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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셜 보병전투
조지 캐틀릿 마셜 지음, 김석구 옮김 / 일조각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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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셜 보병 전투
조지 마셜 엮음, 김석구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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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롬멜 보병전술- 제2판
엘빈 롬멜 지음, 황규만 옮김 / 일조각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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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70 ~ 1914년의 무기 전쟁은 육군과 해군의 계속적인 기술 발달을 가능케 했다. 1900년 경의 라이플, 피스톨, 카빈 cabine, 기관총이 발달하기 시작했고, 이 무기들은 1914 ~ 1918년 전쟁 기간 중에 사용되었다. 라이플은 제임스 리 James Lee가 발명한, 탄창으로 장전하는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크게 발달하게 되었다. 구경은 좁아졌고, 탄환은 더 가벼워졌다.... 과립 형태의 니트로셀룰로오스를 주재료로 한 무연 화약이 1884년 프랑스에서 채택되었고, 그것은 1884년 프랑스에서 채택되었고, 그것은 말 그대로 전장의 모습을 바꿔놓은 하나의 발명이었다.(p748)... 또 다양한 기관총이 시험되며 발달했다. 그러다가 1883년 하이럼 스티븐스 맥심 Hiram S. Maxim(1840 ~ 1916)이 특허를 낸 기관총이 최종적으로 채택되었다. 그 기관총은 방아쇠를 당기고 있는 한 반동력을 이용해 장전, 발사, 사출이 계속되도록 만들어진 것이었다... 참호 전쟁이 치러진 것은 무엇보다도 그 기관총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으며, 아마도 기관총은 다른 어떤 유형의 무기보다 더 많은 병사를 살상했을 것이다. 1870년대에는 최선의 대포가 전장식인가 후장식인가를 놓고 의견이 양분되었다. 그러나 1880년대에 이르자 더 이상의 여지가 없었다. 발사시 반동을 막기 위한 수압 완충기가 딸린 후장식대포는 이제 표준 장비가 되었다. 또 포신에 강선을 넣어 사정거리가 대폭 늘어났다._ 몽고메리, <전쟁의 역사>, p750


 버나드 로 몽고메리 (Bernard Law Montgomery, 1887 ~ 1976)의 <전쟁의 역사 A History of Warfare>는 제국주의 팽창과 함께 이루어진 군비 경쟁이 현대전(現代戰)의 새로운 양상을 결정지었음을 확인시킨다. 개인 화기에서 전략 무기까지 이전 세대와는 혁명적으로 바뀌어진 무기체계는 전장에서의 살상율을 극적으로 높였고, 참호, 기관총, 독가스로 대표되는 제1차 세계대전은 무기의 위력을 시험하는 장(場)이었다.


 변화된 무기의 양상은 DK의 <무기 Weapon>를 통해서 변화된 전술은 <롬멜 보병 전술 Infantry Attacks by Erwin Rommel>과 <마셜 보병전투 Infantry in battle>를 통해 대대 단위 이하 부대의 전술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독일의 에르빈 롬멜(Erwin Johannes Eugen Rommel, 1891 ~ 1944)과 미국의 조지 마셜(조지 캐틀렛 마셜(George Catlett Marshall, 1880 ~ 1959)의 제1차 세계대전 경험을 담은 이들 책들은 '공격' 위주의 과거 전술에서 '기습'과 '습격'으로 변화된 전술의 핵심 내용을 잘 담아낸다. 다만, 같은 주제의 소부대 전술 책이지만 상세 내용은 차이를 보인다. 주로 야전 지휘관으로 활약한 롬멜의 전술책은 그 자체로 자신의 전투 기록으로 보다 생생한 전장의 상황을 보여준다. 이는 우리가 보다 생생하게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준다.


 나는 평시 총검술을 열심히 연마했기 때문에 총검술 실력은 상당했다. 1 대 3, 수적으로는 열세하지만 나는 백병전에 자신만만하였다. 앞으로 돌격하는 순간 적탄이 날아왔다. 어딘가 맞았다. 적의 3 ~ 4 보 거리에서 분하게도 쓰러졌다. 왼쪽 다리의 대퇴부에 관통상을 입었다. 주먹만한 상처에서 붉은 피가 치솟았다._ 롬멜, <롬멜의 보병 전술>, p69


 반면, 마셜의 <마셜 보병 전투>에서는 개별 전투는 전술 원칙을 설명하는 사례로 소개된다. 이는 주로 참모로 활약한 저자의 경험과 밀접한 관련있어 보인다.

 

마침내 자동화기로 무장한 정찰요원 몇 명이 범람한 강을 도하하는데 성공하였다. 이들 정찰요원 중 한 명이 사격을 실시하려고 준비 중에 있던 독일군 기관총 운용요원을 사살하거나 격퇴하였다. 이러한 갑작스런 사격 소리는 다른 병사들에게도 분발할 수 있는 촉진제 역할을 하여 결국 도하를 완수하였다._ 마셜, <마셜 보병 전투>, p144


 두 권의 책은 전술 부대의 운용에 관한 책으로 군사학에 대한 최소한의 흥미와 배경지식이 있어야 수월하게 읽히는 책이다. 그렇지만, 이들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전장(戰場)에서 인간의 모습과 조직의 대응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라 여겨진다. 


[사진] 제2차 엘 알라메인 전투(출처 : https://world-war-2.wikia.org/wiki/Second_Battle_of_El_Alamein)


 <전쟁의 역사>의 저자 몽고메리 장군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북아프리카에서 롬멜 장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린 경험이 있다. 그런 그가 바라보는 적장 롬멜은 어떤 적이었을까. 개인적으로 이들이 격돌한 1942년 10월 23일  제2차 엘 알라메인 전투(Second Battle of El Alamein)는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Publius Cornelius Scipio Africanus, BC 235 ~ BC 183)와 한니발 바르카(Hannibal Barca, BC 247 ~ BC 183)간의 자마 전투(Proelium Zamense, BC 202) 이후 북아프리카 최대 격전의 의의가 있다 생각된다. 


 롬멜은 전에도 종종 전투를 중지하고 퇴각한 적이 있었다. 그것은 대체로 행정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그는 과거 사막에서만큼은 결코 전투에서 참패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참패를 당한 것이었다. 이제 그의 군대를 아프리카 밖으로 몰아내는 일만 남아 있었다. 그는 석유가 부족해 당분간은 큰 작전을 수행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는 유능한 장군이었다._ 몽고메리, <전쟁의 역사>, p869


 이들 두 전투는 북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전투라는 점 외에도 몇 가지 유사점이 있다. 이들 전투의 승패가 기동전機動戰, Maneuver)에 의해 결정되었다는 점과 이들 전투 후 해당 지역에서의 전쟁이 종결되었다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두 전투에 참여한 라이벌들의 관계가 자못 흥미롭다. '평행이론'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한 점이 있지만. 한니발과 롬멜 두 사람 모두 본국으로부터의 절망적인 보급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한 장군이었지만, 결국 패장이 되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 모두 적장인 스키피오와 몽고메리로부터의 존경을 잃지는 않았다는 점에서도 유사점이 발견된다. <전쟁의 역사>에서 몽고메리는 롬멜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만약 스키피오가 한니발에 대한 저술을 남겼다면 크게 다르지 않았으리라. 이처럼 여러 면에서 몽고메리와 롬멜의 관계를 통해 스키피오와 한니발을 떠올리며 페이퍼를 갈무리한다...

 

 지금 이 순간 정치적 결단까지 떠맡은 두 위대한 사령관이 강화를 제안하고 받아들여, 승자의 광포한 복수심과 패자의 완고함 및 어리석음에 정당하고 합리적인 한계를 두려 했다고 보는 편이 훨씬 개연적일 것이다. 위대한 두 맞수는 공히 고귀한 영혼과 정치가적 재능을 갖고 있었다. 한니발은 불가피한 일에서 대범하게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그에 못지않게 스키피오는 승리의 과도함과 무례함을 현명하게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_ 몸젠, <몸젠의 로마사 3> p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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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튜어트 밀 자서전- 개정판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최명관 옮김 / 창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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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학 원리 4- 사회철학에 대한 응용을 포함하여
존 스튜어트 밀 지음, 박동천 옮김 / 나남출판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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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학 원리 3- 사회철학에 대한 응용을 포함하여
존 스튜어트 밀 지음, 박동천 옮김 / 나남출판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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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학 원리 2- 사회철학에 대한 응용을 포함하여
존 스튜어트 밀 지음, 박동천 옮김 / 나남출판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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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종속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54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서병훈 옮김 / 책세상 / 200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자유를 존중하고 공평무사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선험적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공공의 이익 general good을 위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어떤 제약도 용납될 수 없다. 정의 또는 정책적 필요라는 적극적 고려 때문에 상이하게 취급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법은 차별 대우를 해서는 안 되고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부터 내가 주장하고자 하는 것에는 이런 입증 책임의 면제라는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 존 스튜어트 밀, <여성의 종속>, p15


  공리주의자(Utilitarianism)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1806 ~ 1873)은 평소 입법과 도덕의 유일한 기준을 공리(功利)로 보고, 이를 근거로 개인 이익(私益)과 사회 이익(公益)의 조화를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입증해야 하지만, 밀은 <여성의 종속 The Subjection of Women> 서두에서는 이 문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오랜 기간에 걸쳐 이 문제와 관련한 잘못된 인식이 사회 곳곳에 자리잡고, 이어져 왔기 때문에 논증이 어려운 문제가 '여성의 종속 문제'라는 것이 밀의 설명이다.


 힘에 바탕을 둔 지배를 정당화하는 법이 지배자와 노예, 주권국가와 종속국가, 또는 다른 독립국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그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비록 노예가 국가의 일부분은 아니었지만, 그들도 인간으로서 권리를 가진다는 사실이 처음 인식된 곳은 자유국가였다.(p25)...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류의 기나긴 역사를 통틀어 힘의 법칙이 인간 행동을 규율하는 공인된 규칙이었고, 다른 것들은 그저 특별하고 예외적인 상황의 산물에 불과했다는 것, 그리고 사회의 일반적 문제들이 어떤 형태로든 도덕법칙의 규제를 받는 것이 아주 최근에 와서야 가능해졌다는 사실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다. - 존 스튜어트 밀, <여성의 종속>, p27


  밀은 대표적인 잘못된 인식으로 '성(性)의 본성 차이'와 '가장 지배 체제'를 든다. '본성 本性'이라는 이름으로 차이는 제도화 되었고, 가정에서는 '가장 지배 체제', 사회에서는 '절대왕정'의 기초가 되었다. 이처럼, 밀은 <여성의 종속>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던 '절대적 = 자연발생적'이라는 공식에 의문을 던진다.


 남성과 여성의 타고난 본성 nature 때문에 그들이 각각 현재와 같은 기능과 위치를 담당하게 되었고, 또 그것이 본성에 적합하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아무것도 없다.(p47)... 인간 중 어느 정도가 그런 상황에 있는지, 또는 그런 상황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지에 상관없이, 인간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자연적인 성향을 타고난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대해 최소한의 지식만 갖춘다면 그들이 왜 그렇게 되는지 분명히 알 수 있게 된다. - 존 스튜어트 밀, <여성의 종속>, p48


 절대왕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그것이야말로 유일하게 자연의 섭리에 맞는 정부 형태라는 논리를 펴왔다. 이들은 가장(家長) 지배 체제 patriarchy에서 그 근거를 찾는다. 부모가 자식을 지배하는 것이 옳듯이, 가장이 다스리는 체제가 인류 사회 최조의, 그리고 자연 발생적인 통치 형태라는 것이다. - 존 스튜어트 밀, <여성의 종속>, p32 


 밀은 특히 여성 문제를 특별한 문제로 생각한다, 이는 여성 문제가 '지배 계급의 적극적 지배 욕구'가 개입된 문제이며, 지배 계급(남성)은 '교육'을 통해 이를 달성기 때문이다. 이처럼 특별한 '억압 - 종속'의 관계에서 여성들은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가. 


 여성은 한 가지 점에서 종속 상태에 있는 다른 계급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그들의 지배자가 단순히 복종하고 떠받드는 것 이상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남성은 여성이 복종하는 것 그 자체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여성의 마음까지도 지배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교육의 힘을 통째로 빌려 그 목적을 달성하려 한다. - 존 스튜어트 밀, <여성의 종속>, p37 


  여성 자신들이 해야 할 말을 다 들려주기 전까지는, 남성이 여성에 대해 얻을 수 있는 지식 - 그들의 장차 모습이 아니라, 그저 지금까지 보여준, 그리고 현재 이 시점에서 보여주는 모습만 가지고 이야기하더라도 - 이라는 것은 지극히 불완전하고 피상적이다.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여성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는 때는 아직 오지 않았다. 그런 시점은 아주 더디게 올 것이다. - 존 스튜어트 밀, <여성의 종속>, p54

 

  밀은 문제 해결을 위해 여성은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을, 남성들은 편견없이 여성들의 목소리를 경청(敬聽)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여성들이 자유 경쟁에 따라 자유롭게 자신의 일을 한다면, '시장의 원리'에 따라 조정된다는 것이 공리주의자 밀의 주장이다.


 실제로는 여성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확실하게 안다고 착각하는 남성들이 많은데, 사실 어떤 남성이건 또는 모든 남성을 통틀어서, 여성의 이런저런 특징에 대해 전문가라고 불릴 정도의 지식을 가지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p56)... 한 가지는 분명하다. 그것은 자기 본성에 따라 행동하도록 내버려둔다면, 여성이 그 본성에 어긋나는 일은 결코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흔히 자연이 두려워 자연이 하는 일을 가로막으려 하는데, 그것은 정말 쓸데없는 짓이다... 무엇이든지 여성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일이라면 자유 경쟁에 맡기는 것이 여성에게 가장 도움이 된다. - 존 스튜어트 밀, <여성의 종속>, p57


 <여성의 종속>에서 밀은 에서 19세기 당시 사회가 '성의 차이'와 이로 인한 사회적 역할 분담 문제를 당연시하는 현실에 의문을 제기한다. 또한, 지배 계급인 '남성'에 의한 '여성'의 지배가 제도적으로 뒷받침되고, '교육'에 의해 문제제기도 못하는 현실을 비판하며 나가야할 방향을 제시한다. 그 방향은 여성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밀의 주장은 요약된다.


 이러한 밀의 주장에는 몇 가지 생각할 지점이 있다. 우선, 밀은 <여성의 종속>에서 남성에 의한 여성 지배가 처음부터 야만의 풍습이었으며, 역사 이래 다른 방향에 대한 어떤 고려도 없었음을 비판한다. 그렇지만, 과연 인류는 그러한 고려를 전혀 하지 않았을까?


 남성과 여성을 지배하는 제도의 경우는, 어느 모로 보나 정반대의 과정으로 만들어졌다. 우선 첫째, 약한 쪽을 강한 쪽에 완전히 복속시키는 현재의 이 제도가 더 좋은 것이라고 우기는 사람들은 단지 이론에 입각해서 그런 주장을 펴고 있을 뿐, 다른 양상은 전혀 시험해보지 않았다. - 존 스튜어트 밀, <여성의 종속>, p19


 여기에서, 과거 석기 시대의 수렵/채집 사회(hunter-gatherer society)에서 농경 사회(Agriculture society)의 이행했던 신석기 시대를 살펴보자. 당시 수렵/채집 사회에서 이루어진 성별 분업은 아마도 생물학적 특성에 의해 배분되었을 것이다. 사냥에 필요한 신체적 능력이 뛰어난 남성이 사냥을, 채집에 비교우위가 있는 여성이 채집을 맞는 것은 '시장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역할 배분이 아니었을까. 상대적으로 단순화된 사회에서 업(業)을 이어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신석기 시대에 발생한 사회적 분업을 강압적으로 볼 수 없을 것이다. 마셜 살린스 (Marshall Sahlins)의 <석기 시대 경제학 Stone Age Economics>에 의하면, 당시 채집을 담당하던 여성의 생산성이 수렵의 남성보다 안정적으로 높았기 때문에, 계급 문제를 사회적 관계로 바라본다면 석기 시대의 '여성'의 지위가 19세기의 여성의 지위보다 낮았다고 볼 근거는 없다. 그런 면에서, 별다른 고려없이 여성을 복속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해왔고 강요되었다는 밀의 논지는 근거가 약하다. 


 또한, 수렵/채집 사회에서 농경 사회로의 이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변화가 과연 남성에 의한 일방적인 억압의 결과로만 보기도 어렵다. 보다 노동집약적인 농경 사회에서 가구((家口)는 소경제(petite economy)의 최소단위로, 성별 노동 분업이 보다 지배적인 경제전문화 형태로 나가기 위해서는 '보다 안정적인 경제 생활'을 원하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합의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이러한 과정에서 남성 중심의 체제로 이행된 것이 역사의 발전 과정이라면, 모든 제도를 '지배 이데올로기'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밀의 주장 또한 납득하기 어렵다. 단지, 밀은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영국을 '역사의 정점(apex)'으로 보고, 현재를 기준으로 과거를 추정했을 뿐이다. 밀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당시에는 효율적인 제도와 사회적 선택의 결과가 오늘날에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주장을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또한, '교육'을 여성을 지배하기 위한 수단으로 한정한 관점과 여성의 문제를 다른 계급 문제와 다르다고 보는 의견에도 동의하기 어렵다. 과거 일제는 우리에게 식민사관(植民史觀)을 통해 자신들의 지배를 합리화하기도 하고, 우리나라 군사정부 시절에는 반공(反共) 교육을 통해 국민들을 의식화를 꾀했다. 박근혜 정부가 국정교과서를 추진하려했다는 것도 밀이 말한 '적극적 지배의 수단'과 같은 범주에 속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교육'의 부정적인 측면은 '지배 계급의 이데올로기 수단'이라 할 수 있는데, 밀은 <여성의 종속>에서 교육을 '남성의 여성 지배를 위한 적극적 수단'이라고 한정적으로 사용한다. 그렇지만, 이를 근거로 여성 문제를 특별한 문제로 보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생각해보면, 지배계급이 '적극적 지배'를 원하는 것은 '남성 - 여성' 문제에 한정되지 않는다. '자본가 - 노동자' 계급 문제에서 본다면,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의 '열정'을 끌어내어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고 싶어하지 않는가. 때문에, '적극적 지배' 측면에서 여성의 문제를 특별하게 바라보는 밀의 관점은 설득력이 약하다.


 이와 같이 보여지는 밀의 <여성의 종속> 논리상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밀의 지적은 큰 틀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불평등과 차별을 호소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줄어들지 않고, 점점 더 커지고 있는 현실은 평등한 사회로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의 반증이라 여겨진다. 또한, 여성의 경력 단절 등 사회 진출 문제는 중요한 사회 문제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는 점에서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할 때라 여겨진다. <여성의 종속>이 출판된 지 150여년이 흐른 지금도 밀의  주장이 유효한 현실 속에서, 보다 평등한 사회를 위한 우리의 과제는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PS. <석기 시대 경제학>은 별도의 리뷰로 정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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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자에게 보낸 편지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지음, 류시화 옮김 / 오래된미래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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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결국 혼자 걷는 길이 아닌가. 삶의 해안가에서 나와 바다 사이에 가로놓인 장애물은 아무것도 없다. 내 이웃들은 순례의 길을 가는 동안 잠시 외로움을 덜어 줄 동행들이다. 그러다 갈림길이 나타나면 나는 또다시 홀로 길 위에 서야만 한다. 삶의 먼 여정을 끝까지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p34)

우리가 가진 생각이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사건입니다. 그 밖의 다른 것들은 우리가 이곳에 머무르는 동안 불어가는 바람이 쓰는 일기에 불과합니다. 나는 내 자신에게 말합니다. 네가 좋다고 고백한 그 일을 조금만 더 해보라고.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든 만족하지 않든 거기엔 분명 이유가 있습니다(p60)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말처럼 삶의 길에 끝까지 함께 하는 동행이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조금 더 너그러워지고, 덜 외로울 수 있을까. 소유욕 대신 나누는 마음으로 대신한다면, 비워진 마음 사이로 진실의 빛이 들어올 수 있을까. 아직 걸은 적이 없는 길이라 잘 모르겠다...

나는 단순함의 가치를 믿습니다... 문제들을 단순화 시키고, 불필요한 것들로부터 꼭 필요한 것과 진정한 것들을 구분해야만 합니다.(p20)... 인간을 위해 이따금 새벽을 밝혀 주는 저 희미한 진실의 빛은 다이아몬드보다 더 견고하고 영원한 어떤 것을 드러내 보여 줍니다. 이 세계를 지탱하고 있는 주춧돌은 사실 그것입니다.(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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