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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ㅣ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5년 11월
평점 :
<명상록>은 철인(哲人)황제로 알려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철학이 담긴 에세이다. 스토아 학파의 사상이 잘 담겨있으면서도, 여러 짧은 잠언등이 가슴에 와 닿는 잔잔한 책이라 생각된다. <명상록>의 내용을 주제별로 정리해봤다.
먼저, <명상록>은 우리의 고통과 고민을 어떤 시각에서 바라봐야 하는지 알려준다.
우리가 말하고 행하는 것은 십중팔구 불필요한 것이므로, 그것을 버리게 되면 여가는 늘고 마음의 동요는 줄 것이다. 그러니 매사에 이것은 불필요한 것들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하고 자문(自問)해 보아야 한다.(4장 24)
네 불행은 악에 대한 네 판단력이 자리 잡고 있는 부분에 달려 있다... 말하자면 악인과 선인에게 똑같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을 그것이 악이나 선이라고 판단하지 못하게 하라.(4장 39)
앞으로는 너에게 고통을 가져다주는 일이 일어날 때마다 잊지 말고 다음의 원칙을 적용하라. "이것은 불운이 아니다. 오히려 이것을 용감하게 참고 견디는 것은 행운인 것이다."(4장 49)
복수하는 최선의 방법은 네 적(敵)처럼 되지 않는 것이다.(6장 6)
고통에 관하여. 참을 수 없는 고통은 우리를 죽게 할 것이고, 지속되는 고통은 참을 수 있다.(7장33)
고통을 당할 때마다 상기하라. "네가 그 한계를 생각하고 상상력으로 거기에 뭔가를 덧붙이지만 않는다면, 고통은 참을 수 없는 것도 아니고 영원한 것도 아니다.-에피쿠로스-"(7장 64)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과 같은 일들은 전에도 일어났음을 늘 명심하라. 그리고 앞으로도 일어날 것임을 명심하라.... 그 연극들도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들과 같고, 배우들만 다르기에 하는 말이다.(10장 27)
또, <명상록>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일깨워 준다.
너는 똑바로 서야지, 똑바로 세워져서는 안 된다.(3장 5)
"아침에 일어나기 싫으면, "나는 인간으로서 일하기 위하여 일어난다."고 생각하라. 아니면 나는 이불을 덮고 누운 채 몸이나 데우려고 만들어졌단 말인가?(5장 1)
너에게 어떤 일이 어렵다고 해서 인간에게 불가능한 일이라고 여길 것이 아니라, 그것이 인간에게 가능하고 인간의 본성에 맞는 일이라면 너도 틀림없이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라.(6장 19)
네 마음을 즐겁게 해주고 싶으면 너와 함께 사는 자들의 장점을 생각하라.(6장 48)
미래의 일로 불안해하지 말라. 그리고 가야 한다면, 네가 지금 현재의 일에 쓰고 있는 바로 그 이성으로 무장하고 그리로 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7장 8)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은 너에게 달려 있다.(7장 1)
찌뿌린 얼굴은 자연에 아주 어긋난다. 그것이 자주 반복되면 상냥한 얼굴 표정이 사라지기 시작하다가 종국에는 완전히 소멸되어 전혀 되살릴 수 없게 된다.(7장 24)
너는 아무도 비난해서는 안 된다. 할 수 있다면 네가 그 장본인을 바로잡고, 그것이 안 되면 일 자체라도 바로잡도록 하라. 그것도 안 되면 비난한다고 해서 네게 무슨 덕이 되겠는가?(8장 17)
무엇을 행하는 것뿐 아니라, 무엇을 행하지 않음으로써 불의를 저지르는 경우도 종종 있다. (9장 5)
가능하다면, 잘못을 저지른 자를 타일러라. 가능하지 않다면, 그런 경우를 위하여 관용이 네게 주어졌음을 명심하라.(9장 11)
이제 더 이상 선한 사람은 어떠어떠해야 하는지 토론하지 말고, 그런 사람이 되라. (10장 16)
건강한 눈은 보이는 것은 모두 보아야 하며 "나는 초록색만 원하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눈병의 징후이기 때문이다. (10장 35)
도저히 해내지 못할 것 같은 것들도 연습하라. 많이 써보지 않아 다른 일에는 느린 왼손도 고삐는 오른손보다 더 단단히 잡는다. 왼손은 이 일을 익혀두었기 때문이다.(12장 6)
적절치 않으면 행하지 말고, 진실하지 않으면 말하지 마라. 네 욕구는 너에게 달려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12장 17)
그리고, <명상록>은 삶에 지친 우리에게 위로를 준다.
다른 것은 다 던져버리고 이 몇 가지만 꼭 붙잡도록 하라. 무엇보다도 각자는 현재라는 짧은 순간을 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 나머지 시간은 이미 살았거나 불확실하다.(3장 10)
인간에게 자신의 영혼보다 더 조용하고 한적한 은신처는 없다.(4장 3)
너는 재능을 타고나지 못했다든가 능력이 모자란다는 핑계를 대지 않고도 얼마나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지 알지 못하겠느냐? 정직성, 위엄, 끈기, 향락에 대한 혐오, 운명에 대한 만족, 자비심, 마음의 자유, 검소함, 과묵함, 고매함 말이다.(5장 5)
네가 올바른 길을 가고, 올바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다면 행복하게 지내는 것은 언제나 네 힘에 달려 있다.(5장 34)
네 인생 전체를 그려보고 낙담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네가 겪었고 겪게 될 온갖 어려움을 한꺼번에 떠올리지 말고, 그때그때 현재의 일과 관련하여 "이번 일에서 참을 수 없고 감당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자문해보라.
그 외에도, 다음과 같은 말이 깊이 다가온다.
머지않아 너는 모든 것을 잊게 될 것이고, 머지않아 모두가 너를 잊게 될 것이다.(7장 21)
죽음을 멸시하지 말고, 죽음을 기뻐하라. 죽음도 자연이 원하는 것들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9장 3)
위로 던져진 돌에게는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악이 아니고, 위로 오르는 것이 선이 아니다. (9장 17)
벌써 오래되었지만, 영화 <글래디에이터>에 초반부에 나오는 황제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다. 로마 제국이 붕괴되기 시작한 5현제의 마지막 황제로서, 그는 재임 중 각 전선을 다니다가 병사(病死)한다. 그 바쁜 시기중에서도 틈틈히 저술에 몰두했다고 하며, 이 <명상록> 중 일부도 전선에서 씌여졌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이 책에 나오는 조언이 더 깊이 와닿는다.
<영화 : 글래디에이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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