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학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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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학 Aristoteles Politika>은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쓰여진 국가 공동체, 국가 정체, 이상적인 국가 정체에 관한 책이다. 전체 8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다른 저작들과의 연계성도 많은 작품이다. 이상적인 국가에 관해서는 플라톤의 <국가>, <법률>의 내용을 언급, 내용을 비판하고 있으며, 국가의 덕목 및 정체와 관련해서는 아리스토텔레스 자신의 <니코마코스 윤리학>과 맞닿아 있다.


<정치학>의 전체 구조는 다음과 같다.


제1권에서는 국가공동체의 본질과 노예 제도, 재산 획득, 가족 구성원들의 지위를 다루고 있으며, 제2권에서는 플라톤의 <국가>, <법률>의 국가에 대한 비판을, 제7권과 제8권에서는 플라톤이 구가유지를 위해 필요한 교육에 대해 담고 있다. 또한, 제3권에서 제6권까지의 내용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생각하는 정체(政體)와 정체의 변화를 주제로 한다. 이 부분이 <정치학>에서 가장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부분이며 여기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체를 중심으로 <정치학>을 살펴보자. 그 본격적으로 살펴보기 전에 정체의 배경이 되는 부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생각하는 정체(politeia)는 한 국가 주민들 사이에 확립된 제도이며(1274b32), , 시민은 양 부모가 모두 시민인 자로 한정된다.(1275b22). 그리고, 국가는 시민(polites)으로 구성된 복합체(1274b38)를 의미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정체는 올바른 정체이고, 치자(治者)의 이익을 추구하는 정체는 올바른 정체가 왜곡된 잘못된 정체라고 생각한다.(1279a16)


1. 정체(政體) : politeia


가. 이론적인 정체


 1) 아리스토텔레스는 공공의 이익 추구 여부에 따라 올바른 정체와 올바르지 않은 정체로 구분하였다. 세부적으로 올바른 정체의 종류를 통치자의 수에 따라 '왕정', '귀족정체', '혼합정체'로 구분하였고, 이러한 정체가 왜곡된 것을 각각 '참주정체', '과두정체', '민주정체'로 분류하였다.


'한 사람이 통치하는 정부들 가운데 공동의 이익을 고려하는 정부를 우리는 보통 왕정(王政 basilieia)이라고 칭하며, 한 사람 이상의 소수자가 통치하는 정부를 귀족정체(aristokratia)라고  칭한다.....그러나 다수자가 공동의 이익을 위하여 통치할 경우, 정부는 모든 정체에 공통된 명칭인 '정체' 또는 '혼합 정체'라고 불린다.(1279a32)'


'앞서 말한 정체들 중 왕정이 왜곡된 것이 참주정체, 귀족정체가 왜곡된 것이 과두정체, '혼합정체'가 왜곡된 것이 민주정체다. 참주정체는 독재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1인 지배 정체(monarchia)고, 과두정체는 부자들의 이익을 추구하며, 민주정체는 빈민의 이익을 추구한다.(1279b4)'


2) 민주정치와 과두정치의 차이는 가난과 부(富)이며, 국가의 최고 권력은 민중 전체가 가져가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그리고, 국가의 존립을 위해서는 교육과 탁월함이 중요하다.


'과두정체 지지자들은 자신들이 한 가지 점에서, 예컨데 부(富)에서 불평등하면 모든 점에서 불평등하다고 믿는다. 민주정체 지지자들은 자신들이 한 가지 점에서, 예컨데 자유민의 신분에서 평등하면 모든 점에서 평등하다고 믿는다.(1280a7)'


'대중이 지나치게 저질스럽지 않는 한 이들 개개인은 전문가들보다 못한 판단을 내릴지 몰라도 집단으로서는 더 나은 또는 못지 않는 판단을 내릴 것이기 때문이다.(1282a14)'



[사진1] :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집단지성의 위대함을 일찍 깨달은 선각자라는 생각이 든다.


나. 실제적인 정체


1)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있어서, '왕정'과 '귀족정'은 최선의 정체(1289a26)이며, 이론적인 정체다. 현실적으로는 민주정체와 과두정체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으며, 다른 정체는 이들 두 정체의 혼합이라는 것이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다.


'참주정체가 최악이고, 올바른 정체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 과두정체는 귀족정체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만큼 그다음으로 나쁘고, 민주정체가 가장 견딜만한다.(1289a38)'


2)  결국 현실에서 나타날 수 있는 정체의 유형은 '왕정'을 제외한, '귀족정체', '혼합 정체', '참주정체', '과두정체', '민주정체'로 나눌 수 있다.(1293a35). 아리스토텔레스는 '귀족정'을 이상적인 정체로 생각하고 있으나, 무조건 가장 훌륭한 자들(aristoi)로 구성된 진정한 귀족정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실에서는 '혼합정체' 중 민주정체 요소가 더 많이 혼합된 정체를 '혼합정체', 과두 정체에 기울어졌을 때는 '귀족정체'라고 해석을 한다. 


3)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행복한 삶이란 방해받지 않고 탁월함에 따라 사는 삶이며, 탁월함은 중용(中庸 mesotes)에 있다고 말하며, 국가에서도 이러한 논리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295a34)


'정체는 더 잘 혼합될수록 그만큼 오래 존속된다. 귀족정체를 구성하려는 사람들도 흔히 실수를 하는데, 부자들에게 너무 많은 권력을 줄 뿐만 아니라 민중을 기만하는 것이다.(1297a6)'


다. 정체 변혁


1)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체 변혁의 원인으로 평등추구, 시민들의 심적 상태와 영향, 공직자들의 교만과 탐욕, 유력자들 사이의 불화 등을 정체 변혁의 원인으로 생각한다.


2) 민주정체가 전복되는 이유는 주로 민중선동가(demagogos)들의 무절제(aselgia)때문이며, 그 결과 참주정체로 이행이 된다.(1304b19) 과두정체는 정부가 대중을 부당하게 억압할 때(1305a36)와 과부정부의 구성원 중 일부가 경쟁심에서 민중선동가 역할을 할 때(1305b22) 제제 변혁이 일어나는데, 체제 변혁은 참주정체 등 다른 체제로의 변혁 또는 다른 유형으로 변형이 일어나게 된다.(1306b16)


3) 이에 반해, '혼합 정체'와 귀족정체가 해체되는 것은 정체 자체가 정의(正義)에서 이탈하였기 때문이며(1307a5), 그 결과 '혼합정체'는 '민주정체'로, '귀족정체'는 '과두정체'로 바뀌게 된다.(1307a5)


라. 정체의 보존 방법


1) 정체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불법행위를 하지 않도록 감시해야 하며, 특히 사소한 범법행위(paranomia)를 경계하는 것과(1307b30) 입법이나 다른 제도(oikonomia)를 통하여 공직을 축재 수단으로 삼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1308b31)


2) 또한, 정체에 대한 충성심, 고도의 업무 수행 능력, 탁월함과 정의감을 갖춘 인물이 국가의 요직에 취임해야 한다.(1109a33) 여기에, 중용(中庸)의 추구를 정체 유지방안으로 생각할 수 있다.


<정치학>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과 달리 이론적인 정체와 실제 정체를 구분하여 정체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 또한, 체제가 어떤 방식으로 이행하며, 체제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국가의 이상'만을 제시한 플라톤보다 발전된 정체(政體)이론을 발견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귀족정'을 이상적인 정체를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여러 정체가 혼합된 '혼합 정체'를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긴다. 혼합 정체에서 다른 정체의 장점이 잘 혼합된 '중용'에 따라 체제가 운영될 때 그 체제는 바람직하다고 여겨진다.


이와 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은 현대 우리에게 무엇을 어떤 점을 알려줄 수 있을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학>에서 국가는 시민들의 복합체이며, 이들의 공동선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올바른 정체란 이러한 공동선을 추구하는 체제를 의미하고, 이러한 체제를 보존하기 위한 방안 - 범법행위 금지, 부정 축재 금지 - 등을 주장하고 있다. 


지금 기준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는 '올바른 정체 기준'은 2016년 대한민국에서 제대로 적용되고 있을까? 


2016년 대한민국에서는<정치학>에서 논의한 다른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학>  제5권 11장 <독재정체 특히 참주정체의 보존방법>을 살펴보자.

 

'참주정체의 보존은 피치자들이 가능한 서로 모르고 지내도록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며(1313a34),... 히에론이 내보냈던 '엿듣는자(otakoustes)'들과 같은 비밀경찰을 갖고 있어야 한다. 또 참주는 피치자들을 가난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피치자들이 내는 세금으로 자신의 친위대를 유지할 수 있고, 피치자들은 일용할 양식을 구하느라 음모를 꾸밀 시간이 없을 것이다.(1313b6)'





이런 면에서 볼 때, <정치학>은 현대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주며, 고전인 이유를 제대로 보여준다. 


책을 읽고 난 후,  아리스토텔레스가 가장 나쁜 정치로 지목한 '독재정치', '참주정치'가 중세(中世)를 지나 2000년 뒤에는 당대인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졌을까가 궁금해진다. 이를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통해 살펴보는 것은 또 다른 재미일 것이다.


<정치학>에서는 이와 같이 정체(政體)뿐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의 경제관, 사회제도(노예제도, 가족제도)등에 대한 여러 사상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일독(一讀)할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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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4 12: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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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4 12: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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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4 20: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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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4 21: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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