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행위, 즉 에크리튀르ecriture의 원초적인 형태가 여기에 잘 표현되어 있다. 처음에 선의 형태가 있었다. 어느 순간 아마도 감수성도 풍부하고 지적 호기심도 왕성한 어떤 사람이 그 형태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감동을 받는다. 그리고 마침내 거기에서 의미를 찾아낸다.
의미는 형태를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만들어져 가는 것이다.

문자를 새긴 사람들이 반드시 그 의미를 알았던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거울문자라고 하는 좌우가 뒤바뀐 문자가 이따금 발견되는 것으로도 알 수가 있다. 그 문자는 의미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선 그 ‘구불구불한’ 난해한 형태로 사람들을 끌었고, 사람들은 점차 그것을 소중히 여기고 독점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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