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 노자 : 道에 딴지걸기 지식인마을 6
강신주 지음 / 김영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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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철학과 노자 철학 입문서

 

이제는 일반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진 철학자  강신주 박사가 쓴 장자와 노자 입문서다.

 

저자가 생각하는 장자 철학의 핵심은 '소통'이다.

우리는 고정된 자의식이 아닌 유연한 자의식을 가져서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면서 우리 자신을 바꿀 수 있다.  이러한 소통을 통해 타인(또는 타자)와의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우리 자신을 바꿀 수 있고, 바뀐 자신을 통해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는 것이 장자 철학이라는 저자의 주장이다. 그리고, 본문에서 '조삼모사'이야기와 '송나라 상인'처럼 간단한 예화를 통해 그러한 저자의 주장을 다시 살펴본다.

 

또한, 저자는 노자의 철학을 통치 철학으로 규정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노자의 사상은 '무위자연'으로 알고 있지만, 실상은 강력한 부(富)의 재분배를 주장한 강력한 사회민주주의 통치 철학이라고 정의한다. 또한,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편을 구체적인 문헌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전제 위에 주로 국가 경제 구조를 바탕으로 노자의 도덕경이 어떻게 해석되는가를 논의하고 있는 것이 본문 내용이다.

 

'노자'의 <도덕경>은 함축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내가 알고 있는 몇 가지를 정리해 보면 <도덕경>의 해석은 크게 두 줄기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최진석 교수, 강신주 박사 등은 <도덕경>의 '통치 철학적인 면'을 강조하는데 반해, 오쇼 라즈니쉬, 유영모 등 종교 관련 연구자들은 '자연의 일반 질서'로 <도덕경>을 해석하고 있어 해석에 있어 입장 차이를 보이는 듯 하다. 이외에도 <도덕경>을 처세술로 정의하거나, 신과학으로 정의하는 등 <도덕경>과 관련해서는 많은 이들이 다양한 해석을 하고 있다.

 

'지식인 마을' 시리즈 중에서 서양 사상들을 다룬 편들은 대체로 핵심 사상과 논점이 잘 정리되어 있어 이를 바탕으로 지식을 심화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에 반해, 동양 사상과 관련해서는 학자들간 이견(異見)이 많아서인지 논점보다는 저자의 주관(主觀)이 많이 나타나는 느낌이다. 그래서, 동양 사상과 관련해서는 '깊이 읽기'에 나오는 책 이외에도 다양한 책을 접해서 다양한 관점을 검토하고 자신의 견해를 수립하는 편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이 책을 통해 장자와 노자 철학의 출발을 전반적으로 바라볼 수는 없을지라도, 하나의 관점을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잡을 수는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후 공부를 통해 깊이와 넓이를 확장시키는 것은 독자들의 과제겠지만,  이처럼 타인의 견해를 수용하면서 자신을 세우는 자세가  바로 강신주 박사가 말하고자 하는 장자의 '소통'의 출발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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