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아인들 중 어느 누구도 오뒷세우스가 고생하고 참아낸 것만큼 애쓴 사람은 없지요. 괴로움이야 그이 본인에게 닥치겠지만, 그 사람이 이미 오래도록 떠나고 없고, 살아는 있는지 아니면 죽었는지 우리가 알 도리가 없으니, 영영 지울 수 없는 슬픔은 제게로 닥칩니다.

‘아트레우스의 아들아, 그토록 오래 진이 빠지도록 우는 것은 이제 그만하여라. 그렇게 해봐야 우리가 이룰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나는 제우스로부터 쏟아져 내리는 강인 아이귑토스로 다시 한번 들어가 배들을 세운 다음 온전한 헤카톰베를 바쳤다네. 그렇게 나는 한순간도 가신 적 없었던 신들의 진노를 멈추었고 아가멤논의 명예가 꺼지지 않도록 흙을 부어 그의 무덤을 쌓았지. 이 일들을 모두 마치고 나는 돌아왔다네. 신들은 나를 위해 순풍을 내려주셨고, 내 고향으로 나를 빠르게 보내주셨어.

식구들에게서 멀리 떨어진 채 죽는 것은 그이에게 주어진 운명이 아닙니다. 제 고향 땅에, 지붕이 높다란 제집에 이르러 식구들을 보게 되는 것이 여전히 그의 운명의 몫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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