른 업종으로 이직하게 된다면?  낮은 임금밖에 못 받는다. 주주가 회사 실적에 따라 손익이 갈린다는 이유로 잔여청구권자라면, 노동자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주식 10주를 1년 보유하는 주주와 그 공장에서 10년 일한 숙련 노동자 중 회사와 관련된 리스크를 더 부담하는 쪽은 누구일까. - P25

주식시장을 통한 ‘머니 무브‘로 너무 많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닌지 우려되기도 한다. 정말 돈이 부동산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빠지며 집값이 안정될까. 주식으로 번 돈이 부동산으로 환류할 위험은 없을까. 주택문제는 주택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 ‘좋은 공공주택 건설로 이 문제를 해결한 나라들이 있다. 연금역시 주식시장에서 해답을 찾으면 안 되는 문제다.  - P25

고령층의 59.4%, 여성의 28.9%, 청년층의 26.1%가 기간제로 일한다. 기간제의 월 임금은 정규직의 55%, 시간당 임금은 67.5% 수준에 그친다. 노조 조직률은 정규직이 19.7%, 기간제가 3.6%에 불과하다(김유선, ‘기간제 534만 시대의 경고: 사용사유 제한‘ 입법이 시급하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슈페이퍼 2026-3호>). - P28

한예종 이전 논란은, 거칠고 독단적으로 수도권의 기능 이전을 밀어붙일수록 대상 기관의 반발과 이전하려는 지역의 상처가 커진다는 점 하나는 명확히 보여줬다. 그리고 한국 사회가 이제껏 자주 맞닥뜨리지 못한, 하지만 점차 늘어나게될 논란거리를 상상하게 했다.  - P32

결국 기독교 국가주의는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권력을 갖겠다는 위계질서와 관련된 사상이다.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고, 백인이 흑인보다 우월하고, 기독교인이 비기독교인보다 우월하고, 미국이 다른 나라보다 우월하다고 보는 것이다. - P42

쿠팡은 한국 정부, 사법부, 입법부, 그리고 소비자와 시민을 ‘무시하기 위해 미국 정부와 의회를 동원하고 있지만, 미국측 눈에 쿠팡은 미미한 기업에 불과하다. 쿠팡이 미국 정가에 시도했다는 로비는 공화당과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을 위해 뭔가 하는 듯한 시늉을 보여주기에 적합하고 한국을 압박해 뭔가를 뜯어내기에도 쓸모 있어 보이는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일 뿐이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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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국가 - 정의에 이르는 길 EBS 오늘 읽는 클래식
김주일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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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국가》는 국가의 정의(justice)는 무엇이며, 국가에서 정의롭게 산다는 것은 무엇이고, 정의로운 국가는 어떻게 세울 수 있는지, 정의가 무너지면 국가와 국가의 시민은 어떻게 되는지를 논의한 책이다. _ 《플라톤의 국가》, 김주일, p18/112

김주일의 《플라톤의 국가》는 플라톤의 《국가》 전체 10권의 입구인 1권에 대한 상세한 논의를 통해 독자 스스로 정의, 국가 공동체 그리고 개인의 관계를 생각해볼 것을 권유한다. 이 책을 읽으며 들었던 몇몇 생각을 간략하게 정리한다.

소크라테스는 '쓸 만한(chrestos)' -> '좋은(agathos)' -> '정의로운(dikaios)'으로 용어를 바꿔가며 논의를 진행했다. 이 세 가지 말은 유사한 뜻을 가진 말이기는 하지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편향성을 가진 의미에서 보편적인 의미로 확장되는 흐름이라서 소크라테스가 지금 향하고 있는 방향이 어디인지를 잘 보여준다. _ 《플라톤의 국가》, 김주일, p46/112

소크라테스는 대화, 변증술을 통해 상대에게 의문을 제기하고 모순되는 상황으로 몰아가고 결국 상대가 자신의 논리가 모순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만들며,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를 끌어간다. 상대의 논리가 맞지 않다는 것이 소크라테스의 논리가 타당하다는 증거가 될 수 있을까? A가 틀렸다고 해서 B가 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방식의 대화가 내린 결론에 우리가 동의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자연스럽게 든다.

'판단(doxa)'은 플라톤 철학에서 주로 '의견'으로 번역된다. 이 의견과 대비되는 것이 '앎(episteme)'이다.(p55)... 의견(doxa)의 대상이 되는 '감각적인 것'이 생성, 소멸, 운동, 변화하는 데 비해서 앎의 대상인 형상들은 있는 그대로 변함없고, 생겨난 것도 생길 것도 아니며 운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_ 《플라톤의 국가》, 김주일, p86/112

그런데 이데아를 향해 가는 도구가 중의적 언어라면, 그 언어가 가리키는 이데아는 이미 언어 너머에 있는 것이 아닐까. 아니, 그 전에 개인 사이의 관계가 불완전한 언어로 연계된 사회라면 이미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전체와 부분으로 설정할 수조차 없지 않을까. 입문서인 《플라톤의 국가》를 통해 《국가》에 대한 내용 이해가 아닌 방향성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된다. 그렇지만, 이 또한 독서 방법의 하나일 것이다. 고전은 답을 쉽게 내어주기 때문에 고전이 아니라, 원전을 읽기 전부터 오래 붙들어야 할 질문을 남기기 때문에 고전인지도 모른다. 이 의심을 원서를 읽으며 챙겨야 할 숙제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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