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할아버지께.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저, 깜냥이에요. 설마 저를 잊으신 건 아니죠? 저는 지금 온동네편의점에서 지내고 있어요. 우연히 길을 가다가 편의점 앞에 있는 탁자를 봤는데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주인아주머니도 참 좋은 분 같았고요. 그래서 며칠 동안 지켜보다 용기를 내서 찾아왔어요. 할아버지를 만난 그날처럼요(p88)... 다음에는 어디로 갈 거냐고요? 음,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원래 어디로 갈지 미리 걱정하거나 고민하지 않거든요. _ 홍민정, <고양이 해결사 깜냥 5> , p89


 이번 주에는 <전천당>을 잠시 건너뛰고 <고양이해결사 깜냥>으로 독후감을 대신한다. 사람들을 좋아하며 잘 따르는 고양이 깜냥이 이번 편에서는 아주머니를 도와 편의점에서 일한다. 편의점 알바가 된 고양이 깜냥. 이번 편에서는 우리가 24시간 편하게 생활할 수 있게 해주는 편의점 이야기가 펼쳐진다.


 생각보다 많은 일을 처리하는 편의점. 많은 일을 처리하는 만큼 여러 이야기가 일어난다. 연의는 이 중에서 어떤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니? 아빠는 이번 책을 통해서 편의점을 다룬 소설 <불편한 편의점>을 생각했어. <고양이 해결사 깜냥>은 편의점 알바생이 된 깜냥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면,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소설은 편의점이라는 가게를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서로 연결된 소설이야. 우리가 읽은 책이 편의점의 기능에 대해 설명한다면, 아빠가 말한 책은 편의점을 통해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이야기가 그려진다는 점이 조금 달라. 나중에 연의가 컸을 때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


 <고양이 해결사 깜냥 5 : 편의점을 환하게 밝혀라>에서 알바생 깜냥이 정말 많은 일을 하지? 편의점에서 우리는 계산대에서 계산하는 점원의 모습만 항상 보지만, 사실 우리가 이용하지 않는 여러 기능을 편의점은 갖고 있어. 그리고, 편의점의 이런 기능들은 편의점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노력 덕분에 이용 가능하단다. 편의점 뿐 아니라 우리의 편리한 생활 뒤에는 여러 사람들의 숨겨진 노력이 있다는 것을 함께 생각해보자. 그런 점에서 아빠는 편의점이란 단순히 물건만을 파는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그것이 무엇일까? 함께 생각해보고, 이야기해보자.


 이것은 좀 더 나중의 이야기인데, '편의점=시장'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면 나중에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아래의 책들을 보는 것도 좋을 듯 해. 마음이 내킨다면 말이야. 지난 한 주도 바쁘게 잘 보냈는데, 다소 추워진 요즘 건강하게 이번 한 주도 보내도록 하자.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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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딩거의 고양이에게는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순간, 그 찰나의 순간에 일어나는 관찰은 이전까지 허수(imaginary number)로 표현되는 부분을 실수(real number)로 만든다. ‘허수 i의 제곱 = -1‘을 통해 파동함수는 붕괴되며, 동시에 삷과 죽음의 중첩상황은 확률문제로 전이된다. 또한, 힘과 작용의 관계는 사건(event)의 발생이라는 결과를 낳는다...




확률과 파동 함수는 다르다. 우선 확률은 0과 1 사이의 실수real number다. 반면 파동함수는 실수와 허수imaginary number의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 복잡한수, 이른바 복소수complex number다. 이렇게 다른 두양은 어떻게 서로 연결되는 것일까? 답부터 말하면, 파동함수는 측정이 이루어지는 순간 확률로 바뀐다. 구체적으로 확률은 파동 함수의실수 부분과 허수 부분을 각각 제곱한 후에 더한 값, 즉 파동 함수의 절댓값의 제곱으로 결정된다. 참고로 이렇게 파동 함수가 확률로 바뀌는 것을 ‘파동 함수의 붕괴 collapse of the wave function‘라고 표현한다. - P76

결론적으로 전자가 바닥 상태와 들뜬 상태에 동시에 존재하게되면 슈뢰딩거의 고양이도 삶과 죽음이라는 두 상태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고양이의 최종 상태는 고양이가 갇혀 있는 방의 문을 열어 확인하는 순간, 삶과 죽음 중 한 상태로 떨어지며, 그 확률은 측정 이전에 존재하는 전자의 파동 함수에 의해서 결정된다. 구체적으로 고양이가 살 확률과 죽을 확률은 각각 전자의 바닥 상태에 해당하는 파동 함수 성분과 들뜬 상태에 해당하는 파동 함수 성분의 절댓값의 제곱으로 주어진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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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사소한 과학의 영역이다 집 안을 작동시키는 기기와 전등을 끄며 내일 아침 못 일어나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그 생각을 떨쳐내는 것도……

?

밤을 발명한 과학자는 보이지 않고, 우리를 모두 검은색으로 덮으려고 한다 우리를 잠시 마비시키려고 한다

우리 아파트에는 시린 역사가 있어, 모든 사실은 엄격히 기록되어 후세에 길이 남을 예정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매년 매월 매일의 매매 기록이고 그것을 지우거나 수정할 엄두는 감히 그 누구도 내지 못할 것이라고 단지, 역사는 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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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와 칼- 일본 문화의 틀
루스 베네딕트 지음, 김윤식.오인석 옮김 / 을유문화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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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신의 기원- 언어, 국가, 대의제, 그리고 통화
가라타니 고진 지음, 송태욱 옮김 / 이매진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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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산고- 역사를 부정하는 일본에게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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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신의 기원 - 언어, 국가, 대의제, 그리고 통화 이매진 컨텍스트
가라타니 고진 지음, 송태욱 옮김 / 이매진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일본적인 것'에 대해 생각하기 위해 민족 정신이나 심리 구조 따위의 상상물이 아니라 언어에서 출발하는 것은 불가결한 일이다. 다만 그것은 에크리튀르書記法인 언어네 주목하는 일이다.  _ 가라타니 고진, <일본 정신의 기원> , p119


 가라타니 고진 (柄谷行人, 1941 ~ )은 <일본 정신의 기원>에서  '언어言語'를 기원을 찾기 위한 출발점으로 삼는다. 가라타니 고진 사상의 큰 흐름을 생각한다면 당연한 귀결이겠지만, '자본재=네이션=스테이트'라는 그의 공식(?)은 다른 전집의 리뷰에서 보다 상세히 정리하는 것으로 하되, 그가 말한 언어에 보다 한정해서 살펴보자.


 나는 네이션의 기반에 시장경제의 침투와 함께, 도시 계몽주의와 함께 해체되었던 농업공동체가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 그때까지 자율적이고 자급자족적이던 각 농업공동체는 화폐경제가 침투하면서 해체되고 동시에 그 공동성(상호부조나 호혜제)을 네이션(민족)안에서 상상적으로 회복한다. 그리하여 절대주의 국가 안에서 네이션이 형성된다. 그러나 네이션과 스테이트가 정말로 '결혼'하는 것을 부르주아혁명에서다... 자본, 국가, 네이션은 분리할 수 없는 것으로 통합된다. 그러므로 나는 근대 국가를 자본제=네이션=스테이트 capitalist=natiion=state라고 불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셋은 서로 보완하고 보강하게 되어 있다. _ 가라타니 고진, <일본 정신의 기원> , p60


 언어는 국가나 네이션에 관계없이 존재하는 것이지만, 문자언어의 경우는 반드시 정치적인 '가치', 즉 국가나 네이션과 관계할 뿐 아니라 경제적인 '가치'에 관계하게 된다. 언어에 대해 생각할 때 우리는 이런 가치들을 괄호에 넣어버리지만, 사실 우리는 그러한 곳에 살고 있다. _ 가라타니 고진, <일본 정신의 기원> , p46


 간략하게 요약하면, 고진은 문자언어는 제국과, 음성언어는 국민국가(민족국가)와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이런 관계안에서 '근대화'는 과거 보편언어(라틴어, 한자와 같은 제국언어)와 음성언어의 일치, 통합이 이루어지는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며, 고진은 이 지점에서 일본 정신의 근간을 파악한다. 그리고, 이는 보편문자인 '한자漢字'와 음절문자인 '가타카나カタカナ'의 관계에서 상징적으로 이해될 수 있다.


 한자를 훈으로 읽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첫째로 외래적인 한자를 내면화하는 것이다. 일본인은 이미 한자를 훈으로 읽는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단지 일본어를 한자로 표현한다고 생각했다. 조선에서는 대조적이었다. 한자는 음만으로 읽히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외부적이다. 그리고 문자를 읽고 쓰는 지식계급은 중국인에 필적하는 한문을 쓰려고 했다. _ 가라타니 고진, <일본 정신의 기원> , p83


 예컨대 한자나 가타카나로 수용된 것은 결국 외래적이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무엇을 받아들이든 상관없는 것이다. 외래 관념은 아무래도 한자나 가타카나로, 즉 표기에서 구별되는 이상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 관념들은 본질적으로 내면화되는 일도 없고 또 저항도 받지 않는다.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그저 옆으로 치워질 뿐이다. 결과적으로 일본에는 외래적인 것이 모두 보존되는 것이다. _ 가라타니 고진, <일본 정신의 기원> , p85


 고진은 본문에서 일본어에서 한자가 훈(訓)으로 읽힌다는 것에 주목한다. 한자가 외부로부터 들어왔고, 일본인들에게 받아들여지지만 외부의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것을 표현하는 '또 하나의 방식'으로 수용된다. 외래문자는 한자는 일본에서는 다른 언어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인식되어진다. 때문에 일본인들은 이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갖지 않지만, 다른 한 편으로 신속하게 대체될 수도 있다. 이를 마루야마( 丸山 眞男, 1914 ~ 1996)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지만,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표현했다. 이는 8백만이 넘는 신(神)을 가진 일본 신도(神道)와 고대 한국으로부터 문화를 수입하던 상황에서 하루아침에 유신을 통해 검은 머리 서양인으로 태도를 바꾼 그들의 역사가 증명한다.


 마루야마는 고대로부터 일본 사상사를 고찰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일본 사상사에는 다양한 개별 사사의 좌표축을 형성하는 원리가 없고, 어떤 것을 이단으로 만드는 정통이 아니라 모든 외래 사상이 수용되고 공간적으로 잡거하며, 거기에 원리적인 대결이 없기 때문에 발전도 축적도 없다고 했다(p70)... 뭔가 확고한 원리나 자기가 있다면 밖에서 들어온 것과 충돌한다.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 보면 일본은 무엇이든 받아들인다. 그래서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바깥에서 온 것이 정착한다면, 그때는 그것들이 '변조되었을' 때뿐이다. _ 가라타니 고진, <일본 정신의 기원> , p72


 마루야마는 이러한 모호한 상태 - 모든 것을 받아들이지만,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 - 가 가능했던 것을 '천황제의 구조'안에서 파악한다. 하늘(天)의 자손인 천황을 앞세우지만, 실제적으로 일본을 지배하는 것은 일왕 아래 충성을 맹세한 쇼군에 의해 이루어진 막부(幕府) 전통. 책임이 실종된 모호함 속에서 그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며, 동시에 새로운 것을 찾는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일왕은 일종의 방패막이에 불과할 것이다. 


 메이지 이후의 천황제는 일종의 절대주의 왕권이다. 그렇다고 해서 고대의 왕권인 것도 아니다. 천황제는 이미 국가이기 때문이다(p62)... 마루야마의 생각에 따르면 나치에게는 적어도 명료한 의지와 주체가, 따라서 책임이 존재했다. 나치에 비해 일본의 파시즘에는 명확한 정치적 주체가 없으며, 따라서 책임의식이 없다. 일본에서는 분명히 행동은 있었지만 아무도 그 주체가 아닌 것처럼, 모든 것이 '저절로' 그렇게 된 것처럼 보였다. 마루야마는 그것을 '무책임의 체계'라 불렀고, 그런 시스템을 '천황제 구조'라고 했다. _ 가라타니 고진, <일본 정신의 기원> , p69


 이처럼 가라타니 고진의 <일본 정신의 기원>에서는 일본 지식인들이 생각하는 일본 정신의 근원이 표현된다. 무책임의 체계안의 모호함. 이것이 일본인들이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일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외부에서 바라본 일본인의 모습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별도의 페이퍼로 넘기기로 하고, 간략하게 마무리 짓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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