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삶은 흐른다
로랑스 드빌레르 지음, 이주영 옮김 / FIKA(피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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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는 오직 바다만 경험해야 한다. 바다를 보고 바다의 향을 맡고 바닷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바닷물을 만지면서 온몸으로 황홀감을 맛봐야 한다. 바다만큼 모든 감각을 자극하는 즐거움을 주는 것은 드물다. 이처럼 바다가 주는 기쁨을 온전히 느끼려면 시간을 여유롭게 보내야 한다. _ 로랑스 드빌레르, <모든 삶은 흐른다>, p143/228

바다는 여러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끝없는 수평선 너머의 미지에 대한 동경을 주기도, 높은 파도와 폭우로 두려움을 안겨주기도, 여름에는 뜨거운 열을 식히는 시원함을 주는 곳으로, 겨울에는 쓸쓸한 얼굴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바다가 보여주는 서로 다른 모습들은 모두 바다의 얼굴이지만, 우리는 한 순간 바다의 한 면만을 바라볼 수 있을 뿐이다. 어느 하나를 바다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동시에 모두가 바다일 수 있는 것은 바다와 내가 다르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바다와 내가 다르지 않고, 내가 바다라는 것을 온전하게 깨달을 수 있다면 바다 너머에 있는 새로움에 대한 동경 대신 지금 내 앞에 펼쳐진 세계를 진지하게 음미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아마도 그때 우리는 삶의 여러 순간에 대한 의미를 매순간 바다에 묻는 대신, 인생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닌가를 생각하게 된다...

우리도 바람과 해안이 없는 사르가소의 바다처럼 에너지와 희망을 잃어버린 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때가 있다. 마치 바람이 없어서 움직일 수 없는 배처럼 말이다. 사르가소의 바다는 우리의 삶에 비유하자면 ‘후회’와 같은 것이다. 후회에 사로잡히는 순간, 머리는 복잡해지고 행동은 느려진다. _ 로랑스 드빌레르, <모든 삶은 흐른다>, p158/228

우리는 살면서 성공을 기뻐하기도 하고, 바람이 불어도 묵묵히 가보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움직일 수 없거나 역경이 닥쳐도 끝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하면서 행동을 이해하기도 한다. 만약 지금 삶에서 커다란 빙하가 가로막고 있다면 당신은 성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난 것이다. 혹독한 겨울이든, 더운 여름이든 마찬가지다. _ 로랑스 드빌레르, <모든 삶은 흐른다>, p197/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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