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표의 크리스퍼 혁명 - DNA 이중나선에서부터 크리스퍼 유전자가위까지
김홍표 지음 / 동아시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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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퍼는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서열이 여러 벌 있는 특징적 구조이다. 다시 말하면 크리스퍼 사이에 뭔가가 끼어 들어간다는 의미이다. 여러 개의 크리스퍼 사이에는 여러 개의 갈피가 끼어 들어간다. 결과를 먼저 말하면 이 갈피는 바이러스의 유전자 일부를 잘라낸 것이다... 비유하자면 크리스퍼는 현상수배 전단이고 카스 유전자 가위는 일종의 포승줄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하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서로 성질이 다른 RNA 형태의 염기와 단백질이 양동작전을 펼치는 셈이다. 유전자를 자를 부위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새로운' 도구가 탄생했다. _ 김홍표, <김홍표의  크리스퍼 혁명>, p161 


 3세대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 카스9(CRISPR-Cas9). <김홍표의 크리스퍼 혁명>은 DNA 편집 기술의 전반을 소개한다. 중심이론(Central dogma)에 따르면 DNA로부터 RNA가 생성된다. 크리스퍼 카스9는 이와는 반대로 RNA를 도구로 DNA의 일부를 특정하게 잘라 편집하는 기술이며, 난치병 치료에 획기적인 방법으로 최근 주목받는 기술이다. 


 3세대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단백질이라는 무딘 탐지 기구를 가벼울 뿐만 아니라 엄청난 정확성을 겸비한 RNA로 바꾸어버렸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크기가 작으면서도 인식할 수 있는 염기서열의 숫자도 충분하다. 3세대 유전자가위는 이전 세대의 유전자가위에 비해 첫째 RNA-단백질 하이브리드이고, 둘째 제작이 간편하기 때문에 그 효용성이 엄청나게 크다. _ 김홍표, <김홍표의  크리스퍼 혁명>, p152 


  크리스퍼 카스9은 양날의 검이다. 눈 앞의 편리와 이익을 위해 남용될 경우 자연의 보이지 않는 질서의 한 축을 무너뜨리고 감당할 수 없는 위험으로 인류를 빠뜨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연구가 중단되지 않는 것은 다른 과학기술이 미처 다다르지 못한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체까지 다룰 수 있는 현재 알려진 거의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일 것이다.


 영국의 과학자들은 두 벌의 유전자가 모두 정상이 아닌 경우 암컷을 불임으로 만드는 유전자를 선택해서 손을 보기로 했다. 우선 '크리스퍼-카스9'을 이용해서 모기 알의 유전자를 편집한 다음, 이들이 성체가 되기를 기다린다. 그런 다음 이들을 정상인 모기와 교배시켜 생긴 자손들은 모두 이 유전자가 고장 난 상태가 된다. 이들은 결국 멸종에 이른다. _ 김홍표, <김홍표의  크리스퍼 혁명>, p218


 크리스퍼 유전자가위가 디스토피아적인 세계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할 때 흔히 생식세포의 유전자를 교정하는 행위를 꼬집는다. 생식세포 유전자가 변하면 곧 새로운 종이 탄생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생명체의 건강과 종의 보전을 향한 궁극적인 목표는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체를 현명하게 다르는 데 있다. _ 김홍표, <김홍표의  크리스퍼 혁명>, p261


 모계에 의해서만 유전되는 소수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체와 부계에 의해 유지되는  다수의 핵 유전체 사이의 조화가 건강한 생명체를 만들 수 있기에 크리스퍼 카스9에 대한 연구는 생명 윤리에 대한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김홍표의 크리스퍼 혁명>은 크리스퍼 카스9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일반 독자들이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좋은 과학 안내서다. 본문에서는 유전자 가위와 관련한 선구적인 연구가 소개되는데, 한국의 김진수 박사가 '크리스퍼 삼인방' 중 하나로 당당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본문에 기업과 관련한 다른 이야기는 없지만 해당 벤처기업이 툴젠(ToolGen)이라는 사실을 덧붙이며 글을 마무리한다.


 김진수 박사는 과학적으로 변방인 나라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일찍이 벤처기업을 운영하다가 학교로 돌아간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이므로, 그가 실용적인 측면에 치우쳐 있다는 사실은 그다지 놀랍지 않다. 또 식물을 연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우드나나 장펑과 차이가 난다. _ 김홍표, <김홍표의  크리스퍼 혁명>,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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