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전집 5 - 테아이테토스 / 필레보스 / 티마이오스 / 크리티아스 / 파르메니데스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플라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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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레보스>는 소크라테스와 프로타르코스 사이에 사람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대화편이다. 사람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좋음이며, 좋음이라는 것은  즐거움과 괴로움이 혼합된 삶 속에서 아름다움, 균형, 참됨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되는 대화편으로 전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사람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 좋음에 대한 논의


가. '좋음'에 대한 의견과 정의

1) 필레보스의 좋음 : 즐거운 것, 즐거움, 기쁨(11b)

2) 소크라테스의 좋음 : 지혜, 지성, 기억(11b)

3) '좋음'의 정의 : 모든 사람의 삶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혼의 자세 또는 상태(11d)


2. 좋음에 대한 속성


가. '즐거움'의 속성

1) 필레보스의 즐거움 : 모든 즐거움은 모두 좋은 것(13b)

2) 소크라테스의 즐거움 : 대부분의 즐거움은 나쁜 것(13b)

3) 일자(一者)와 다자(多者)의 문제 : 하나와 여럿의 관계(14c)

가) 하나와 여럿의 문제 :  존재의 문제(15b)

- 존재하는 것은 한정성과 비한정성을 내포함(16d)

- 사물의 형상( idea) : 개개의 사물마다 형상이 있으며, 형상은 사물안에 내재함(16d)

4) '한정성'과 '비한정성'

가) 사물을 파악할 때 사물의 수(한정성)에 주목한 논의 전개가 필요함(18b)

5) 논의에 대한 재정리

가) 좋음에는 즐거움과 지혜 뿐 아니라, 둘보다 더 나은 제3의 것이 있음(20c) : 제3의 것에 대한 고려가 필요함


나. '좋음'에 대한 고찰

1) 좋음의 속성 : 좋음은 그 자체로 완전하며, 충분함(20d)

2) 즐거움의 삶과 지혜의 삶에 대한 고찰

가) 지혜를 배제한 즐거움의 삶(21b)

- 지혜가 없으면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즐거움을 느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함(21c)

- 즐거움은 지혜가 필요하기 때문에 완전하지 못하며, 즐거움이 될 수 없음(21c)

나) 즐거움을 배제한 지혜의 삶(21e)

- 감정들에 무감각한 삶은 바람직하지 않음(21e)

다) 논의 내용 변경 : 즐거움과 지성과 지혜가 혼한된 삶에 대한 고려(22b)

- '혼합된 삶'은 즐거움과 지혜 중 어느 편에 더 가까운 것인가(22d)


다. '혼합된 삶'에 대한 고찰

1) 사물의 분류 : 비한정성, 한정성, 혼합된 것, 혼합과 생성의 원인

2) 비한정성 : 일정량을 가지지 않아 한도를 설정할 수 없는 것 '더  뜨거운 것', '더 찬 것'(24b)

3) 한정성 : 일정량을 가지는 수(數), 도량(度量), 비례(25b)

4) 혼합된 것 : 적도(適道)와 균형(26b)

5) 혼합과 생성의 원인(27b)


라. 즐거움

가) 우주의 질서를 통한 즐거움 고찰

- 지성과 지혜에 의한 우주의 조정(28e)

- 우주의 본성 : 불, 물, 공기, 흙(29a)

- 우주로부터 모든 생명체에게로 본성과 자질이 공급됨(29e)

- 우주 질서의 원인은 지혜와 지성(30c)

- 지성은 혼합과 생성의 원인에 속하는 반면, 즐거움은 비한정성을 가짐(31a)


마. 즐거움과 괴로움

1) 즐거움과 괴로움은 본성상 혼합된 부류에서 생겨남(31c)

2) 고통과 즐거움

가) 조화가 깨지면 고통이 생겨나는 반면, 조화가 회복되면 즐거움이 생겨남(31e)

나) 즐거움과 괴로움은 혼합되지 않은 순수상태에서 생겨나지만, 상황에 따라 좋은 것의 본성을 가지게 됨(32d)

3) 지성과 즐거움의 삶

가) 지성과 지혜의 삶은 신(神)적인 삶이며, 즐거움이나 괴로움을 느낄 수 없음(33c)

나) 즐거움의 인식

-  욕구 : 배고픔, 목마름(34e)

-> 사람은 비어있는 것에서 채워지는 것을 원함(35b)

-> 욕구는 현재 상태와 반대되는 것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혼에 속하는 활동임(35d)


바. 참된 즐거움과 거짓된 즐거움

1) 참된 의견과 거짓된 즐거움이 있는 반면, 즐거움은 참되기만 한 것인가?(37b)

2) 참된 의견과 거짓된 의견

가) 참된 의견과 거짓된 의견에는 즐거움과 괴로움이 뒤따름(38b)

- 참된 것을 기억하고 지각하면 참된 의견이 생겨나지만, 거짓된 것을 기억하고 지각하면 거짓된 의견이 생겨남(39a)

나) 의견은 미래에도 적용되며, 미래에 대한 의견은 희망적임(39e)

- 훌륭한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의견은 참된 것이지만, 나쁜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의견은 거짓된 것이며, 거짓된 즐거움임(40b) : 나쁨에서 비롯된 나쁜 즐거움

-> 즐거움과 괴로움을 동시에 느끼게 되는 경우에는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삶을 사는 것임(43c)

3) 반(反)향락주의자들의 '즐거움'에 대한 견해

가) 모든 즐거움은 고통으로부터의 탈출임(44c)

나) 인생의 비극과 희극 전반에 걸쳐 괴로움은 즐거움과 섞여 있음(50b)

4) 참된 즐거움의 유형

가) 결핍은 느낄 수 없고 괴롭지 않지만, 충족은 느낄 수 있고 즐거운 모든 것과 관련된 즐거움(51b)

나) 참된 즐거움의 유형 : 형태, 색깔 등 즐거움, 소리, 냄새 등 즐거움, 배움의 즐거움(51e)

다) 작지만 괴로움으로 오염되지 않은 즐거움이 크지만 괴로움으로 오염된 즐거움보다 언제나 더 즐겁고, 더 참되고, 더 아름다움(53c)


사. 사물의 분류

1)사물은 생성과 존재로 분류할 수 있으며, 생성은 존재를 위해 생겨남(54a)

2) 즐거움이 생성이라면 별도의 목적이 존재함(54c)

 

아. 지식에 대한 고찰

1) 참된 지식은 철학자들의 열성이 내포된 산술과 측정술임(57c)

2) 소피스트들의 변증술은 유용하지만, 참된 지식이 아님(58b)

3) 지식도 즐거움과 마찬가지로 순수한 것이 참된 지식임(59c)


3. 좋음과 즐거움과 관계

가.  좋음과 즐거움은 별개의 것이며, 좋음에는 즐거움보다 지혜가 더 많이 관여함 : 소크라테스 의견 (60b)

나. 혼합된 삶에서 좋음을 찾야야 함(61b)

다. 혼합은 모든 지식들의 가장 참된 부분들의 섞임이 되어야 함(61e)

라. 좋음의 추구

1) 좋음은 아름다움, 균형, 참됨의 형상으로 혼합된 삶으로 나타남(64e)


4. 좋음의 순위

- 1순위 : 적도, 절제있는 것, 시의적절함(66a)

- 2순위 : 균형, 아름다움, 완전함, 충분함(66b)

- 3순위 : 지성, 지혜(66b)

- 4순위 : 혼 자체에 속하는 지식, 기술, 바른 의견(66b)

- 5순위 : 괴로움이 수반되지 않는 즐거움(66c)


<필레보스>는 내용상 플라톤의 인생 행복론이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사람들은 쾌락을 극대화할 것이 아니라, 순수한 지식(산술, 측정술)을 통해 참됨(眞理)을 추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결론으로 제시된다. 책의 구성은 인생은 즐거움과 괴로움이 혼합된 것이기 때문에, 즐거움이 행복의 목적이 될 수 없다는 내용을 논리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삶의 전제 조건이 혼합이기 때문에, 지성과 지혜에 속하는 요소 중 가장 좋은 것들을 적절한 배율로 혼합하여 적도(適度)를 지키는 것이 진정한 인생의 행복이고 좋음이라는 것이 플라톤이 생각하는 진정한 행복이다.

  

<필레보스>를 통해서 동양의 중용(中庸)과 서양의 적도(適度)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았다. 예전에 읽었던 책 중에서 '중용'과 '적도'를 같은 선상으로 연구한 책이 있었다. 박종현 교수의 <적도(適度) 또는 중용의 사상>으로, 유학의 관점에서 <필레보스>, <티마이오스>, <법률>등의 다양한 플라톤의 저서에 나타난 적도 사상을 조명한 책으로 기억된다. 아직 <중용(中庸)>에 대해 깊게 공부하지는 않았기에, 선뜻 이 부분에 대해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 두 사상은 큰 틀에서 차이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동양의 <중용>은 사람 안에 내재된 인간적 욕심과 도덕적 본성을 다스리는 이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반면, <필라보스>의 적도는 즐거움과 괴로움의 혼합에 대한 이야기로 이해된다. 

'중용'이 선천적인 조건에 대한 조화를 이야기한다면, '적도' 행위로 인한 결과가 주된 관심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적어도 <필레보스>에서 나타난 적도사상으로는 중도(中道)를 추구한다는 내용만으로 <중용>과의 연계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동양 사상과의 연계 이외에도, <필레보스> 안에 가정된 내용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본다. 바로 '진선미(眞善美)' 사상이다. <필레보스> 안에서 '참된 것이 좋은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다'라는 '진선미(眞善美)'가 하나라 내용이 포함된 구절이 있다.  '나쁜 사람들의 즐거움은 거짓된 즐거움'(40b)이라는 이야기를 통해 '거짓된 즐거움'의 개념을 끌어내는 대목이다. 이러한 플라톤의 내용 전개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선뜻 동의하기 힘들다. 우리 모두는 세 가지 개념이 서로 다른 것이며, 많은 예외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생활에는 얼마나 많은 '진선미'가 강요되고 있으며, 우리는 거기에 순응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공공선으로 인해 소수자들의 권익은 무시되고 있으며, 아름다움이 좋은 것이기 때문에, 외모지상주의가 판을 친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것 그리고 아름다운 것은 각각 별개의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플라톤 이후 2400년이 지난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필레보스>에서도 산술, 측량술 등 기하학적인 지식을 강조하고, 변화보다는 존재를 중시하는 플라톤의 기존 입장이 재확인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레보스>만의 독창성이라고 한다면 기존 대화편과는 달리 논의의 중심이 추상적인 것에서 '인간의 삶'을 다루었다는 것이 이 저작의 의의가 아닐까 생각된다.  

`인간이 오만하고 사악한 까닭은 인간의 즐거움과 방종에는 한계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그들 사이에 한정된 것들인 법과 질서를 정해준 것은 다름 아니라 여신 자신이라는 것을 자네는 알아야 하네.`(26b)

`나는 세 번째 부류가 앞서 말한 두 부류의 모든 자식들로 구성되며, 이 자식들이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은 한정성의 도움으로 생성된 적도덕분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일세.`(26d)

`절제 있는 사람들은 번번이 "무엇이나 지나치지 않게"라는 속담의 지도를 받으며 거기에 복종해요.`(45e)

`어떤 지식은 생성되고 소멸하는 것들에 초점을 맞추지만 어떤 지식은 생성되지도 소멸하지도 않고 영원불변하는 것들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을 발견했네. 참된의 관점에서 검토해본 결과 우리는 후자의 지식이 전자의 지식보다 더 참되다고 판단했네.`(61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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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4 13: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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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4 13: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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