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세밀하고 순수한 질료로 구축된 자연세계와 이질적이고 분리된 지점에서 우주에 운동을 부여하는 지적인 힘이라는 개념, 즉 ‘지성nous’은 소크라테스 이전 시대에는 전적으로 새로운 생각이었다. 반면에 아낙사고라스가 지성의 특징으로 지목하는 신성한 요소들의 근거는 사실상 원형arche의 신성화가 소크라테스 이전 시대의 자연철학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었다는 점에서 발견할 수 있다.

데모크리토스는 어떤 일도 아무런 이유 없이 일어나지 않으며 모든 것에 대해 논리logos를 추적하여 설명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아울러 이러한 논리는 지적인 원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었다. 모든 것이 필연에 의해 일어났기 때문이다

건강과 병이 자연적인 사물의 질서에 속한다면 오감을 통해 이들을 인지할 수 있다는 것이 히포크라테스의 생각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육체의 변화 현상을 주목하고 기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의사의 관찰은 지적 행위인 동시에 선별 행위여야 한다. 그는 감각을 토대로 하는 정보들을 이성적 기준으로 분류하고, 신체적 변화의 징후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그만이 알 수 있는 기호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예후’는 히포크라테스 의학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개념이다. 『예후』는 이 개념만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책이다. 고대 비평가들이 히포크라테스가 직접 썼다고 간주해 온 이 저서는 병이 미래에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그 경로를 추적하는 의사의 능력을 다룬다.

그렇다면 이 소피스트들은 과연 ‘무엇’이었나? 이들은 말 그대로 앎의 전문가들, 다시 말해 사고와 언변에 탁월한 능력과 기술을 가졌던 이들이며 오늘날의 문화 비평가와 비슷한 역할을 수행했다.

소크라테스가 그리스의 위인들 가운데 최초로 못생긴 인물이었다는 말은 칼로카가티아kalokagathia* 라는 용어가 상징하던 이상적인 결합, 즉 한 개인의 지적이고 도덕적인 가치를 보장하는 미美와 선善이라는 분리할 수 없는 요소들의 이상적인 결속력을 소크라테스가 처음으로 무너트렸다는 뜻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