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급진적으로는 군사 또는 군사기술 협력을 합법화하고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서 탈퇴하는 상황을예상할 수 있다‘는 다소 의외의 논점을 제기한 뒤 "러시아는 대북 제재 탈퇴의 위험을 진지하게 평가하고 있다. 많은 영역에서 북한과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결의안을 위반한다면 새로운 압박의 명분이 될 것이 분명하다"라고 지적한 점이이 글의 가장 인상적인 대목이다.  - P11

50여 일 만에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상임이사국으로서의 국제적 평판 훼손을감수하고라도 대북 제재로부터의 이탈이라는 북한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극도로 필요한 경우‘에 봉착한 것이고, 한걸음 더 나아가 북한의 안전까지 보장해줘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이 두 가지가 결합된 것이 바로 푸틴 방북을 계기로 북러가 체결할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인 셈이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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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의 감세시도가 전통적 지지층까지 수긍하게 하려면 일부 감세로 인한 세수 결손에 대한논의가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 그러나 당장 대두되는 것은 여전히 ‘선‘과 ‘선 근처에 있는 유권자의 숫자다. 현시점 민주당의 세금 정치에는 확보하려는 유권자와 극복하려는 ‘한 끗‘은 보이지만, 안정적재정을 위한 조세체계 밑그림은 보이지 않는다. 속내가 뻔히 들여다보이는 감세정책일수록, 반발도 큰 법이다. - P15

만약 일각의 주장대로 종부세를 재산세와 통합해버린다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일부 ‘부자‘ 지자체에서 재산세 감면과 같은 정책 수단을 동원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지자체·지방의회의 판단과 결심만으로 대규모 세금 환급이 이뤄질 수 있다.  - P17

금투세 폐지를 요청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의 동의자 수가 6월12일 현재 6만명을 넘겼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금투세 공격에 나섰다. 보수언론들은 일제히 금투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하는 ‘징벌적 과세‘이고 ‘주식시장을위축시킬 것‘이라며 유예나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중도층으로 불리지만 사실은 충분한 주식투자 재원 조달 능력을 가진 계층의 지지를 얻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 P21

다양한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영일만 석유 시추 계획을 둘러싼 검증은 아직본격적으로 시작되지 못한 상태다. 심층분석 결과를 도출하게 된 과정에 대한 자료를 산업부 및 한국석유공사가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비단 액트지오와 한국석유공사 사이 계약 과정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동해 ‘대왕고래‘ 지역에 20% 확률로 석유·가스가 매장된 것이 맞는지부터 검증이 시작돼야 한다. - P24

삼성의 진짜 위기는 앞서 말했듯 신기술 분야에서 보인 대응 실패를 만회할수 없을 때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뉴욕타임스>는 전삼노의 파업 소식을 보도하면서 한 애널리스트의 말을 빌려 이렇게썼다.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매우 존경받는 기업이었고, 수십 년 동안 선두를 지켜왔다. 그러나 그들은 기술 리더십을 잃었다. 노조 파업은 그들이 현시점에서 직면하고 있는 많은 문제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 P35

11월 대선을 겨우 5개월 앞둔 시점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키지 않는 승부수를 빼들었다. 경제 문제와 함께 불법이민자 문제가 올 대선의 최대 이슈로 급부상하자 이들을 규제하기 위한 행정명령을 발동한 것이다.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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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권남용 수사‘라는 칼을 누구보다 날카롭게 휘두른 끝에 지금의 자리에 오른 검사 출신 대통령은 법정에 선 시민의 묵비권과 유권자에게 판단 근거를 제공해야 할 정치세력의 의무를 구분하지 않고 있다. 그러는 사이 박정훈 대령은 여전히 재판을 받고 있고, 머리가 하얗게 센 해병대 예비역들은 거리로 나와 군가를부른다. 채 상병 순직 1주기가 다가오고있다. - P15

결국 ‘정경유착을 통해 획득한 재산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라는 과제가 던져졌다. 법원은 이것을 가사 법원에서 판단할 몫이 아니라 사회공동체가 논의할 몫으로 남겼다. - P27

투자 전문기관인 서스틴베스트의 류호정 투자솔루션팀장은 "지주회사인 SK(주) 최대주주의 소송 리스크와 재원 마련딜레마가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부각되고 있다. 소송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로 인한 평판 리스크가 높아지고 주가 영향도 지속될 수 있으리라 보인다. SK(주)로서는 이러한 리스크 부담을 최소화하는 게 필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류 팀장은 "다만 최태원 회장 입장에서는 SK(주) 주가부양의 유인이 더 높아진 셈이므로 자사주소각 확대 등 보다 적극적인 주주친화적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도 덧붙였다. - P29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 튼튼한안보의 목표이고 외교이다.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 정지‘ 대응은 전임 정부에서 합의한 것을 어떻게 해서라도 지우고자 하는 현명하지 못한 정치적 결정이다. 서해에서 군사적인 충돌을 유발하려고기회만 엿보고 있는 북한에 도발의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 9.19 군사합의 전부를 효력 정지한 것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국제사회에서 한반도를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늘어날 것이다.  - P38

신석기시대부터 존재한 의자는 편안함보다는 권력을 상징하는 도구로 만들어졌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서양에서는점차 모두가 권력의 상징인 의자에 앉을수 있게 되었다. 가내수공업과 산업혁명이 시작되자 사람들은 의자에 앉아 기계와 함께 일하게 되었고, 현대에 와서는 사무실에서 종일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의자는 우리 몸에 좋은 것이아니다. 인간의 몸은 원래 장시간 걷도록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도 이 글을 쓰느라 의자에 앉아 있다.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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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공포는 서로 무관하지 않다. 빌라로 대표되는 다가구·다세대 주택 전세기피 현상이 강해질수록 자연스럽게 아파트 전세에 대한 수요가 늘기 때문이다. 아파트는 비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낮고, 적정 시세가 얼마인지 확인하는 것도 용이하다. 결국 안전의 문제다.  - P12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실무차원의 결코 무시할 내용이 아니다. 채권 평가가 어렵고 대규모 행정 재원투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그저 수비적인 태도라고 치부하기 어렵다. 이런 걱정을 할 만큼 현재 전세사기·사고 건수가많으며, 광범위한 피해가 양산되고 있다. - P15

그러나 연금개혁의 목표는 기금 고갈을 막는 것만이 아니다. 보험료율13%-소득대체율 44% 안은 보험료율을올리긴 하지만 소득대체율도 올리기 때문에, 기금 고갈 뒤 미래세대가 내야 할 최대 보험료율이 기존 35%에서 38.3%로뛴다. 물론 미래세대 최대 보험료율 자체는 소득대체율 43%인 경우(국민의힘 안·37.5%)나 45%인 경우(민주당 안.39.1%)나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소득대체율이 40%와 45%인 경우의 GDP 대비국민연금 총지출액 비중은 대략 1%포인트 차이가 난다. 결코 작은 돈이라고 하기어렵다. - P23

자녀를 가지든 가지지 않든, 결혼을하든 하지 않든 사람들은 저마다 행복을추구하며 더 나은 삶의 전망을 그릴 수있는 방향으로 인생을 계획한다. 정윤영씨는 "결혼 후 내가 제일 잘한 일은 아이를 갖지 않은 것과 첫째 강아지를 입양한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이런 제안을덧붙였다. "만약 출산을 망설이는 무자녀 부부를 설득하고 싶다면, 정부가 저출산 지원책을 제시하거나 노후 빈곤에대한 두려움만 강조할 게 아니라 ‘아이를낳아도 행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게 우선일 거다. 그게 가장 좋은 ‘영업‘ 방법아니겠나."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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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로 자본관계 때문에 라인야후가 네이버 클라우드의 관리감독을못한 건지, 네이버가 라인야후 모회사 지분을 매각하면 보안이 강화되는지에 대한 근거는 부족하다. 무엇보다 법적으로이런 요구가 정당화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총무성의 부정에도 불구하고 ‘경제 안보‘의 중요성을 감안한 요구라는 해석이 일본 언론 내에서도 나온다.  - P19

결국 경제 안보 협력과는 다른,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가는 ‘역사 트랙‘이 별도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복구해야 한·일 관계가 지속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국의 야당들도 ‘일본 총무장관이 이토 히로부미 5대 손자‘라고 공격하거나 갑작스레 독도를 방문하기보다는, 지난 정부 대일 외교를 책임진 세력으로서 풀지 못한 숙제가 있음을 성찰할 필요가 있다.  - P21

올해 3월 세계기상기구는 지난해 전세계를 뜨겁게 달군 엘니뇨 현상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엘니뇨가약해지면 올해 폭염과 폭우도 함께 약해지지 않을까. 불행히도 그렇지 않다. 오히려 엘니뇨가 발생한 이듬해에 더 심각한 폭염과 폭우가 올 수도 있다. 바닷물이 여전히 뜨겁기 때문이다. - P31

자본주의가 태동할 때 강조한 특정가치가 있다. 농경사회의 기반이무너지면서 도시화가 진행되고 많은 사람이 임금노동자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일을 해야 한 사람으로서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 가치로 자리 잡았다. 생산하지못하거나,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 노약자, 정신질환자 등은 ‘문제 있는사람‘이 됐다.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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