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 탈무드 (케이스 포함) - 유대 5000년 최고의 예지 총서
이희영 지음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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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로몬 탈무드>는 제목과는 달리 솔로몬(Solomon, BC 971 ~ BC 931)왕과는 큰 관계가 없는 책이다. 탈무드 문헌 자체가 방대하다보니, 한 권 안에 모든 내용을 담는다는 시도 자체가 불가능한 작업이다. 저자 역시 이러한 점을 인정하고 <솔로몬 탈무드>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솔로몬 탈무드>는 방대한 탈무드의 내용보다는 탈무드의 배경 지식 중심으로 책을 구성했기 때문에, 유대 민족과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는 유용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깊이 있는 삶의 지혜를 느끼기 위해서라면 큰 도움이 되지 못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의 많은 내용이 유대 문헌의 특징, 성공한 유대인 사례, 유대인의 인생철학, 유대인 교육 방법 등을 다루기에 자기계발서 / 비즈니스 경영서적의 분위기를 많이 느끼게 된다. 때문에, 페이지는 1,000여쪽에 이르지만 크게 어려운 내용이 없어 쉽게 읽을 수 있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와 닿는 부분은 '유대교'와 '그리스도교(기독교)의 차이점을 설명한 부분이다. 기독교 사상에 바탕을 둔 많은 자기 계발서와 신앙서적들 중 상당수가 탈무드의 구절을 출전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구약성경(토라)의 내용이 공통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기독교 사상에 익숙한 우리가 <탈무드>를 쓴 유대인의 관점에서 <탈무드>를 바라보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물음을 해본 적도, 이에 대답을 한 적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솔로몬 탈무드>에서는 삶에 대한 유대인과 기독교인의 차이에 대한 내용을 언급하고 있다. (사실, 이런 관점으로 접근한다면 구약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슬람 문헌도 언급 될만하지만 아직까지 이슬람의 <꾸란>의 내용을 가져온 서적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솔로몬 탈무드>에서 유대교인과 그리스도교인의 다른 삶의 방식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그리스도교 신학자 제임스 파크스 박사는 이 점에 대한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의 차이를 대비시켜 이렇게 썼다. "유대교에서는 신이 인간에게 '나의 창조계획을 성취해라'고 명하고, 인간은 "예"라고 대답한다. 그리스도교에서 인간은 하느님에게 이렇게 대답한다. "당신의 창조과업을 성취해 주십시오. 어리석고 죄 많은 우리들은 할 수 없습니다."라고. 그리고 하느님은 "그래, 그렇게 하지"라고 대답하신다"는 것이다.(p499)'


 그리고, 이러한 유대교인과 기독교인의 삶에 대한 차이는 마사다의 청년 다윗 이야기에서 더욱 극적으로 표현된다. 그전에 먼저 마사다(Masada) 항쟁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사진] 마사다 (출처 : 위키백과)

사다(히브리어 מצדה, , 요새라는 뜻)는 이스라엘 남쪽, 유대사막 동쪽에 우뚝솟은 거대한 바위 절벽에 자리잡은 고대의 왕궁이자 요새를 말한다. AD 73 제1차 유대-로마 전쟁 당시 끝까지 로마군에 항거하던 유대인 저항군이 로마군의 공격에 패배가 임박하자 포로가 되지 않기 위해 전원 자살한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 중에 하나이며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AD 73에 드디어 공성을 위한 성채가 마련되자 로마군은 공성기를 이용해 성벽일부를 깨뜨리고 요새로 진격해 들어갔다. 그러나 식량창고를 제외한 요새안의 모든 건물이 방화로 불에 탔고 엄청난 수의 자살한 시체들만 즐비했다... 다른 건물을 모두 불에 태우면서도 식량창고만은 남긴 것은 최후까지 자신들이 노예가 되지 않으려고 자살한 것이지 식량이 없거나 죽을 수밖에 없어서 자살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었다. 마사다에서 살아남은 것은 여자 두 명과 다섯 명의 아이들뿐이며 로마군은 그 무서운 자살 광경에 겁을 먹고 그들을 죽이지 않았다고 한다. [출처 : 위키백과]


 '운명은 정해져 있었다. 야훼만이 우리를 구할 수 있었지만, 야훼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래도 인간에게는 끝까지 선택의 여지가 주어져 있다. 우리는 모두 죽게 되었지만, 똑같은 모양으로 죽을 필요는 없다. 더구나 짐승처럼 죽어서야 되겠는가? 야훼가 우리를 불행에 떨어뜨렸지만, 우리를 타락시킨 것은 아니었다.(p517)..."우리는 우리를, 아내와 아이들을 죽여야 한다.... 소중한 것은 목숨이 아니다. 영혼이다. 야훼는 우리에게 영혼을 주셨다. 만일 아내와 아이들을 노예로 만드는 길을 택한다면, 야훼가 주신 영혼을 더럽히는 것이 되고 만다.(p518) - 요세푸스(Flavius Josephus , AD 37 ~ 100) 의 <유대전기> 중 -'

 마사다 항쟁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유대인들의 모습에서 기독교와 같은 경전(<구약성경>)을 공유하지만, 사상이 다른 이들의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  문헌에 나타난 글에 묘사된 신(神)에 대한 태도는 보다 적극적이며, 주체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 다음에 언급된 기독교의 황금률 (黃金律,Golden Rule)인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에 대한 유대교적 해석 등은 우리에게 기독교와는 다른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준다.

'"내가 싫어하는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마라." 실제로 예수 그리스도는 이런 부정 형식으로 말햇을 것으로 생각된다.... 부정형 표현이었다고 하는 이 주장은 어디까지나 가설이다. 하지만 이 가설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부정형으로 하기 위한 이유가 2가지 있다. 첫째 이유는 본디 부정 표현을 좋아하는 것이 유대인의 경향이라는 점이다. 토라의 중심에 있는 10계명(출애굽기 20장 2 ~17절)을 보면 그 중의 셋이 긍정형, 나머지 일곱이 부정형으로 씌여져 있다. 특히 대인 관계에 관한 조문(6~ 10계)은 모두 부정문이다. 또 구약 외전(外典)인 <토비트>에는 인용구와 똑같은 내용으로 부정형 표현을 볼 수 있다. "자기가 싫어하는 것을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된다."(p223)'


 다만, 아쉽게도 책의 깊이면에서 <솔로몬 탈무드> 전체에서 보다 깊이 있는 차이 해석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내용의 전개면에서 단순히 '유대인은 어떻다'라는 유대인의 특성을 전후 연관없이 나열하고 있는 점이 한계로 느껴진다. 이런 면에서 <솔로몬의 탈무드>는 유대인의 문화를 소개하는 자기 계발서로서는 어느 정도 내용이 있지만,  '솔로몬'과 '탈무드'라는 말 속에서 보다 심오한 의미를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부족한 부분이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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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30 17: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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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30 17: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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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30 17: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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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30 17: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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