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4 - 세종.문종실록, 개정판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4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역대 조선 시대 임금 중 성군이라 일컬어지는 세종.

나는 과거에 세종의 시기에 조선은 훈민정음 창제, 물시계인 자격루, 측우기 등 과학
기술을 활용한 농경정책의 개선, 4군 6진의 개척 등으로 각종 업적이 빛나는 조선의 전성시기로 배웠다.
그 이후 조선은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게 되고500년 왕업의 기초가 이 시기에 세워졌다고 나는 알고 있다.
너무도 당연하게 당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행복한 삶을 살았을 것이라고 나는 믿어왔다.

그렇다면, 과연 그 시대의 백성들은 행복했는가?
안타깝게도 이 시기는 중국과의 관계정책인 사대정책으로 강화되는 시기로, 백성의 부담이 가중되었고, 북방정책으로 넓어진 영토에 강제 이주정책인 사민정책이 실시되어 백성들의 불만은 커진 불행한 시기였다.

또한, 선진사회로 이행을 위한 화폐개혁 등은 당시 백성에게 불만을 가져와 각종 업적이 백성의 행복과 연결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반드시 들어 맞는 비유는 아니겠지만, 요즘으로 치면 금융실명제, 전쟁, 철거 등으로 인한 강제 이주등의 일련의 변화가 일부 계층이 아닌 사회 전반에 한번에 몰아닥친 혼란의 시기 정도가 이에 해당되지 않을까 싶다.

비록 업적은 빛나지만, 지배층을 위한 업적인 한정된 성공.그리고, 이러한 성과와 관계없이 피폐한 다수의 백성들.그것이 이 시기의 한계라 생각된다.

왕조 중심의 사관에서는 황금시대였지만, 민중들의 관점에서 이 시기는 고난의 시기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역사학자들은 우리 시대를 어떻게 바라볼까?

어떤 관점에서는 마치 소크라테스가 살던 아테네 시대처럼, 정치적으로는 혼란스러웠지만, 시민의식이 점차 깨어나는 계몽의 시대로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른 관점에서는 사회 역량을 토목, 건축 공사에 쏟아 부어 민생에 피폐해진 시기로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다른 관점에서는 사회가 가치관을 잃어버리고 향락에 빠진 시기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마도 이 모든 시각이 다 옳을 것이다. 역사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역사는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후대에 어떤 역사관을 가지고 21세기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를 바라본다고 해서 우리의 삶이 달라지는 것은 없다. 역사관과 무관하게 우리 삶은 오늘도 흘러갈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도 `貞觀之治` 또는 `開元之治`라 해서 성군이 다스리던 시대를 태평치세라 칭한단다. 그 시기에 많은 업적과 문물이 일어나서였으리라. 그러나, 우리는 당시를 살아갔던 백성들은 고구려 원정이나 안록산의 난 등으로 힘들어 했던 사실은 외면하고 역사를 기억한다. 그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은 자신이 살던 시대를 행복한 시기라고 말할 수 있을까?

세종실록편을 읽으면서, 진정으로 `행복한 정치`, `진정한 聖君`에 대해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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