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이 억압적 사회라는 점은 오늘날 좌파들도 널리 인정한다. 쟁점이 되는 것은 마르크스가 자본주의 사회를 분석하려고 《자본론》에서 발전시킨 개념과 분석 방법이 소련 같은 사회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적용 가능하다면 어떻게 적용되는지다.

마르크스에 따르면 자본이란 "사물이 아니라 특정한 역사적 사회구성체에 속하는 특정한 사회적 생산관계이며, 이 생산관계가 사물에 표현돼 이 사물에 하나의 특수한 사회적 성격을 부여하고 있을 뿐이다." 자본과 이를 중심으로 구축된 자본주의 사회를 분석하려면 사회관계에서 출발해야 한다.

자본주의적 생산·교환 체제가 성립하기 위한 기본 요건은 노동계급의 산 노동이다. 상품은 인간 노동의 산물이며, 자본가들이 그 모든 수고를 들여 얻고자 하는 이윤은 그 노동을 착취한 결실이다. 우리는 실제 노동과정과 그 과정 속의 행위자들이야말로 자본주의 체제의 핵심 동력이고 따라서 자본주의에 대한 모든 분석의 출발점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체제의 역사 전체가 "개인적 사유재산의 부정"을 수반했다고 지적한다. 자본주의가 처음 등장할 때부터 인구 대다수는 사적으로 소유하던 생산수단을 박탈당했다. 작업실을 소유한 장인, 소박한 농기구를 가진 소농은 대공업과 대형 농장에 자리를 내줬다. 일하는 사람들이 더는 생산에 필요한 도구들을 소유하지 않게 되는 한편, 사회의 소수인 부르주아지가 이런 도구를 독점하게 됐다.

불황은 두 가지 경로로 극복됐다. 한편으로 미국과 독일 등지에서는 파산과 합병 물결이 일면서 ‘독점자본주의’가 부상했다. 이런 구조조정 덕에 잠시 이윤율이 회복됐다. 다른 한편으로 영국은 자기 제국을 안전하고 보호받는 시장이자 투자처로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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