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서 드는 확신은, 이들이 문제 삼는 과잉 정파성은 자신이 아니라 타인을 향한 것일 때만 의미가 있다는 점이다. 특히 주류 언론의 입장에서 비주류 언론을 타박할 때에만 유효하다. "나는 모르겠고, 너는 확실히 더럽다"는 식이다. - P15

윤석열과 그를 둘러싼 일파들의 주장은 존중받아야 할 사회적 의견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발악하는 집단의 ‘개소리(bullshit)‘에 불과하다. 분석철학자 해리 프랭크 퍼트가 자신의 저서 <개소리에 대하여>를 통해 정립한 이론에 따르면, 개소리는 듣는 이가 말하는 이에 대해 특정한 인상‘을 가지게 하려는 목적을 띤다. 즉 진실이 무엇인지는 상관없이 자기의 영향력 확대만을 꾀한다는 것이다. - P16

12.3 쿠데타와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은 닮은 구석이 있다. 대통령 윤석열은헌법상 계엄을 선포할 요건이 아닌데도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야당의 쟁점 법안단독 처리, 다수 고위공직자 탄핵, 정부주요 사업 예산 삭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부정선거 의혹 등으로 국정 운영이 어려워졌다는 게 비상계엄선포 이유다(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공소장). 박 대령은 채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시작에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고, 이후 임성근 전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부당한수사 개입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재판과정에서 대통령 윤석열이 전화할 때마다 국방부·대통령실 관계자들이 발빠르게 움직였고, 수사보고서 결재 번복, 경찰이첩 기록 회수 등 채 상병 사건의 국면이 뒤바뀐 사실이 드러났다. - P20

탄핵심판은 여야 혹은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라 헌정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절차이다. ‘비상계엄선포와 관련한 일련의 행위가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는가‘라는 탄핵심판 본연의 질문에 집중할 때다. 현재의 시간이 시작됐다. - P26

경호원들은 거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경호 대상과 항상 가까이 있어야 하지만, 누군가 공격해올 때 대응할 수 있도록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게 여긴다. 거리를 유지하지 못하고 경호 대상과 한 몸이 되어버린 경호원들의 마지막은 비참했다. 박정희 정권의 차지철, 전두환 정권의 장세동이 대표적이다. - P31

음모론은 분명 위안을 준다. 하지만 위안이 필요한 모든 사람이 음모론을 믿는 것은 아니다. 음모론을 믿는 사람은 종종 인지적 편향에 빠진다. 자신의 믿음을 지지하는 증거는 받아들이고 부정하는 증거는 무시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하려는 ‘확증편향‘이 한 예다. - P43

결국 북한은 당 창건 80돌과 노동당 9차당대회까지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있다고 볼 수 있다. 9차 당대회는 2026년1월경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성과를 최대한 부각시키고 이에 따른 북한의 국가적 지위를 새롭게 규정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트럼프 정부와 본격적인 대화에나설 것이다.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좌절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울타리부터 튼튼하게 만들자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이 윤석열 정부의 잇단 도발을 무시한 것은 이런 구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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