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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파운데이션 ㅣ 파운데이션 시리즈 Foundation Series 3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김옥수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0월
평점 :
제1파운데이션이 단일한 정치 조직이라는 물리적인 틀을 제공한다면 제2파운데이션은 준비된 지배 계급이라는 정신적인 틀을 제공하는 거지요. _ 아이작 아지모프, <제2파운데이션>, p154
아이작 아지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는 은하 제국의 멸망 후 혼란 속에서 새로운 문명을 건설하려는 인류의 장대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제2파운데이션>은 해리 셀던의 숨겨진 계획의 마지막 퍼즐 조각인 제2파운데이션의 등장과 함께, 인류의 미래를 둘러싼 더욱 심오한 질문을 던진다. 제1파운데이션이 과학 기술과 사회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문명을 건설하려 했다면, 제2파운데이션은 정신과학이라는 특별한 능력을 통해 인류의 미래를 '조정'하려 한다.
제2파운데이션의 정신과학은 어떤 문제점이 있을까? 작품 속에서 우리는 개인의 자유 의지를 침해될 수 있고, 예측 불가능한 변수를 통제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오용 될 경우 매우 위험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과 소통의 문제를 안고 있으며, 인간적인 감정과 공감을 결여하는 제2파운데이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말이란 원래 인간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불안전하게 습득한 수단이다. 마음 상태를 나타내는 소리를 조합하고 추상적인 소리를 짜 맞추는 방법으로 의사를 소통하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하지만 이건 마음에 담긴 미묘한 감정을 목구멍에서 거칠게 흘러나온 신호로 타락시키는, 둔감하고 부적절하고 꼴사나운 수단이기도 했다. _ 아이작 아지모프, <제2파운데이션>, p143
말과 의사소통에 대한 부정적 인식. 우리는 현실 속에서 언어의 한계와 모호성을 체감하며 살아간다. 언어의 한계는 때때로 우리에게 답답하다는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상대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과연 이러한 언어적 한계만으로 언어와 소통을 불필요한 것으로 규정할 수 있는 것일까?
인간은 일상적인 대화라는 감옥 창살을 본능적으로 우회하는 방법을 진지하게 모색했다. 의미론, 기호논리학, 정신분석 등 역시 대화를 정확하게 하거나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심리역사학은 정신과학의 정수를 결국엔 수학화하는 데 성공한 결과였다... 수학의 발전은 이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심리학의 진정한 발전을 일으킨 단초가 되었다. 그리고 개인에 대한 심리학적 지식을 집단에 일반화하면서 사회학 역시 계량화되었다. _ 아이작 아지모프, <제2파운데이션>, p145
제2파운데이션은 소통 대신 직접 감정을 전달하는 수단을 통해 자신의 목적을 향해 나간다. 본문을 통해 우리는 개인보다 전체를 우선하는 전체주의적 사고와 소수에 의해 결정되는 비밀주의에서 제1파운데이션의 기술관료주의적 민주주의를 대체하는 제2파운데이션의 엘리트주의의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셀던은 제2파운데이션을 하나의 보완책으로 설계했다. 민주주의를 보완하는 성격의 엘리트 중심의 공화주의. 그렇지만, 제2파운데이션의 정신과학은 결코 완벽하지 않다.
개인이 제어를 받았는데도 그것이 나타나지 않은 경우란 대체 어떤 때일까? 그건 제거시켜야 할 이전의 감정 상태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야. 바꾸어 말하면 그 개인이 백지의 마음을 가진 신생아일 경우지. _ 아이작 아지모프, <제2파운데이션>, p339
과연 완벽한 통제는 가능할 것인가? 제2파운데이션의 능력은 개인의 자유 의지를 침해하고, 예측 불가능한 변수를 통제하는 데 한계를 드러낸다. 또한, 소수의 엘리트가 인류의 미래를 결정하는 엘리트주의적인 통치 방식은 전체주의적인 위험성을 내포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정신과학은 인간적인 감정과 공감을 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소통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