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마술, 그리고 마술의 쇠퇴 1 나남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서양편 363
키스 토마스 지음, 이종흡 옮김 / 나남출판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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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가 초자연적 수단을 강조하는 것은 그것이 지상의 생활환경을 통제할 수단에 대한 전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초기 기독교 역사도 이런 규칙에서 예외가 아니다(p70)... 중세교회는 기적을 일으키는 것이 교회의 진리 독점권을 증명하는 가장 효과적 수단이라는 전통에 편승하고 있었다. 그 전형을 일찍이 정립한 것은 12~13세기의 성인전기물이었다. _ 키스 토마스, <종교와 마술 그리고 마술의 쇠퇴 1>, p71


  <종교와 마술 그리고 마술의 쇠퇴 1>에서 저자는 16~17세기 잉글랜드의 상황을

통해 기독교 안에 자리한 마술적 요인 검토하고, 이를 바라보는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의 입장을 비교한다. 본문에서 저자는 가톨릭 의례 안에 자리한 마술적 요인에 주목한다. 제국의 종교로 자리 잡기 위해 다신교와 치열한 다툼을 해야 했던 가톨릭 전례 안에서 이러한 요소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다신교 안의 여러 신들을 대신하는 성인(聖人)과 성인으로 인정받기 위한 기적 입증 등은 교회 전통으로 받아들인 원시종교의 특성으로 또한 마술적 요소이기도 하다.


 (교회에서) 물질적 번영은 전적으로 의례 준수와 연결된다고 가정되었다. 의례를 매년 반복하는 가운데 사람들은 온갖 일상 문제들에 대해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런 관행들이 제공하는 의무는 교회로서도 무시하기에 아까운 것이었다. 어차피 사람들이 마술에 의존하고 있으니 마술을 배척하기 보다는 교회의 통제하에 두는 편이 더 유리하지 않겠는가. _ 키스 토마스, <종교와 마술 그리고 마술의 쇠퇴 1>, p114


 이에 반해, 프로테스탄트들은 이미 중세 천 년을 거치면서 굳건해진 기독교 사회 전통 위에 교리를 어렵지 않게 세울 수 있었다. 자연을 숭배하는 이들에게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서는 성상(聖像)과 성화(聖畵)가 필요했지만, 종교개혁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새로운 사상을 받아들일 언어와 자국어로 씌여진 성경(聖經)이었다. 기존 체제의 이데올로기를 대체하기 위해 이제 종교(가톨릭)은 그 안의 마술적 요소로 인해 비판받게 되었고, 새로운 시대 이념으로 프로테스탄트는 마술을 대신할 그 무언가를 제시해야 했다.


 가톨릭교도는 과거처럼 계속 무동반 기도에 의존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기적을 성취할 수도 있었지만, 프로테스탄트는 어떠한 종류든 기적적 도움을 바라지 않았다. 기적은 초대 교회의 보호막으로 이교도를 처음 개종시키는 데는 필요했지만, 기독교 신앙이 확고하게 정립된 후로는 군더더기로 전락했다. 따라서 기적을 일으키는 능력이 참 교회의 본질적 특징이라는 가톨릭교회의 주장은 부적절한 것이었다. _ 키스 토마스, <종교와 마술 그리고 마술의 쇠퇴>, p269


 <종교와 마술 그리고 마술의 쇠퇴 1>안에서 우리는 사상의 변화와 일상 생활의 변화 속도 차이를 발견한다. 급진적인 사상의 변화는 몇몇 지식인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겠지만, 그것과 일상 생활에 새겨진 문명의 역사를 바꾸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사상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겠지만, 동시에 일상생활은 사상에 영향을 준다. 이러한 융합 안에서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때 그때에야 비로소 작은 변화의 한 걸음을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종교개혁 이후로도 기성종교는 여전히 불행을 설명해 주고 불확실한 순간에 안내역을 제공함으로써, 사람들이 일상의 현실문제에 대처하는 데 도움을 주려는 노력을 지속했다. 점복과 초자연적 치료에 종교를 이용하려는 시도도 여전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마술과 점성술을 위시한 비종교적 신앙체계들에 의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을까? _ 키스 토마스, <종교와 마술 그리고 마술의 쇠퇴 1>, 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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