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완이 알고 있는 이 사랑의 병은 너무도 커져 버렸고, 그가 가진 모든 습관이며 그의 모든 행동,
생각, 건강, 수면, 삶, 심지어 자기가 죽고 난 후 바라는 바에 이르기까지 너무도 깊숙이 개입돼 있고,
그 자신과 완전히 한 몸을 이루고 있어서, 그에게서 그 병을 끄집어내려면 거의 그 자신을 송두리째 파괴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외과 용어를 사용해서 말하자면, 그의 사랑은 더 이상 수술할 수 없는 상태였다. - P22

연주가 다시 시작되었고, 스완은 이미 시작된 음악이 끝나기 전까지는 빠져나갈 수 없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그는 어리석고 우스꽝스러운 사람들 속에 갇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몹시도 괴로웠다.
게다가 그는 오데트의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곳에 발이 묶여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더더욱 견디기 힘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오데트가 살롱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스완이 미처 알아차릴 새도 없이, 오데트가 그에게 연정을 품었던 시절의 모든 기억들이 되살아났다. - P35

창백하고, 뺨이 너무나 여위고, 피로한 기색이 역력하고, 눈가가 거무스름한 오데트의 모습뿐 아니라,
그녀를 처음 만난 이래 다시 마주칠 수 없었던 모든 것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나쁜 기분이 가실 때 흔히 그러듯, 또 정신 상태가 한껏 고양돼 있지 않은 만큼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간헐적으로 불평을 내뱉었다.

마음에 들지도 않았고,내 타입도 아닌 여자 때문에,
내가 몇 년을 허비하고, 또 죽으려 했다니!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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