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8 - 중종실록, 개정판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8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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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중종은 연산군의 동생으로, 중종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인물이다.

스스로의 힘으로 보위에 오르지 못했기에, 중종반정의 공신들에게 언제나 빚진 심정으로 살았고, 신하들의 눈치를 보았으리라. 자신의 힘으로 성취하지 못하고 다른 이들의 힘을 빌린다면, 그 성공은 자신의 것이 아님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우리 현대사에서도 이러한 경우를 1945년 일제 치하에서 해방에서 보게 된다. 일제 치하 해방은 우리 힘으로 이룬 광복이 아니기에, 우리는 남북분단, 한국전쟁, 휴전 후 대치의 비극속에서 살아가고 있는다.

중종 시기에는 훈구세력에 대한 사림의 본격적인 견제가 시작되었고, 이 시기를 대표하는 인물이 조광조다. 가정이지만, 공신들로 대표되는 훈구세력의 기득권을 철폐하는 그의 개혁이 잘 진행되었다면, 조선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보다 잘 극복했을지도 모를일이다.

왕의 신임을 받고 개혁을 추진했던 조광조도 힘센 공신들 사이에서 그의 개혁의도를 의심하는 왕에 의해 죽임을 당하게 되고, 그의 개혁은 무위로 그치게 된다. 조광조가 가진 가장 큰 약점은 너무도 깨끗했다는 것이다. 깨끗한 물에는 물고기가 살지 않는다고 했던가. 처음에는 주위의 존경을 불러일으켰던 그의 올곧은 행동은 점차 주위의 질시 대상이 되고 만다. 여기에 급진적인 개혁이 추진되면서, 기득권과의 갈등은 점차 첨예화되고 개혁 좌절이라는 결과를 불러오게 된다.

중종은 약한 기반위에 선 불안한 위치의 왕이었고, 자신과 함께할 인물로 조광조를 신임했다. 그러나, 조광조에 대해 일단 부정적인 생각이 들자, 조광조의 모든 것을 의심하게 되고, 그 의심을 떨치지 못하고 결국 조광조를 제거하게 된다. 약한 왕이라 생각되었는데, 약했기에 떄문에 오히려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더 잔인해지는 것은 인간사 전반에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인 듯하다.

중종실록을 통해 개혁에는 적정한 속도가 필요하다는 것과, 자신의 힘으로 이룬 것만이 자신의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자신의 힘으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강인해야 하며, 진정한 강함은 바로 자신감에서 나오는 것이고, 이러한 자신감은 나와 타인을 모두 살리는 것임을 다시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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