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내 안의 깊은 곳에서 이렇게 팔딱거리는 것은 이 맛과 연결되어 맛을 따라 내게로 오려고 하는 장면이나 시각적 기억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도 멀리서, 너무도 희미하게 몸부림치고 있어서 나는 뒤섞인 색채들의 포착할 수 없는 소용돌이가 반사된 불분명한 상만 겨우 지각할 뿐이다. 하지만 나는 그 형태를 분명히 알아볼 수 없고, 단 하나뿐인 번역가에게 하듯 그 상에게 그것과 동시대에 태어나 떨어질 수 없는 동반자인 미각에 대한 증언을 번역해 달라고 부탁할 수 없으며, 그것이 내 과거의 어떤 특별한 상황이나 어떤 시기를 말하는지 알려달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 - P48

그때는 어떤 강렬한 인상을 객관적인 요소로 환원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고, 그 이후로도 배운 적이 없었으며, 눈동자의 색깔에 대한 개념을 끄집어내는 소위 ‘관찰력‘이 없었으므로, 여자아이가 금발이었기 때문인지 몰라도 오랫동안 그 아이를 생각하면 빛나는 그 눈동자의 추억이 선명한 푸른 빛깔로 떠올랐다. 여자아이의 눈동자가 그렇게 검지 않았다면 그 아이를 처음 본 사람에게 그토록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그 눈동자가 푸른색이라고 생각하면서 사랑에 빠지진 못했을 것이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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