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주의와 국가자본주의론 -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분석을 소련·중국·북한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톰 오링컨 지음, 천경록 옮김 / 책갈피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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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과 동유럽의 자칭 '사회주의' 사회들은 그 성장에서부터 안착, 위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자본주의의 본질적 특성들을 모두 보여 준다. 이 체제들이 전통적 자본주의 체제와 다른 점은, 국가 주도로 자국 경제의 후진성을 극복하기 위해 후기 자본주의를 특징짓는 독점화와 국가 개입 강화 경향을 극단까지 빌어붙였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체제들은 어떤 면에서는 사회주의에 가장 가까운 형태의 자본주의다. _ 톰 오링컨, <마르크스주의와 국가자본주의> , p45/50

톰 오링컨 (Tom O’Lincoln)는 <마르크스 주의와 국가자본주의 State Capitalism and Marxist Theory: A Survey of the Literature>를 통해 구 동구권 공산주의 경제를 '사회주의에 가장 가까운 형태의 자본주의'로 규정한다. '공산주의'를 '자본주의'의 대척점에 있는 체제이며, 동유럽 공산주의 사회가 대표적인 공산사회로 인식하는 우리의 인식에 저자는 물음을 던진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체제의 역사 전체가 "개인적 사유재산의 부정"을 수반했다고 지적한다. 자본주의가 처음 등장할 때부터 인구 대다수는 사적으로 소유하던 생산수단을 박탈당했다. 작업실을 소유한 장인, 소박한 농기구를 가진 소농은 대공업과 대형 농장에 자리를 내줬다. 일하는 사람들이 더는 생산에 필요한 도구들을 소유하지 않게 되는 한편, 사회의 소수인 부르주아지가 이런 도구를 독점하게 됐다. _ 톰 오링컨, <마르크스주의와 국가자본주의> , p9/50

저자는 마르크스의 '노동자들의 생산 도구로부터의 소유'에 주목한다. 생산관계에 있어 노동자-노동사용자의 불평등한 교환관계의 시작은 생산도구로부터 소외된 노동자들이 생계수단으로 노동력을 팔 수 밖에 없는 한계상황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에서 생산도구의 사용자 독점은 노동 착취로 잉여를 산출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시작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제2차 세계대전 후 동유럽의 공산화 과정에서 발생한 국유화는 혁명의 결과가 부르주아가 아닌 국가로 귀속되었다는 점에서 차이를 갖는다.

1947년부터 시작된 체제 변화 사례들은 모두 "위로부터의 혁명"이었다. 비록 체코슬로바키아의 경우에는 공산당이 부르주아지를 위축시키기 위해 잠시 단역배우들을 동원해야 했지만 말이다. 더욱이 이 모든 사례에서 체제 변화는 옜 국가기구를 파괴해 달성된 것이 아니라 국가가 새로운 틀로 통합됨으로써 달성됐다. _ 톰 오링컨, <마르크스주의와 국가자본주의> , p23/50

이와 같은 관점에서 저자는 소련과 동유럽의 국가자본주의를 자본주의의 연장선상에서 파악한다. 이같은 저자의 주장이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면에서 새로운 관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는다. 국가자본주의와 함께 트로츠키Leon Trotsky, 1879~1940) 사상도 간략하게나마 함께 정리할 수 있다는 점은 또 다른 장점이다...

제3세계 부르주아지는 한편으로 제국주의적 후견인들에게 의존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지주계급에 의존한다. 그래서 이들은 허약하고 오락가락하며 결국에는 민중의 진보적 열망을 배신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르주아 혁명의 과제를 달성하는 것은 노동계급의 몫이 되고, 노동계급은 농민을 비롯한 모든 억압받는 계층과 연합해서 그런 과제 달성을 주도해야 한다. 오직 노동자 혁명만이 제국주의와 반동적 계급들의 굴레를 떨쳐 내고 후진국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제시할 수 있다. 트로츠키의 연속혁명론은 러시아 혁명으로 입증됐다. _ 톰 오링컨, <마르크스주의와 국가자본주의> , p32/50

첫째 논점은 국가자본주의를 포함한 자본주의가 제3세계 나라들의 가장 급박한 문제인 공업화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을 보여준다. 둘째 논점은 오직 혁명적 마르크스주의 정당이 이끄는 노동계급만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음을 분명히 해준다. 이 두 가지 논점은 제3세계 문제를 다룬 트로츠키의 원숙한 저작들의 가장 중요한 측면이다. _ 톰 오링컨, <마르크스주의와 국가자본주의> , p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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