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의 본질과 속성 개념을 인용하면서 베랑제는 본질이 사라지면 본질에 내재하는 속성도 함께 사라진다는 측면을 강조했다. 그는 성찬에서 빵과 포도주의 실체가 사라진다면 맛이나 색깔 같은 속성 역시 함께 사라지며 이는 감각에 의해 즉각적으로 포착될 것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빵과 포도주의 실체는 성찬이 거행되는 도중에도 그리스도의 몸과 피는 변하지 않고 계속 존속해야 한다고 보았다.

믿음에서 유래하는 진실이 우선한다는 원칙을 토대로 란프랑코는 인간이 모든 것을 깨달을 수 없으며 신의 전지전능함이라는 불가사의한 원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만큼 성찬의 경우에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것과 정반대의 현상, 즉 속성은 불변하는 반면 빵과 포도주의 본질이 변화하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안셀무스는 『모놀로기온』의 첫 부분에서 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한 세 가지 논제를 제시한다. 이 논제들은 모두 창조된 현실세계에 대한 관찰을 토대로, 혹은 후세대가 명명했던 것처럼 경험적 관찰을 토대로 구축되며 형이상학적이고 또렷하게 신플라톤주의적인 성격의 두 가지 전제를 가지고 있다. 즉 사물들은 완벽하게 똑같을 수 없으며 아울러 동일한 완벽성을 지닌 모든 사물들은 무언가 동일한 요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동일한 성격의 완벽함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안셀무스의 담론은 전체적으로 삼위일체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다. 『모놀로기온』은 인간이 감지하거나 인식하지 못할 뿐 기억 속에 간직하고 있는 정보들을 제공한다. 반면에 『프로슬로기온』은 믿음에 근거한 신의 정의와 논리학의 도움으로 이루어지는 지적 탐구의 순간이었다.

안셀무스에 따르면 필연성이라는 개념은 신에게 적용되었을 때 어떤 식으로든 감히 신의 권능을 제한하지 못한다. 신에게 적용되었을 때 언급할 수 있는 것은 단지 ‘결과적인 필연성’, 즉 무언가가 존재할 때 그것이 동시에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는 단순한 사실에서 유래하는 필연성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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