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르트에 따르면 밀랍이 자신이 모든 속성을 갖게 되는 까닭은 그것이 밀랍이라는 본질을 지니기 때문이 아니라 오직 현미경 또는 초현미경 수준에서 물체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어떤 방식으로 배열되어 다른 방식이 아닌 어떤 특정한 방식으로 작용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데카르트는 이런 과정이 기본적으로 기계론적이라고 생각한다. - P108

데카르트는 세계의 모든 자연 현상은 바로 현상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들은 모두 실재하는 사물이며 사건이지만 이들이 세계의 기본 실재는 아니며오직 기본 실재들이 자신을 드러내는 다양한 방식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을만들어내는, 배후에 놓인 기본 실재는 무엇인가? 그 대답은 오직 물체의 연속이라는것이다.  - P115

도덕과 종교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는 듯하며,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의 우리는 완벽하게 선한 사람이 무신론자인 경우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반면 데카르트에게 이런 구별은 모두 인위적인 것이며 따라서 부적절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에게 과학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인식하는 것은 신의 계속되는 창조 활동을 인식하는 것과 완전히 동일한 일이다.  - P222

데카르트가 행하려던 바, 곧 인간의 사고가 객관적 진리에 이를 수 있음을 보여려는 어떤 시도도 반드시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이런 작업을 위해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도구는 오직 인간의 사고 자체뿐이기 때문이다(p244)... 그리고 바로 이것이 데카르트가 회의주의를 반박하면서 신에게 호소한 이유이기도 하다. - P26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