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윤 대통령이 강조하는 이념은자유민주주의다. 틈날 때마다 ‘자유‘와 ‘자유민주주의‘를 내뱉었다. 윤 대통령에게 자유민주주의는 4·19 혁명 정신이었고 5·18 민주화운동 정신이었다. 광복절에도 언급하는 독립운동 정신이었다. - P10
진보 성향에 속하는 몇몇 정치학자들은 대통령이 표출하는 보수적 이념 자체보다 그 활용 방식을 더욱 경계한다. 진보와 보수, 성향이나 역사관과 무관한 ‘정치의 기본 원리‘를 부정한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세우는 이념은 자유로운 시장원리나 강한 안보와 같은, 보수의 전통적 가치를 역설하는 데에만 쓰이지 않는다. ‘적‘을 지목하고 그들의 책동을 경계하라는 수사에, 필요할 때마다 당연하다는 듯 동원된다. - P12
당내 반발과 여론의 외면 속에 치르는 대통령의 성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2021년 11월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후보의 수락사는 음미할 만하다. "문재인) 정권은 이 나라를 이념으로, 국민 편가르기로 분열시켰습니다. 진보의 대한민국, 보수의 대한민국이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저는 낡은 이념의 옷을 벗어 던지고 자유민주주의에 동의하는 모든 국민과 함께하겠습니다." 당선 뒤 윤석열 대통령의언행을 돌아보면 후보 시절 그가 어떤 뜻으로 ‘낡은 이념‘과 ‘자유민주주의‘를 언급했는지는 불분명하다. - P13
한국은 연합국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조약에 당당한 서명국으로 참가하지 못했다. 그 결과는 뜻밖에도 은근하고 지속적인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우리 힘으로독립을 쟁취하지 못했다는 자조 섞인 반성은 요시다 시게루의 논리대로 우리 독립투쟁의 역사조차 성과 없는 것으로 변이되어버렸다. 이것은 일본이 식민지 강점에 대한 정당성을 가지게 해주었다. - P18
샌프란시스코 체제는 전범국 일본에관대했다. 일본은 샌프란시스코 체제에기반해 전후 재건에 성공했다. 그리고 사망한 아베 전 일본 총리는 일본 재무장을위해 샌프란시스코 체제의 부활을 꿈꾸었고, 그것은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구체화되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은 이를 수용했고, 바이든대통령도 바통을 받아 이어달리기를 하고 있다. - P20
교사들은 수업을 방해하거나 폭력적행동을 하는 학생을 교사가 어디까지 저지할 수 있는지, 즉 학생을 가르치기 위한 ‘직무상 권한‘이 명확하지 않다고 호소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교사에 대한 일부학생이나 학부모의 인권 침해, 노동권 침해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 P24
성범죄 사건을 다뤄본 판사 출신의 한변호사는 이균용 후보자의 판결에 대해 이렇게 지적했다. "극단적인 상황의 강간에 대해서는 엄벌을 내렸지만, 피를 흘려야지만 성범죄가 성립하는 건 아니다. ‘아동·청소년을 협박해서 강제로 음란물을촬영하게 하지 않았다‘라는 이유를 들며감형을 해주는 등의 판결은 퇴행적이다. 대법원 판례와도 맞지 않는다. 사회 변화와 인권 의식에 관심이 없다는 뜻이다. 그가 대법원장이 돼 이끌 ‘이균용 코트(법원)‘가 앞으로 더욱 변화할 한국 사회에서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 P30
세수는 부족하고, 국채도 발행하지않는데 올해 정부가 쓰는 돈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이런 의구심 끝에 우석진 명지대 교수(경제학)가 찾아낸 것이 ‘한국은행(은) 일시차입금‘이다. 한은 차입은 한도가 50조원이며 10~13일짜리 초단기 대출이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한은에서 일시차입금을 빌렸다 갚기를 반복하며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처럼 빈번하게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 P40
비용을 떠나 병원 진료 예약이 민간 기업에의해 좌우되는 이 상황이 옳은지는 사회전체적 측면에서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서비스 초반에 무료로 서비스를 풀어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이후 유료로 전환하는 방식은 플랫폼 기업의 공식과도 같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청구서를 받는이들은 언제나 플랫폼이 개입한 생태계안에서 가장 절박하고 취약한 사람들이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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