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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자와 신이치의 예술인류학 - 예술학과 인류학의 창조적 융합을 위하여
나카자와 신이치 지음, 김옥희 옮김 / 동아시아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우리 마음의 본질을 이루는 것은 논리 구조 같은 것이 아니라 유동적 지성에 의해 작용하는 고차원적 사고이며, 그것을 저는 '대칭성의 지성'으로 부릅니다. '대칭성'이라는 표현은 신화 특유의 사고법에서 유래한 것입니다.(p73)... '무분별지(유동적 지성)'가 활동할 때 인류는 이 세계에서 결코 고독한 존재가 아닙니다. 제가 구상하는 학문에 대해 '대칭성의 지성'을 기본 틀로 삼는 학문이라는 의미에서, 구조인류학의 상대적 개념으로서 대칭성 인류학이라는 명칭을 붙였습니다. _ <나카자와 신이치의 예술인류학>, p75
예술인류학과 대칭성 인류학. 저자 나카자와 신이치는 유럽적 사고를 움직여왔던 구속의 원리, 신화의 논리를 거부한 근대의 과학적, 이분법적 기준을 들이대던 논의를 전면 거부한다. 논리 구조를 통해 1과 0, True와 False로 명확하게 분리하는 방식은 근대 이후의 '비대칭적 시스템'을 작동시켰고, 결과적으로 현대 사회의 여러 병폐들이 생겨났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대칭성의 지성을 통한 사고의 전환'과 '예술을 통한 실천적 노력'을 강조한다.
예술의 가능성에 대한 신뢰야말로 '예술인류학'이 나아갈 길을 인도해주는 부동 不動의 북극성이다. 여기서 '예술'이라는 단어는 온갖 사고력이 모여드는 순수한 췌점 萃点을 의미한다. _ <나카자와 신이치의 예술인류학>, 들어가며 中
저자는 '예술'이라는 단어에다 서구적 세계에 편입된 적이 없는 '아프리카적 단계'에 속하는 마음의 제반 활동을 탐구하는 학문인 '인류학'을 결합해, '예술인류학'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겉과 안이 구별되지 않고 그 자체로 전체가 표현되는 신화의 구조. 선과 악의 이분법적 구별 대신 서로 교차되는 역할 분담의 과정에서 드러나는 진정한 의미를 저자는 대칭성 인류학이라는 철학적 기반 위에 예술인류학이라는 행위를 통해 발견하길 원한다.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는 <나카자와 신이치의 예술인류학>은 저자의 <카이에 소바주 총서>의 주제들이 하나로 응축되어 폭발하는 '췌점'과도 같다. <카이에 소바주> 총서를 읽기 전 독자들에게 이 책은 좋은 독서의 틀이 될 것이고, 읽은 후라면 좋은 정리 시간을 선사한다.
(신화의 이야기는) 중간 과정에서 비틀림이 발생해, 처음에는 안과 겉처럼 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던 것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하나로 연결되죠. 그러면서 신화는 현실세계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결합 상태, 통일된 상태를 종종 만들어냅니다. 신화는 이야기 구조를 이용하여 직감적인 복논리를 통해 이해된 전체적 진리를 표현하고자 합니다. _ <나카자와 신이치의 예술인류학>, p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