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를 지은 사람은 대부분이 훌륭하거나 착하지 않은데,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백성들과 가까이하는 관직을 제수하니 마음대로 스스로 일을 맡게 되어 멀리 있다는 것을 믿고 멋대로 잔학하게 굴어서 힘없는 백성이 재앙(災典)을 만나도 끝내 위로 호소하지 못합니다. 바라건대지금부터 무릇 죄를 짊어진 사람에게는 사천(四川)과 광남(廣南)을 맡겨서 상리로 삼는 것을 허락하지 마십시오.

제왕 된 사람은 천하를 위하여 재부를 주관하는 것이다. 경(卿) 등이 회계를 관장하면서 마땅히 공정(公正)함을 마음에 두어야 하고, 잘라내어 깎는 일을 하여 백성을 해치고 화합의기운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서희가 말하였다.
"우리나라는 바로 고구려의 옛 것에 가까이 한 것이니 그러므로 고려라고 호칭하였으며, 평양에 도읍하였다. 만약에 땅의 경계를 가지고 말한다면 상국(國, 요)의 농경(東京, 遼寧)은 모두 우리 경계 안에 있는 것인데, 어찌 이를 침식이라고 하는가? 또 압록강(鴨綠江)의 안팎은 역시 우리 경내에 있지만 지금 여진이 그 사이를 점거하여 도로가 경삽()하여바다를 건너는 것보다 심하니 조빙(朝聘)이 불퉁하게 된 것은 여진 때문이다. 만약에 지금여진을 축출하고 우리의 옛 땅을 돌려받아서 성보를 쌓고 도로를 개통하게 된다면 감히 조공을 수행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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