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그리스도교 교리를 정립한 아우구스티누스와 중세 스콜라 철학을 대표하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살펴보는 입문서.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신앙과 이성과의 관계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신앙은 '이해하기 위해 믿는다'로,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앙은 '믿기 위해 이해한다.' 로 요약된다. 이러한 관계의 연장 선상에서 아우구스티누스는 플라톤 사상의 영향을 많이 받은 반면, 토마스 아퀴나스는 아우구스티누스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을 받아 그 사상 체계를 정립하는 것으로 정리된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기초 위에 두 사상가의 신앙을 정리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우구스티누스 편에는 플라톤 사상의 영향, 아우구스티누스의 조명론, 삼위일체론, 마니교와 펠라기우스주의와의 대립 등과 관련한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 편에서는 아퀴나스와 아우구스티누스 철학의 차이,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수용, 안셀무스와 아퀴나스의 하느님 존재 증명(하느님 존재 증명의 다섯 가지 길) 등이 소개되어 있다.
두 사상가의 주요 핵심이 잘 소개되어 있어, 이를 바탕으로 이해를 심화시키면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 다만, 내가 가진 책의 출판년도가 2008년으로 되어 있어, 이후 출판된 좋은 저서에 대한 소개가 빠진 점은 다소 아쉽게 생각된다. 그렇지만, 이 부분은 '깊이 읽기'에 소개된 서적의 참고 문헌과 서평을 참고해서 읽는 것을 통해 그리스도교에 대한 이해를 심화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게 되는 점이 하나 있었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은 당대에 충격을 주었지만 바로 수용되지 못했다. 오히려, 그는 죽은 지 1년이 지난 1275년 부관참시(剖棺斬屍)를 당하게 되는 등 이단시 되었다. 그러다가, 1375년 복권되고 현재는 가톨릭 신학의 주류로 인정받게 된다. 결국, 신학 교리도 끊임없이 변화되어 온 것이다.
신앙은 개인의 믿음의 문제지만 이처럼 사회의 발전에 따라 변화되고(비록, 수용속도가 느릴지라도) 있다는 것을 볼 때, 새로운 문제제기에 대해 신앙인들의 열린 자세가 필요한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