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전기차 시대가 온다 - 세계가 주목하는 대한민국 수소전기차 기술 개발 풀 스토리
권순우 지음 / 가나출판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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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전기자동차와 배터리전기자동차는 단순히 기술 논쟁이 아니라 자동차의 심장을 둔 패권 경쟁이다. _ 권순우, <수소전기차 시대가 온다>, p57/314

권순우 기자의 <수소전기차 시대가 온다>는 한국 수소 자동차 역사를 다룬 책으로 특히 한국 수소차 개발이 주로 이뤄진 현대 수소차의 간이 백서와 같은 느낌을 준다. 책의 결론은 당연히 짐작하다시피,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청정 에너지인 수소 에너지를 향한 노력은 지속되어왔고 계속될 것이라는 것으로 귀결된다. 책에 담긴 내용이 불굴의 신념으로 척박한 시장을 개척해나간 기업사(史)만이라면 별도의 리뷰로 정리할 필요는 없겠지만, 이 책에서 수소차와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와 비교한 한 장(章)은 여러 면에서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다.

수력이나 풍력, 태양광 발전소처럼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만든 전기를 이용한다면 배터리전기자동차는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에너지를 이용해 만든 것인지 전기에 꼬리표가 붙어 있지 않기에 어떤 방식으로 발전한 전기인지 일일이 알 수는 없다. 결국 한 국가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 방식의 구성이 어떻게 되어 있느냐에 따라 배터리전기자동차의 친환경성이 달라진다. _ 권순우, <수소전기차 시대가 온다>, p88/314

수소차와 전기차. 어느 차가 과연 미래의 차가 될 것인가? 환경오염과 이로 인한 기후변화가 이슈가 된 현실에서 친환경성은 필수다. 생산된 전기를 배터리에 충전하는 방식의 전기차와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전력을 사용하는 수소차 모두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야 친환경성이 획득된다는 점에서는 중립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수소차는 백금을, 전기차는 리튬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희토류 자원을 확보해야하는 과제을 안겨준다는 점에서도 공통된 과제를 제시한다.

책 본문은 전기차와 수소차의 장단점을 보여준다. 승용차 등 중형차 이하에서 강점을 갖는 배터리 전기차와 버스, 트럭 등 대형차에서 경쟁력을 갖춘 수소차. 이렇게 경쟁력을 갖춘 부분이 다르다면 향후 전기차와 수소차는 한동안 서로 다른 시장에서 각각 주력 제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주행 거리가 짧고 출력이 낮은 도심 주행에는 배터리전기자동차, 주행 거리가 길고 높은 출력이 필요한 버스나 트럭 등 대형차에는 수소전기자동차가 유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p79)... 소형, 중형 승용차는 트럭에 비해 가볍기 때문에 배터리전기자동차가 경쟁력을 갖는 구간이 더 길다. 승용차를 기준으로 배터리 시스템과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의 재료 원가는 주행 거리 350~700km 구간에서는 비슷하다. 주행거리가 그보다 짧으면 배터리전기자동차가, 그보다 길면 수소전기자동차의 원가가 더 저렴하다. _ 권순우, <수소전기차 시대가 온다>, p81/314

<수소전기차 시대가 온다>를 통해 현대의 수소차 개발은 현대차 뿐 아니라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납품업체들과의 연계 속에서 이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사용되는 내연기관에서 친환경차로의 전환이 강제된다면, 기존 완성차 입장에서는 협력업체들과의 상생을 위해 수소차 전환이 우선 시 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수소차가 경쟁력이 있는 부문, 상용차 시장은 자가용 시장에 비해 (판매대수 기준) 약 3:7 정도 비율로 적기에 전기차가 강세인 자가용 시장을 완전히 포기할 수도 없을 것이다. 다만, 전기차 원가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40%이고, 자동차 구조도 훨씬 간단하다는 점에서 기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업체들이 비집고 들어가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넥쏘는 99% 국내 기술로 만들어졌다. 특히 수소전기자동차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연료전지 발전기에서도 가장 큰 비용이 들어가는 금속분리판과 MEA의 원가를 독자 개발한 국내 기술로 현저하게 낮춰 수소전기자동차의 대중화 가능성을 보여줬다. 기체확산층이라는 1개 부품만 외국 부품이 들어갔는데, 이마저도 한국의 JNTG라는 회사가 개발에 성공해 상용화했다. 현대자동차와 20년 가까이 함께 수소전기자동차를 만들어온 협력업체들이 있기에 한국은 수소전기자동차 부품을 A~Z까지 모두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갖추게 된 것이다. _ 권순우, <수소전기차 시대가 온다>, p272/314

결국, 자동차 시장에서 내연기관을 대신할 친환경 차량이 무엇이 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전기차의 배터리를 제조하는 화학업체들과 수소차의 제조업체와 협력업체, 석유화학공업, 비철금속 업체들 간의 헤게모니 쟁탈전이 아닌가를 생각하게 된다. 주식시장이 시장 상황을 선반영한다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요즘 이차전지 관련주와 관련된 치열한 논쟁 중 일부의 요인도 이와 관련있지 않을까를 잠시 생각하게 된다. 아래의 경우만 놓고 보더라도 결코 정치와 경제는 분리해서 생각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정권이 바뀌면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수소와 태양광의 희비가 엇갈렸다.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에서는 수소 연료전지사업단이 태양광, 풍력 사업단을 압도했으나, 정권이 바뀌면서 태양광 분야에 수소 연료전지의 두세 배 예산이 투입됐고, 배터리팩 연구에도 엄청난 예산이 배정됐다. 당시 수소 연료전지 분야에 참여했던 한 전문가는 "배터리 진영은 자신들의 강점으로 비전을 제시해 정부를 설득한 게 아니라 수소전기자동차를 비판해 주도권을 쥐었다"고 회고했다. _ 권순우, <수소전기차 시대가 온다>, p246/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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