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부분은 그 자체로 총체적인 설명을 시도한다. 제1부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 역사, 곧 인간을 둘러싼 환경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한 역사이다. 그것은 서서히 흐르고 서서히 변화하지만, 흔히 완강하게 원래대로 되돌아가는 역사, 늘 다시 시작하는 순환의 역사이다.(p20)... 이런 움직이지 않는 역사의 층위에 느린 리듬의 역사가 따로 형성된다. 이는 그 용어의 완전한 의미를 그대로 간직한다는 조건에서 사회사(histoire sociale)라고 부를 수 있다. 즉 집단과 집단화의 역사를 가리킨다. 이 큰 파도가 지중해의 삶 체를 어떻게 들어올리는가, 이것이 내가 이 책의 제2부에서 제기하려는 질문이다... 제3부는 전통적인 역사를 다룬다. 말하자면 인간의 차원이 아닌 개인 차원이며, 폴 라콩브와 프랑수아 시미앙이 말하는 사건사(ㅣ'histoire evenmentielle)이다. 비유하자면 조류가 자신의 강력한 움직임 위에 일으키는 파도, 곧 표면의 동요를 가리킨다. 이는 짧고 빠르고 신경질적인 요동의 역사이다.(p21) <지중해 : 펠리페 2세 시대의 지중해 세계 - 초판 서문 - > 中


  페르낭 브로델(Fernand Braudel, 1902 ~ 1985)는 <지중해 : 펠리페 2세 시대의 지중해 세계 La Mediterranee et le monde mediterraneen a l'epoque de Philippe II>에서 한정된 시공간에서 서로 다른 역사층위를 보여주며 이 시대를 역사적 시간 시간의 외부에서 조명한다.


 이렇게 우리는 여러 층위로 이루어진 역사를 해부해보았다. 달리 말하면 역사의 시간을 지리적 시간, 사회적 시간, 개인의 시간으로 구분하는 것이다. 다시 달리 표현하면 인간을 여러 성격으로 구분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p22)  <지중해 : 펠리페 2세 시대의 지중해 세계 - 초판 서문 - > 中


  역사의 시간을 분할하여 사건을 바라보는 브로델의 역사관이 16세기 말 에스파냐 제국의 흥망을 어떻게 그려냈는지는 이후 리뷰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다른 이야기지만,  브로델의 역사 층위 개념을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Jonathan James Nolan, 1970 ~ ) 감독의 영화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면 너무 나간 이야기일까?  개인적으로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 Dunkirk>에서 유사한 구조를 발견하게 된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2017년 여름, '다이나모 작전 Operation Dynamo'을 소재로 한 <덩케르크>를 내놓는다... 영화는 수십 만 명의 영국군과 프랑스군이 고립되어 있던 덩케르크 해변을 배경으로 육지 The Mole, 바다 The Sea, 하늘 The air 세 군데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 상황을 보여준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그 공포의 여러 얼굴을 묘사하기 위해 세 개의 공간을 사용했다. 그런데 항구에서는 일주일, 바다에서는 하루, 하늘에서는 한 시간 동안 일어난 일을 보여준다는 차이가 있다. 바로 이어지는 장면이라도 공간이 달라지면 그 사건들 사이에 시간차가 발생한다는 의미다... 각 공간이 당면하고 있는 상황, 위기에 집중하다 보면 세 개의 시간차는 점차 줄어들어 결말부에 가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일이 된다. 관객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때조차 영화는 바다와 공중, 해변의 시간이 만날 때까지 각기 다른 시공간을 정밀하게 직조해 나간다. 놀란의 지적인 연출은 이러한 부분에서 발휘된다.(p145) <미국영화감독 1> 中


[그림] 영화 <덩케르크 Dunkirk> 포스터 ( 출처 : https://www.ebay.com/itm/Dunkirk-original-DS-movie-poster-27x40-D-S-2017-Advance-Christopher-Nolan-/312699658008?hash=item48ce5a1f18) 


 덩케르크 해변가라는 동일한 공간에서 바다, 공중, 해변의 서로 다른 시간 교차. 그리고, 이러한 다른 시간의 교차를 통해 '전쟁' '죽음' 을 바라보며 의미를 찾는다는 점에서 유사함을 느낀다. 물론, 브로델의 역사 층위는 서로 다른 시간의 기반 위에서 상호 영향을 미치는 반면, 놀란의 작품 안에서 이들은 각각 고립된 시간을 살아간다는 점에서 이들은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종합적으로 사건을 바라보는 브로델의 관점이나 영화 <덩케르크>에서 결론 부분에 이르러 서로 다른 시간들이 점점에서 만나면서 주제를 부각시키는 구성은 전체적으로 주제를 조망한다는 점에서 통한다 생각된다. 근거 없는 몇몇 생각으로 <지중해>의 인트로를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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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4 0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2-24 14: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06 1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06 1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NamGiKim 2019-12-25 2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난학기 영화보는 수업에서 덩케르크를 비판적으로 보는 시간을 가졌었습니다. 나중에 올리겠습니다.ㅎ

겨울호랑이 2019-12-26 07:46   좋아요 0 | URL
네 NamGiKim 님의 리뷰를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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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들에 관해 고민하고 그들의 방어막을 뚫고 들어갈 전략을 알아내는 데 필요한 노력을 소모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게으르다. 사람들은 그냥 나 자신이고 싶고, 정직하게 말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게 무슨 대단한 도덕적 선택인 양 스스로 정당화하고 싶어 한다.(p299) <인간 본성의 법칙> 中


  로버트 그린(Robert Greene, 1959 ~ )의 <인간 본성의 법칙 The Laws of Human Nature>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가진 본성을 18가지 법칙으로 정리한 책으로 , 한 인물을 제시하면서 매 단원을 시작한다. 이 인물은 주인공이지만, 반드시 그가 성공적인 인물은 아니며, 성공한 인물이라고 해도 긍정적인 면만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17법칙. 세대 근시안의 법칙 인물은 프랑스 대혁명 당시의 왕 루이 16세다.) 저자는 성공과 실패의 극단적인 결과를 이들을 통해 보여주면서 성공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를 책 전반을 통해 제시한다.


 당신의 의도를 감출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상대나 그의 업적에 대한 약간의 비판을 섞는 것이다. 상대의 불안을 자극할 만한 비판은 아니면서 당신의 칭찬을 좀 더 현실적으로 보이게 만들어줄 비판 말이다... 최대한 진실하게 보여야 한다. 할 수만 있다면 당신이 실제로 높이 평가하는 자질을 칭찬해주는 게 가장 좋다. 어느 경우가 되었든 거짓 칭찬이 탄로나는 것은 비언어적 신호 때문이다. 당신이 표현하는 좋은 감정을 일부라도 직접 느끼려고 노력하면 다소의 과장도 덜 뻔해 보인다.(p312) <인간 본성의 법칙> 中


 그린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을 기만(欺瞞)하는 것도 주저하지 말 것을 제안한다. 이는 사람들의 본성(本性)이 악(惡)하다는 그의 관점에서 비롯된다. 그런 면에서 <인간의 본성의 법칙> 안에서 마키아벨리(Niccolo Machiavelli, 1469 ~ 1527)의 <군주론 II Principe >의 인간관(人間觀)과 통함을 느낄 수 있다.


 사랑받는 것이 두려움을 주는 것보다 더 나은가 혹은 그 반대인가? ... 둘 중 하나가 결여되지 않을 수 없을 때에는 사랑받는 것보다 두려움을 주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하다. 왜냐하면 사람들에 대해 우리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그들은 고마워할 줄 모르고, 변덕스러우며, 거짓을 꾸미고, 위험한 일은 피하며, 이익이 되는 일에는 욕심을 낸다.... 다른 준비는 전혀 하지 않고 전적으로 그들의 말에 스스로를 기초한 군주는 멸망한다.(p211)  <군주론> 中  


 사람들을 그냥 자연현상처럼 보라. 꽃이나 돌멩이처럼 사람도 정말 다양하다. 세상에는 바보도 있고, 성인군자도 있고, 사이코패스도 있다. 병적으로 자기중심적인 사람, 숭고한 전사도 있고, 예민한 사람도 있고 둔감한 사람도 있다.... 우리는 다양성을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p362) <인간 본성의 법칙> 中

 

 그런 면에서 <인간 본성의 법칙>은 일반 사람들의 부정적인 속성을 잘 활용(?)해서 성공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 성공학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성공학 책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이 책은 역사 인물의 다양한 사례와 대처법을 제공한 유용한 책이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여기에 토니 라빈스(Tony Robbins)의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Awaken the Giant Within> 시리즈가 좋은 짝이 되는 것 같다. 전자가 외면을 다룬 성공학 책인 반면, 후자는 자기계발을 집중적으로 강조한 전집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이들을 제대로 소화한다면, 자기계발서들의 많은 부분을 정리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한편, <인간 본성의 법칙>안에는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 1788 ~ 1860)와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 ~ 1900)의 글들이 인용되어 있다. 그리고, 이들의 글은 무의미하게 담긴 것이 아니라 책 전반을 관통하는 큰 흐름으로 생각된다.


 우리는 인간 특유의 강력한 에너지를 타고났다. 그것을 의지력이라고 불러도 좋고 적극성, 심지어 공격성이라고 불러도 좋다. 동시에 우리는 지능과 영리함도 함께 타고났다.(p796) <인간 본성의 법칙> 中


 개인적으로는 세계를 의지와 표상의 관점에서 바라본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Die Welt als Wille und Vorstellung>의 목소리가 <인간 본성의 법칙>에 짙게 배어 있다고 생각된다. 본성이 악한 인간들을 자연현상에 불과하기 때문에, 표상(Vorstellung)으로 바라보고 의지(Wille)의 대상으로 바라본다는 점과 인식의 확대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이들은 통하는 바가 있다 생각된다. <인간 본성의 법칙>의 대처법 전반이 1. 주위를 잘 관찰하고, 2. 자신의 처지를 잘 인식하고, 3. 이를 확대 적용하라는 큰 틀을 유지하고 있음을 본다면 더욱 그렇게 여겨진다.

 

 우리는 현상하는 세계를 의지의 거울, 의지의 객관성이라 부른다. 그리고 삶이란 표상에 대해 의지의 의욕이 나타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의지가 의욕하는 것은 언제나 삶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단적으로 "의지"라고 하는 대신 "삶에의 의지"라고 한다면 그것은 같은 표현이고 췌언 贅言에 불과하다. 의지는 사물 자체고 세계의 내적 내용이며 본질적인 것이지만, 삶, 가시적 세계, 현상은 의지의 거울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신체에 그림자가 따라다니는 것처럼 의지에는 이 삶, 가시적 세계, 현상이 분리시킬 수없이 따라다닐 것이다. 또 의지가 현존하는 곳에는 삶, 세계도 현존할 것이다.(p447)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中


 개체는 자연에 아무런 가치도 없고 가치를 가질 수도 없다. 개체는 수없이 많은 방식을 하찮은 우연에 의해 파멸할 운명에 처해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애당초부터 파멸하도록 정해져 있으며, 종족 보존에 봉사한 순간부터 자연에 의해 파멸로 이끌려 가고 있다. 이렇게 하여 자연 자신은 개체가 아닌 이념만이 본래적 실재성을 가지며, 즉 의지의 완전한 객관성이라는 위대한 진리를 아주 소박하게 나타낸다. 그런데 인간은 그 자체고, 더구나 자연의 자기의식의 최고 단계에 있지만, 자연은 삶에의 의지의 객관화에 불과하다.(p449)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中


 그렇지만, <인간본성의 법칙>에 담긴 의지는 쇼펜하우어의 의지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것은 성공에의 의지이기 때문에, 쇼펜하우어가 말한 삶에 대한 의지가 아닌 니체의 힘에의 의지(Wille zum Macht)가 더 가깝게 느껴진다.

 

 위대한 정복자들은 항상 감동적인 미덕의 언어를 입에 담아왔다. 그들에게는 의기를 끌어올리는 말만 듣고 싶어 하는 고양된 대중이 항상 주위에 있었다. 도덕적인 판단들의 놀랄 만한 어리석음이여! 인간은 힘의 감정을 가질 때, 자신이 선하다고 느끼고 자신을 선한 사람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바로 그때, 그가 자신의 힘을 방출하지 않으면 안 되는 대상인 타인들은 그를 악한 사람이라고 부른다!(p201) <아침놀> 189 中


 정리하자면, <인간 본성의 법칙>은 인간의 본성은 악(惡)하다고 바라보고, 이들을 바꾸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이들을 잘 활용해서 성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으로, 여기에는 마키아벨리, 쇼펜하우어 그리고 니체의 철학이 담겨 있다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이러한 저자의 관점에 개인적으로는 동의하지 않는다.


 주변의 대중들을 깨어있지 않은 존재로 바라보고, 이들과 다르게 행동해서 이익을 얻으려는 태도가 과연 올바른 것인가? 그리고, 인간들이 모두 이기적이라고 하지만, 그들 또한 <인간 본성의 법칙> 이나 같은 부류의 성공학 책들은 접한 이들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들 또한 그린의 방식대로 접근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결국 모두가 기만하는 세상 홉스(Thomas Hobbes, 1588 ~ 1679)가 <리바이어던 Leviathan, or The Matter, Forme and Power of a Common-Wealth Ecclesiastical and Civil>에서 말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러고보면, 홉스의 사상도 느껴진다.


 하나씩 놓고 볼때 사고는 보통 '대상(object)'이라고 불리는 우리 바깥에 있는 물체(body)의 어떤 성질 혹은 우유성(偶有性 accidents)의 '표상(表象, representation)' 또는 '현상(現像, appearance)'이다. 그 대상이 우리의 눈이나 귀와 같은 인체기관에 작용하는데, 이 작용의 다양성이 현상의 다양성을 낳는다.(p27) <리바이어던 1> 中


 그러한 부정적 상황인식 보다는 맹자(孟子, BC 372 ? ~ BC 289 ?)의 여민동락(與民同樂) 정신이 비록 속도는 더디겠지만, 인간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此無他, 與民同樂也. 今王與百姓同樂, 則王矣. 이는 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왕께서 백성과 더불어 함께 즐기기 때문입니다. 지금 왕께서 백성들과 더불어 함께 즐기신다면 왕도를 행하는 제왕이 될 것입니다.(p73) <맹자정의 孟子正義> <양혜왕 梁惠王하 下 2편> 中  


 이와 함께 책 제목에서도 아쉬움을 느낀다.  '인간 본성의 법칙'에서 본성(本性)이라는 말을 국어사전에서 살펴 보면, 본디 가진 성질, 속성을 의미하는데, 원제 Human Nature에서 nature의 의미는 이와는 조금 다르다. 


nature : someone's nature is their character, which they show by the way they behave.


 작은 차이일 수 있겠지만, 책의 내용 중 인간 본성이라 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는 점에서 제목 선정의 아쉬움이 느껴진다.


 예를 들어, 저자가 말한 18법칙 죽음 부정의 법칙을 생각해보면, 저자가 본문에서 다룬 죽음에 대한 태도는 현대인의 태도다. 필리프 아리에스(Philippe Aries, 1914 ~ 1984)의 <죽음 앞의 인간 L'homme Devant la Mort>에서도 드러나지만, 죽음에 대한 부정적 태도는 19세기 이후 형성된 것으로 과거와는 달랐던 양상이다. 이처럼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여러 현상(phenomenon)중 현대인에 초점을 둔 인간의 속성을 과연 인간의 본성(本性)이라 볼 수 있을 것인지. 물론, 번역의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관점의 혼란은 아쉽게 생각된다.


 <인간 본성의 법칙>은 앞서 말했듯 역사를 통해 교훈을 제시하고, 방법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좋은 성공학책이지만, 개인적으로 저자의 접근 방식에 아쉬움이 느껴졌다는 말로 내용을 마무리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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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4 09: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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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4 14: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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