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 이후 사이언스 클래식 14
스티븐 J. 굴드 지음, 홍욱희.홍동선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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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래에 나아갈 바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다윈의 세계관을 구성하는 3대 요소를 이해하고 그것을 미래에 대한 판단과 관련지어 생각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 3대 요소란 진화의 일차적인 요소로서 개체를 중시하고, 자연 선택을 적응의 매커니즘으로 여기며, 진화적 변화는 점진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믿었던 그의 신념을 의미한다. _ 스티븐 제이 굴드, <다윈 이후> , p381

스티븐 제이 굴드 (Stephen Jay Gould, 1941 ~ 2002)는 <다윈 이후 Ever Since Darwin: Reflections in Natural History>를 통해 잘못 이해되고 있는 다윈 사상을 짚고, 우리에게 그의 사상이 주는 의미를 재발견한다.

<다윈 이후>에서 저자는 우연(偶然)적인 자연선택(自然選擇)과 이에 대한 개체(個體)의 적응(適應)을 말한 다윈의 주장이 본인의 뜻과는 무관하게 결정론적인 필연(必然)의 법칙으로 오용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저자에 따르면 자연선택의 결과, 강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우생학(優生學)적인 논리나 적응의 결과로 필연적인 진보(進步)가 일어난다는 역사주의 모두 다윈의 의도와는 무관한 사회진화론(Social Darwinism)의 지류에 불과하다.

다윈주의의 본질은 자연 선택이 적자를 창조한다는 주장에 담겨 있다. 변이는 어디에서나 일어나고 그 방향은 임의적이다. 그것은 소재를 공급해 줄 뿐이다. 자연 선택은 진화라는 변화의 방향을 지시한다. 그것은 선호되는 변이 종들을 보전하고 점진적으로 적응도를 쌓아 올린다(p57)...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란, 다름 아닌 그 속에서 살기에 보다 나은 설계로 이루어진 생물 종들을 차증적으로 보전함으로써 변화하는 환경을 따라잡는 작업을 말한다. _ 스티븐 제이 굴드, <다윈 이후> , p58

적응이란 다윈주의의 가장 중요한 상징이다. 자연 선택은 생물들이 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계속적으로 끊임없이 작동한다. 빈약한 설계에 따른 형태적 구조물들과 마찬가지로 부적당한 사회적 조직들 또한 오래 지속하지 못한다. _ 스티븐 제이 굴드, <다윈 이후> , p362

다윈의 진화론(evolution)은 주어진 상황에 맞춰 살아남기 위한 한 생명체의 삶이 있을 뿐이다. 그에게 주어진 환경도, 그가 갖고 있는 특징도 필연적인 법칙이나 절대적인 요소는 없다. 상황이 그렇게 되었을 뿐이고, 여기에 맞춰 살아갈 뿐이다. 이를 바라보는 제3자의 해석이 끈질긴 생명력에 대한 경이를 넘어선 법칙, 의지 등에 대한 과도한 의미 부여는 다윈주의에 대한 곡학아세(曲學阿世)식의 왜곡임을 본문을 통해 저자는 상세하게 비판한다...

나는 일반적으로 '종 분화(speciation)' - 하나의 원줄기로부터 곁가지가 갈라져 나가는 - 를 통해서 진행되는 것이지 조상들의 느리고도 지속적인 변형을 통해 새로운 종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고 믿는다. 종 분화가 반복되면서 관목 형태가 만들어진다. 진화의 '연속'은 사다리의 가로대가 아닌, 재구성하자면 마치 밑동으로부터 우리가 현재 위치하는 꼭대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우회적인 통로와 미로가 얽히고설켜 있는, 그러한 관목의 모습인 것이다. _ 스티븐 제이 굴드, <다윈 이후>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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