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의 시대 2 - 세계 제국과 문명의 교차로 케임브리지 세계사 12
제리 벤틀리.산자이 수브라마니암.메리 위스너-행크스 엮음, 류충기 옮김 / 소와당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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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00년경의 세계는 주요 제국들의 주도 아래 놓여 있었다. 대서양을 장악한 유럽의 제국들, 이슬람 화약 제국(Gunpowder Empires)들, 그리고 러시아와 중국(청)이 있었다. 그와 같은 제국 체제에서 지식인들은 핵심 경전에 근거한 정통 신앙의 충성심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초점을 강화해갔다.... 한편 군사, 농업, 제조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을 거듭했다. 17세기 말엽에서 18세기 초엽으로 넘어가는 동안 세계 무역은 다시 뛰어올랐다. _ <세계화의 시대 2 : 세계 제국과 문명의 교차로>, p360


 케임브리지 세계사 12권의 주제는 제국(帝國)과 문명의 교류다. 15세기 후반 이베리아 반도를 회복한 에스파냐, 포르투갈을 선두로 한 해양 세력과 시베리아, 중앙아시아로 뻗어가는 러시아와 청의 확장은 이 시기 제국의 전형이다. 이들 제국들은 종교와 학문적 우월성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제국 내 다양한 민족의 충성심과 자원을 확보하려 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그렇지만, 종교, 중앙집권적 권력 구조와 군사력의 결합만으로 이루어진 초기 제국의 힘은 주변부를 완전히 종속적으로 만들기에는 미약했는지,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등 세계 제국의 영향력이 교차하는 지역에서는 종교, 인종, 언어 등이 혼합되어 저마다의 황금기를 영위하는 시기가 바로 ACE 1400-1800년 경이라 여겨진다. 물론, 카리브해(海)에서는 사탕수수 플랜테이션이, 중앙아메리카에서는 은(銀)의 수탈이 있었고, 이를 위해 아프리카의 해안에서 사람 사냥이 시작된 것이 이 시기였지만, 모든 세계가 제국주의 체제로 들어가기 전인 이 시대에 아직까지 힘의 압도적인 차이가 크게 보여지지는 않았다. 


 제국의 변두리에서 국경이라고 정의되는 곳은, 실제로 무슨 경계선이 그어져 있어서라기보다는 종교적, 언어적, 민족적 집단이 국경의 양쪽에 서로 마주 보는 위치에 형성되어서, 서로 오래도록 교류해온 전통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p295)... 길이 교차하는 곳에 도시가 성장했고, 도시가 투자와 기술 및 원거리 연결을 촉진했기에 무역을 진작할 수 있었다. _ <세계화의 시대 2 : 세계 제국과 문명의 교차로>, p299


 케임브리지 세계사 12권 <세계화의 시대 2 : 세계 제국과 문명의 교차로>에서 독자들은 초기 근대(early modern) 시기 유럽과 비유럽의 우열이 크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1690년 무굴 제국 황제 아우랑제브에게 거액의 배상금을 지불했던 영국 동인도 회사가, 불과 150년 뒤에 인도 제국을 식민지로 삼은 사실이나, 1499년 인도 고아에 먼저 도착한 포르투갈 대신 인도양 무역의 주도권을 네덜란드가 가져간 급격한 변화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은 이러한 물음을 독자들에게 던져준다. 

이베리아 반도의 무역은 전 세계와 연결되어 있었고, 이는 또한 세계적 규모의 행정 및 제도적 구조와 일치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모두 수도와 해외 영토가 멀리 떨어져 있었고 , 그래서 신속한 정치적 의사소통이 쉽지 않았다. - P54

초기 근대(early mordern) 시기 중국과 러시아는 저마다 제국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도전 과제에 직면했고, 나름대로 문제를 해결해갔다. 예를 들면 국경 지역 민족들과의 관계 개선, 신규 정복지에 통치 체제 수립, 영토의 지도 제작, 다양한 주민의 등록, 국내외적 제국 체제 과시를 위한 문학-예술의 창작 지원 등이었다. - P75

초기 근대에는 제국 체제 유지를 위해서 많은 것이 필요했다. 일단 여러 민족의 충성심을 확보해야 하고, 제국 내 최고 보물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 기존에 알려진 세계 최고의 학문을 보유해야 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통합 지휘할 수 있는 제국의 능력을 보여주어야 했다. 러시아와 청 제국에서도 원활한 조공 체제 유지와 최신 과학 기술 후원이 반드시 필요했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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