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학자들도 고추를 넣는 것을 우리나라 김치의 가장 큰 특성으로 꼽습니다. 고추는 비타민 C가 사과의 50배, 귤의 2배에 이를 정도로 풍부합니다. 고추의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과 비타민 E는 비타민 C를 싱싱하게 유지해줍니다. 우리 조상들은 겨우내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C를 김치를 통해 섭취했던 겁니다.

밭에서 인삼을 재배하게 되면서 인삼의 역사에 큰 획이 그어졌습니다. 인삼을 재배함으로써 수확량을 조절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인삼이 흔하지 않은 건, 아무 데서나 자라지 않고, 담배나 감자처럼 1년짜리 작물이 아니라 최소한 4년에서 6년은 길러야 하는 식물이기 때문입니다.

인삼 농사는 개성 사람들이 적격이었습니다. 그들은 장사해서 번 돈을 인삼에 투자했고 재배 기술을 발달시켜 인삼 농사를 성공시켰습니다. 고려가 망한 후 개성 사람들은 벼슬을 도모하지 않고 거의 다 상인의 길로 나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들은 타고난 장사꾼들이었습니다.

인삼은 개성상인이 주도한 조선 최대의 ‘벤처 산업’이었습니다. 인삼의 역사를 연구한 이철성 선생은 인삼을 "조선 경제를 유지해준 조선판 반도체"라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20세기 전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인삼은 세계 전체 인삼 수요의 수십 퍼센트를 차지했습니다. 품질이 가장 좋은 고려 인삼이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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