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삶과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해 신의 존재를 가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과학은 마찬가지로 신이 존재한다는 것 또한 증명하지 못한다.

철학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의견대로 인간의 삶을 둘러싼 사물들의 신비와 이에 대한 경이에서 탄생한 것이라면, 이 놀라운 경험을 토대로 탈레스, 아낙시만드로스Anaximandros, 아낙시메네스Anaximenes의 학설이 탄생했고 이를 토대로 밀레토스에서 자연의 질서라는 개념이 이론적인 체계를 갖추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탈레스가 물을 만물의 원리이자 기원으로 봄으로써 변화의 물질적인 원인을 탐색하는 연구의 ‘선도자’ 역할을 했고 이와 함께 자연에 대한 탐구 및 철학 자체가 시작되었다고 보았다. 그리스어 아르케arche가 가리키는 것이 바로 이러한 ‘원리와 기원’이다.

바로 이러한 차원에서 아낙시만드로스는 신들의 전형적인 특징 중 하나인 불멸성을 비인격적이고 추상적이며 동시에 물리적인 존재에 부여하면서 이 존재를 변화하는 우주의 원리, 즉 아페이론*과 일치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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