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는 일은 앓는 일이다. 누구를 잃으면 무엇도 함께 사라진다. 누구를 살릴 수 없기에 사라진 그 무엇의 행방을 좇으며 끙끙 앓는 것이다. 잃었던 것이 희망이었음을 깨달으면, 잃는 일은 되찾는 일로 변모한다. 희망,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희망. - P21

교사의 외로움과 학생의 외로움과 학부모의 외로움은 만날 수있을까. 한 교사가 어떤 출구도 갖지 못한 채 외롭게 죽어간 장소로 끊임없이 돌아가는 마음. 숱한 이들이 오늘도 그 안과 밖을 오가며 살아가고있다. 혹은 죽어가고 있다. - P27

참사 유가족이 또 다른 참사의 추모식, 참사 현장을 찾아가 유가족을 만나는 일은 고통스럽다. 그럼에도 생명안전버스를 탄 것은 유가족의 외로운 손을 잡고 함께 기억하고 곁이 되어 서로 부축하고 위로받고 싶어서였다. - P41

 ‘국가‘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바는 이제 우리에게 달렸다. 피땀 흘려 모은 돈을 허망하게 빼앗긴 상황을 개인의 비극으로 치부하는 국가에 우리는 물을 것이다. 과연 한국이 인간의 보금자리가 될 수 있는 나라인지. 우린 언제든 집을 잃을 것이다. - P45

우리가 들어야 할 것은 그런 말들이 아니라 참사 생존자와 유가족의 목소리다. 잃은 이를 돌려드릴 수 없고 다친 곳을 지워드릴 수 없어도 함께 듣는것으로 그다음을 향할 수 있다. 미래의 참사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진실뿐이라는 걸 깨달은 이들은 질문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 P70

승리와 정의를 외치는 잔인한 행위. 이념이나 신념 때문에 전쟁할 리 없다. 돈 때문에, 더 많이 갖기 위해 학살한다. 전쟁이 없었다면 일상의 무수한 기쁨과 행복을누렸을 아이들이, 평범한 사람들이 지금도 무참히 죽어간다. 단숨에 산산조각나는 삶.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원통한죽음.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소중하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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