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정신 2 나남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서양편 441
샤를 드 몽테스키외 지음, 진인혜 옮김 / 나남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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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토, 종교, 법, 통치 규범, 과거 사례, 풍속, 생활양식과 같은 여러 가지가 인간을 지배한다. 그로 인해 그런 것들로부터 유래하는 일반 정신이 형성된다. 각 국민에게 이런 원인 중 어떤 하나가 더 강하게 작용하면 다른 원인들을 그만큼 약해진다. 자연과 풍토는 미개인을 지배하는 거의 유일한 것이다. 생활양식은 중국인을 지배하고, 법은 일본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_ 몽테스키외, <법의 정신 3-2> , p136


 뒤이어 샤를 드 몽테스키외 (Montesquieu Charles Louis de Secondat, 1689~1755)는 <법의 정신 De l'esprit des lois 3-2>에서 풍토에 따른 민족들의 서로 다른 기질이 생겨남을 말한다. 이로부터 다양한 민족성이 설명되며 민족마다 다양한 법(法)의 형태가 가능해진다. 각자의 풍토와 민족에 맞는 정체가 성립되지만, 그러한 법과 정체가 저마다 최적의 상태라고 볼 수는 없다. 때문에, 서로 다른 상황에서 야만 상태에서는 전제정이, 문명 상태에서는 공화정이 자리잡지만 체제의 유지를 위한 여러 방안이 마련되고 구성원들은 이로부터 노예 상태 혹은 자유를 체감하게 된다.


 풍토로 인한 게으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동 없이 생활하는 모든 수단을 법을 통해 없애도록 애써야 한다. 그러나 유럽의 남부 지방에서는 법이 정반대의 일을 한다. 즉, 법은 아무 일도 안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사변적 생활에 알맞은 지위를 부여하고 거기에 막대한 부를 결부시킨다. _ 몽테스키외, <법의 정신 3-2> , p28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태어나므로, 노예제는 자연에 어긋난다고 말해야 한다. 비록 어느 지역에서는 노예제가 자연적인 이유에 토대를 두고 있더라도 말이다(p49)... 아마도 이 지구상에 자유인에게 노동을 촉구할 수 없는 풍토는 없을 것이다. 법이 잘못 만들어졌기 때문에 게으른 사람들이 생기게 되었고, 그들이 게을렀기 때문에 그들을 노예로 만든 것이다. _ 몽테스키외, <법의 정신 3-2> , p51


 풍토가 민족의 정체를 규정한다면, 문명국 사이의 평화상태를 유지하게 만드는 것은 상업이다. 후대의 칸트( Immanuel Kant,, 1724~1804)의 영구평화론 에 앞서 몽테스키외는 자유로운 상업이 평화를 가져온다고 바라본다.


 상업은 평화로 이끄는 효과가 있다. 함께 교역하는 두 국민은 서로 의존하게 된다. 한쪽이 사는 것으로 이익을 얻는다면, 다른 쪽은 파는 것으로 이익을 얻는다. 모든 연합은 서로의 욕구에 토대를 둔 것이다... 상업 정신은 사람들에게 정확한 공평성에 대한 감각을 초래하는데, 이것은 한편으로는 약탈에 대립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도덕적 덕성과도 대립한다. _ 몽테스키외, <법의 정신 3-2> , p172


 다만, 몽테스키외에게 상업은 국가 간의 평화만을 담보하는 장치가 아니다. 칸트가 자유로운 통상이 두 국가를 긴밀하게 연계하여 평화를 위한 인계철선으로 작동하고, 이로부터 무력사용의 불필요함으로 이어져 국가연합의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본다면, 몽테스키외는 국가 간 통상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부(富)와 여기에 부과되는 세금(稅金)에 주목한다. 자유로운 통상으로부터 얻어지는 재원은 국가가 필요한 지출을 가능케 하며, 국가는 이로부터 인민의 고통을 경감시키고 공동체를 유지시킬 힘을 갖게 된다.


 통상이 있는 곳에는 관세가 있다. 통상의 목적은 국가를 위해 상품을 수출하고 수입하는 것이다. 관세의 목적은 역시 국가를 위한 것으로, 이 수출입에 대한 일정한 조세이다. 따라서 국가는 관세와 통상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고 그 두 가지가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때 사람들은 통상의 자유를 누리게 된다. _ 몽테스키외, <법의 정신 3-2> , p182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 3-2>에서는 서로 다른 풍토에서 만들어지는 민족정신과 법을 말하고, 야만과 문명국의 정체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자유로운 상업활동이 평화와 국가의 부강을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도 함께 이야기된다. 다소 주제가 동떨어진 감이 있지만, <법의 정신>이 집필 준비에만 20여년의 시간이 소요된 오랜 기간을 두고 쓰여진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내용상의 어색함이 이해못할 수준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한 나라의 부는 많은 생업을 전제로 한다. 수많은 분야의 상업에는 항상 부진을 면치 못하는 분야가 있게 마련이고, 따라서 그 분야의 장인은 일시적 빈곤 상태가 될 수밖에 없다. 바로 그때 국가는 인민의 고통을 막기 위해서든 인민이 반란을 일으키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든 신속한 구조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그런 가난을 예방할 수 있는 자선시설 혹은 그에 상당하는 어떤 규정이 필요한 것은 바로 그런 경우이다. _ 몽테스키외, <법의 정신 3-2> , p344

아시아에서는 언제나 대제국을 볼 수 있었는데, 유럽에는 대제국이 결코 존속할 수 없었다. 그것은 우리가 아는 아시아가 더 넓은 평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는 바다에 의해 더 넓은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그리고 더 남쪽에 있으므로 샘이 더 쉽게 마르고 산이 눈으로 덮이는 경우도 더 적으며 물이 덜 불어나는 강은 그다지 큰 장벽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아시아에서는 권력이 항상 전제적일 수밖에 없다. - P94

자연은 모든 것을 고쳐준다... 우리를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두라. 우리의 조심성 없는 품성은 우리의 악의 없는 본성과 결합하여, 우리의 사교적 기질을 방해하는 법들을 부적절한 것으로 만든다. - P137

오류에 빠질 수 있는 것은 국가의 채무를 나타내는 증권이 부(富)의 상징이라는 점이다. 그런 증권을 유지하며 몰락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부유한 국가뿐이기 때문이다. 국가가 몰락하지 않으려면, 그 국가가 다른 데에 커다란 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재난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재난에 대항하는 재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재난이 이익이 된다고 말하는 것은 재원이 재난을 능가하기 때문이다. - P289

국가의 인구가 특별한 사건, 전쟁, 페스트, 기근으로 감소할 때는 구제할 방법이 있다. 남은 사람들은 노동과 근면의 정신을 보존하고 있을 수 있다. 그러면 그들은 불행을 만회하려고 애쓰고 재난 자체에 의해 더 근면해질 수 있다. 인구 감소가 오래전부터 내부의 악습과 악정에 의해 초래되는 경우는 거의 치유할 수 없는 병이다. 그런 경우 사람들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만성이 된 병으로 죽어갔다. - P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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